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제는 다핵형인데, 왜 축구는 뮌헨 1극 인가??

뮌헨, 슈투트가르트, 프랑크푸르트, NRW로 읽는 독일 축구의 권력 구조

by 최인성

서론

독일은 한 도시가 모든 경제력을 빨아들이는 나라가 아니다. 뮌헨은 DAX 상장기업이 가장 많이 모인 도시권 가운데 하나이고, 슈투트가르트 지역은 자동차의 요람이라 불리는 고도 산업 도시다. 프랑크푸르트는 대륙 유럽의 핵심 금융 허브이자 유럽중앙은행 ECB의 소재지이고, NRW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2024년 명목 GDP가 약 8,719억 유로로 독일 GDP의 약 20퍼센트를 차지한 최대 경제권이다[1]. 경제만 놓고 보면 독일은 애초에 여러 개의 강한 중심이 공존하는 다핵형 체제다.그런데 축구는 그렇지 않았다. FC 바이에른 뮌헨은 2024/25 회계연도 총매출 9억 7,830만 유로를 기록했고[2],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는 2024/25 매출 3억 8,910만 유로[3], VfB 슈투트가르트는 2024년 매출 2억 9,980만 유로[4],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2024/25 매출 5억 2,600만 유로를 기록했다[5]. 모두 독일을 대표하는 큰 클럽들이지만, 도시의 경제력과 구단의 체급이 기계적으로 비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도시의 부가 어떤 방식으로 한 클럽에 집중되었는가다.

이 질문은 단지 자료를 읽으며 떠올린 것이 아니라, 필자인 내가 여러 차례 독일을 여행하며 각 도시가 보여주는 경제적 표정의 차이를 직접 체감한 경험에서도 출발했다. 뮌헨, 슈투트가르트, 프랑크푸르트, 그리고 NRW주의 도시들을 걸으며 느낀 것은 독일이라는 나라가 하나의 중심으로 수렴하는 경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기능과 분위기를 지닌 여러 중심이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이 글은 질문을 축구 바깥의 독일 기업경제사와 지리로부터 탐구해본다. 먼저 독일 경제가 왜 뮌헨, 슈투트가르트, 프랑크푸르트, NRW주라는 네 개의 서로 다른 성격으로 자라났는지를 본다. 그 다음으로 다핵형 경제 체제를 잘 갖춘 독일에서 왜 축구는 바이에른 뮌헨의 일극체제가 되었는지 살펴본다. 3장부터 5장에서는 바이에른 뮌헨,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VfB 슈투트가르트의 구단사를 하나씩 뜯어보고, 마지막 장에서 경제력 갈라먹기가 존재하는 NRW주와 그 예외인 도르트문트를 살펴본다. 다만 RB 라이프치히의 사례는 다른 구단과 매우 다르지만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1. 독일 경제는 왜 여러 중심으로 성장했는가? 네 도시의 서로 다른 경제적 결

독일 경제가 한 수도로 빨려 들어가지 않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제도와 역사의 결과다. 오늘날 독일은 연방제 국가이고, 16개 주가 고유한 산업 정책, 세수 구조, 대학 체계를 갖는다. 그러나 이런 분권적 구조는 현대 독일연방공화국이 갑자기 만든 제도가 아니다. 그 뿌리는 중세 이후 독일 지역이 오랫동안 하나의 중앙집권 국가가 아니라 수많은 제후국, 자유도시, 주교령, 공국이 뒤섞인 신성로마제국 (Heiliges Römisches Reich)의 공간이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신성로마제국은 이름만 보면 하나의 제국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황제가 모든 지역을 직접 통치하는 중앙집권국가라기보다 여러 영방국가들이 느슨하게 결합한 정치 질서에 가까웠다. 합스부르크 가문 (Habsburg)이 오랫동안 황제위를 장악했지만, 오스트리아 빈 (Wien)이 오늘날의 파리나 런던처럼 독일 전체의 절대적 수도가 된 것은 아니었다. 작센, 바이에른, 프로이센, 뷔르템베르크, 한자 자유도시들은 저마다의 궁정, 행정, 상업, 대학, 군사 기반을 발전시켰고, 이 과정에서 독일어권 내부에는 여러 중심이 병존하는 전통이 형성됐다. 이 분산성은 17세기 30년전쟁 (Dreißigjähriger Krieg)을 거치며 더욱 복잡해졌다. 30년전쟁은 독일 지역을 심각하게 파괴했지만, 전후 베스트팔렌 조약 (Westfälischer Friede)은 각 영방의 자율성을 다시 확인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즉 전쟁의 결과가 강력한 중앙국가의 탄생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독일 지역의 정치적 다중심성을 제도적으로 굳히는 효과를 낳았다. 프랑스가 파리를 중심으로 왕권과 행정력을 집중시켜 간 것과 달리, 독일어권은 여러 영방국가와 도시가 각자의 중심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근대에 들어섰다.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쟁은 이 오래된 질서를 한 번 더 흔들었다. 1806년 나폴레옹에 의해 신성로마제국은 해체되었고, 독일 지역은 라인동맹 (Rheinbund), 이후 독일연방 (Deutscher Bund)이라는 새로운 틀로 재편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독일은 곧바로 하나의 수도를 중심으로 통합된 국민국가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프로이센, 바이에른, 작센, 뷔르템베르크, 한자 도시들은 각자의 행정과 산업 기반을 유지한 채 근대화를 진행했다. 1834년 관세동맹 (Zollverein)은 독일 경제권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계기였지만, 그것 역시 하나의 수도에 모든 기능을 집중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지역 시장과 산업권을 연결하는 방식에 가까웠다. 1871년 독일제국이 성립하면서 정치적 통일은 이루어졌지만, 그 통일은 프랑스식 중앙집권 모델과 달랐다. 베를린은 제국의 수도가 되었지만, 바이에른 왕국, 뷔르템베르크 왕국, 작센 왕국, 한자 도시들은 여전히 강한 지역 정체성과 제도적 기반을 유지했다. 이후 독일의 산업화도 하나의 수도로 집중되지 않았다. 루르 지역은 석탄과 철강, 함부르크와 브레멘은 항만과 무역, 프랑크푸르트는 금융과 박람회, 슈투트가르트는 기계와 자동차, 뮌헨은 기술과 보험, 그리고 남부 제조업의 중심으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성장했다.

