41. 걱정보다 클래식

앤더슨 '나팔수의 휴일',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재즈

by 피아니스트조현영

뮤즈> 괜한 걱정, 부정적인 생각보다 즐거운 마음.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게 훨씬 좋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자! 오늘은 ‘걱정보다 클래식’이라는 주제로 밝고 신선한 두 곡 소개할게요.


디오니소스> 고민보다 고! 걱정보다 클래식! 브라보예요! 어떤 음악일까요? 왠지 클래식 처방전을 받는 느낌이에요. 이 음악 듣고 나면 걱정 싹 사라지는 거죠?

첫 번째 어떤 곡인가요?

뮤즈> 오늘 첫 번째 곡은 짧지만 기분 좋아지는 곡. 르로이 앤더슨이 작곡한 ‘나팔수의 휴일 bugler’s holiday입니다.


디오니소스> 르로이 앤더슨? 이 분은 성함을 처음 들어봐요.

뮤즈> 사실 저도 음악은 많이 들었지만 이 작곡가에 대해선 잘 몰랐어요. 1908년에 태어나 1975년까지 활동한 르로이 앤더슨은 미국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입니다. 앤더슨은 뉴욕의 명문 음악 대학인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공부를 하고 하버드대학에서 어문학을 전공했습니다. 단순히 음악만 전공을 한 게 아닌 거죠. 9개 언어에 능통했다 하는데 믿기시나요?


앤더슨은 뉴잉글랜드 음악원 보통 간단히 NEC라고 부르는 학교인데,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독입 음악학교예요. 1867년에 개교했는데, 보스턴 음악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여기서 공부를 한 음악 실력으로 교회 오르간 연주자, 음악교사를 거쳐 1935년부터 보스턴 팝스 관현악단에서 명성을 떨쳤습니다. 정통 클래식보다는 밝고 유쾌하면서 재치 있는 관현악 작품을 주로 작곡했어요. 음악을 들어보면 뭔가 더 자유롭고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https://youtu.be/OkYcKfqFNmM

앤더슨- 나팔수의 휴일


디오니소스> 이 음악 익숙한 멜로디예요. 드라마에서도 들은 것 같은데...

뮤즈>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음악 드라만에서도 흘렀던 곡인데요, 곡의 배경을 말하자면 세 명의 나팔수가 일이 없는 휴일에 느끼는 그런 기분 좋음, 신남을 표현한 곡입니다. 휴일은 누구에게나 꿀 같은 날이잖아요. 평상시에는 기상나팔을 불거나 맡은 임무를 다해야 하는 게 나팔수의 역할이라면 쉬는 날엔 진정 즐기면서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거죠.

디오니소스> 나팔 그러니까 클래식 악기 트럼펫인 거죠? 저는 이 트럼펫 음색 진짜 좋아해요. 군대에서 기상나팔로 들을 땐 잘 못 느꼈는데, 어느 날부터는 힘 있으면서도 낭만적인 소리로 들리더라고요.

뮤즈> 저도 트럼펫 아주 좋아합니다. 예전에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내림 마장조 3악장 소개한 적이 있어요. 장학퀴즈의 시그널 음악이라고 말하면 다들 기억나시죠?


전 크리스 보티라는 트럼펫티스트 좋아합니다. 클래식뿐만 아니라 팝이나 재즈도 잘 연주하는 미남 연주자예요. 슬슬 여름이 다가오는데, 여름밤에 듣는 크리스 보티의 트럼펫 연주도 굉장히 감동적입니다.

잠깐만 들어 볼까요?

크리스 보티- 후회없는 아름다운 여인

https://youtu.be/GwSGFC7bjYU


디오니소스> 클래식도 재즈도 좋은 음악은 정말 심장을 울리네요. 오늘 작곡가 앤더슨과 트럼펫티스트 크리스 보티 덕에 트럼펫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자! 두 번째 걱정을 날려버릴 곡은 어떤 곡인가요?

뮤즈> 두 번째 곡은 별식 또는 특별식 먹는 기분으로 클래식을 기본으로 한 재즈곡을 한 곡 듣겠습니다. 서양 음악의 아버지 ! 지금으로부터 거의 350년 전의 작곡가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재즈 버전으로 들어볼게요.


디오니소스> 바흐의 곡을 재즈버전으로 듣는다고요? 전 그런 형식적이고 조용한 곡은 재즈와는 안 어울릴 것 같은데, 의외네요.

뮤즈> 개인적으로 세상의 모든 음악 중에 가장 좋아하는 단 한 곡을 고르라면 주저 없이 고르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입니다. 아마 무인도에 간다 해도 달나라에 간다 해도 꼭 가져갈 겁니다.


디오니소스> 세상에! 무인도나 달나라에 가는데 이 곡을 가져가신다고요? 와 우 진짜 좋아하는 곡이 맞군요.

뮤즈> 거짓말 같지만 정말 진심이에요. 전 이 곡을 하루 종일 연속 재생으로 계속 들은 적도 있어요. 사실 이 곡에 얽힌 에피소드를 살펴보면 카이저링크 백작의 불면증 치료제로 바흐의 제자인 골드베르크를 위해 작곡해 준 곡이라고 합니다. 그런 제 저는 어째 이 곡을 들으면 반대로 신성의 세계로 빠져들듯이 오히려 잠이 깨요. 정신이 맑아지면서 말이죠.


바흐 작품번호 BWV 988인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한 개의 아리아를 기본으로 30개의 변주가 이어지는 곡입니다. 일전에 아리아 주제는 소개를 해 드렸는데, 이 곡을 재즈로 들으면 또 분위기가 완전 달라요.


디오니소스> 그렇군요. 전 아직 한 곡을 1시간 이상씩 들어본 경험이 없어서인지 하루 종일 이 음악만 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뮤드> 신비로운 경험이에요. 저 믿고 한번 들어보세요. 아! 그 경험으로 이 곡을 적극 추천해요. 원곡인 클래식 버전으로 듣기엔 부담스러울 테니 재즈 버전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어보세요. 바흐는 굉장히 수학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작품을 쓸 때에도 건축가가 집을 짓듯 도면도를 그리는 심정으로 했습니다. 작품의 구조를 주제(아리아)- 30개의 변주 - 주제(아리아)라는 3개의 틀로 구성했죠. 이런 걸 보면 음악가는 건축가이기도 해요.


아무튼 그랬던 이 곡을 자크 루시에 밴드의 연주로 들어보세요. 1934년 생인 자크 루시에는 프랑스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이면서 밴드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불과 10년 전까진 한국에 와서 공연도 하고 했던 유명한 밴드입니다. 저는 이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엄청난 충격이었어요. 어쩌면 바흐를 가지고 이렇게 또 다른 음악을 만들 수 있는지. 같은 재료를 가지고 완전 상반된 음식을 만들어 낸 마법의 요리사 같았습니다. 바흐의 음악을 재즈풍으로 편곡해서 만든 ‘프레 바흐 시리즈’를 만들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바흐-골드베르크 변주곡 재즈 버전 V.7

https://youtu.be/MCQ01pNaAVo

https://youtu.be/2xUqPRBAq3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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