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슈베르트는 가곡의 왕, 베토벤의 추종자, 가난하고 고독했던 작은 거인 작곡가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그의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작고 미완이어서 더욱 아름다운 작품을 많이 만들어서입니다. 계획하고 바랐던 것 중에 안 됐던 일들을 생각하면 많이 아쉽잖아요. 하지만 부족하고 미완이었기에 다음을 더욱 준비할 수 있고, 절실한 마음을 갖게 되니 이 또한 아름다운 일이라고 전하고 싶어요.
슈베르트의 인생을 반추해보면 어떤 성향의 사람이었을지 충분히 상상이 되는데, 작품 또한 그런 그의 인생을 잘 반영합니다.
일단 이름도 굉장히 소박합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나 루드비히 반 베토벤 등과는 달리 프란츠라는 이름은 오스트리아에서 굉장히 서민적인 이름입니다. 그리고 부모님들도 그렇게 특별하거나 대단하지 않았어요. 슈베르트는 빈의 근교 리히덴탈이라는 작은 시골에서 태어났고, 14형제 중 4번째 아이였습니다. 농민 출신의 아버지가 설립한 학교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을 했지만 특별히 교육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았기에 곧 그만둡니다. 교사보다는 직접 자신이 작곡을 하고 곡을 연주하는 것을 훨씬 즐겼죠.
프란츠 슈베르트는 대곡 위주로 작곡을 하기보다는 짧은 곡, 소품 위주로 작곡을 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걸작이라고 생각하는 크고 긴 곡 중심의 경향에서 벗어나 있죠. 하지만 음악가들이 말하기를 슈베르트의 작품의 묘미는 그 작고 소박한 데에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600곡이 넘는 가곡을 작곡했고, 굉장히 많은 곡을 작곡했던 그였지만 생전에 발표된 곡은 100여 곡 정도로 전체 작품의 1/10도 미치지 못했답니다.
보통 사람 슈베르트였지요.
슈베르트는 대부분의 작곡가들이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것에 비하면 정말 소시민적이고 우리와 비슷한 삶을 살았습니다. 소박하고 담백하면서도 그 무엇보다 사람을 좋아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이곡은 제목부터 뭔가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말 그대로 미완성이에요. 보통 교향곡은 4악장 구성인데, 이 곡은 2악장까지만 작곡되었습니다. 오늘 제목인 ‘미완이 주는 아름다움’에 가장 어울리는 작품이에요. 미완이지만 미완이어서 더욱 아름다운 곡이지요.
여러분은 이 곡 만화에서도 자주 들으셨을거예요. 만화 스머프에서 들은 기억이 나시나요?
유명한 만화 ‘스머프’에서 악역인 가가멜이 등장하면 나오는 음악이 바로 이 미완성 교향곡의 1악장 첫 부분입니다. 가가멜... 맨날 스머프들을 골탕 먹이려고 갖은 계략을 꾸미지만 항상 당하고 말죠. 어떻게 보면 악당이지만 귀여운 구석이 있습니다. 머리도 곱슬머리고 항상 검은색 옷만 입고... 저는 그 가가멜 보면 슈베르트가 생각나요. 슈베르트도 곱슬머리에 검은 색 옷을 즐겨 입었는데, 상상해보면 가가멜이 금테 안경만 쓰면 거의 슈베르트에요. 뭔가 이상한 우연이 느껴집니다.
이 곡은 막상 멜로디가 시작되면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데, 그전엔 콘트라베이스와 첼로의 무거운 저음만 울려요. 작품번호 759인 이 곡은 전체 998개의 작품 중에 후반부에 속하는 곡입니다. 사실 이 곡은 슈베르트의 마지막 교향곡은 아닙니다. 이후에도 2곡의 교향곡을 더 작곡해요. 하지만 베토벤이 9개의 교향곡을 작곡하고 죽은 뒤로 후배 작곡가들에겐 나인 심포니 징크스가 생겨서 9번의 번호를 붙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9번째 교향곡은 번호 대신 ‘Great'(대교향곡)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9심포니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10번째 교향곡을 작곡하다가 슈베르트도 죽습니다.
미완성 교향곡의 1악장은 무거운 서주가 지나면 아름답고 애잔한 멜로디가 흐릅니다. 그리고 2악장엔 우리 동요 ‘옹달샘’의 멜로디 ‘물만 먹고 가지요’ 솔시레파 미레도...가 흘러요. 비록 이 곡은 3,4, 악장이 없는 미완인 채로 끝났지만, 우리 인생 자체가 미완성인데 곡이 미완이면 어떻고 완성이면 어떴습니까? 인생은 미완성이라는 가요처럼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불러야 하는 것 같아요.
완성작이 아니더라도 뭔가를 추구해나가는 성실한 미완의 삶도 아름답다는 걸 기억하면서 저희 모두 재밌는 인생 살아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