따라서 오늘날 독일의 다핵형 경제 구조는 단순한 지역균형 정책의 산물이 아니다. 신성로마제국의 느슨한 영방 질서, 합스부르크와 여러 제후국의 병존, 30년전쟁 이후 굳어진 지역 자율성, 나폴레옹에 의한 제국 해체와 독일연방의 경험, 그리고 1871년 통일 이후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각 주의 제도적 기반이 겹쳐진 결과다. 여기에 현대 독일의 연방제, 지역별 산업 특화, 수출 제조업과 금융의 분산 발전이 더해지면서 각 도시권은 서로 다른 성격으로 자라났다. 문제는 이 성격이 각기 다르다는 점이다. 뮌헨의 체질과 슈투트가르트의 체질과 프랑크푸르트의 체질은 같은 독일 경제 안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움직인다.


1-1. 뮌헨 : 항공엔진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보험, 첨단기술로

뮌헨은 처음부터 엔지니어링과 브랜드의 도시였다. BMW의 뿌리는 1916년 뮌헨에서 시작된 바이에리셰 플루크초이크 베르케 (Bayerische Flugzeug-Werke)이고, 1917년 바이에리셰 모토렌 베르케 (Bayerische Motoren Werke)로 이름이 바뀌었다. 2차 대전 직후 연합군이 BMW 공장을 해체했고 한때 가전과 자전거만 만들 수 있었지만, 1950년대부터 자동차 생산을 재개해 1962년 BMW 1500으로 프리미엄 세단의 기틀을 잡았다. BMW 본사 타워, 이른바 4기통 타워는 1972년 뮌헨 올림픽에 맞춰 완공되며 도시의 상징이 되었다. 지멘스 (Siemens)는 원래 베를린 기반이었지만 전후 분단 과정에서 본사 기능이 뮌헨으로 옮겨왔고, 알리안츠 (Allianz)는 1890년 베를린 창립 후 역시 전후 뮌헨에 본사를 두게 되면서, 뮌헨은 자동차, 첨단기술, 보험이라는 세 개의 초대형 산업이 한 도시권에 밀집한 드문 복합 산업지대가 되었다. 2025년 기준 알리안츠 총사업량은 약 1,869억 유로, BMW 약 1,335억 유로, 지멘스 약 789억 유로 수준이다[6]. 뮌헨은 단순히 돈이 많은 도시가 아니라 산업, 기술, 브랜드, 보험이 한 곳에 누적된 도시다. 이 누적이 나중에 FC 바이에른이라는 한 클럽으로 집중되는 기반이 된다. 필자는 뮌헨을 2016년, 2018년, 2023년 세 차례 방문하며 이 도시의 경제적 존재감을 직접적으로 느낀 적이 있다.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오는 길에는 글로벌 기업의 독일 사무소가 눈에 들어왔고, 저녁 무렵 마리엔플라츠 (Marienplatz)와 시청 주변을 걸을 때는 유럽 주요 도시들 가운데서도 유난히 활기차고 밀도 높은 중심지라는 인상이 강했다. 뮌헨은 단순히 잘사는 도시라기보다, 부와 질서, 기업의 존재감이 도시 표면 전체에 안정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처럼 보였다.


1-2. 슈투트가르트 : 자동차의 도시에서 제조업 클러스터로

슈투트가르트는 자동차 산업 그 자체가 태어난 도시다. 1883년 고틀리프 다임러 (Gottlieb Daimler)가 슈투트가르트 인근에서 최초의 고속 경량 엔진을 개발했고, 비슷한 시기 만하임에서는 카를 벤츠 (Karl Benz)가 1886년 세계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에 대한 특허를 받았다. 두 회사는 1926년 합병해 오늘날의 메르세데스-벤츠가 되었으며, 본사는 슈투트가르트에 자리잡았다. 같은 1886년, 로베르트 보쉬 (Robert Bosch)가 슈투트가르트에 정밀기계 및 전기기술 워크숍을 열었고 이것이 오늘날 보쉬 (Bosch)가 된다. 페르디난트 포르쉐 (Ferdinand Porsche)도 같은 도시에 설계사무소를 세웠다. 즉 슈투트가르트는 한두 개 기업이 자리 잡은 산업도시가 아니라, 자동차라는 산업 자체가 태어난 도시다. 오늘날에도 이 지역에는 메르세데스-벤츠 그룹(Mercedes-Benz Group), 보쉬(Bosch), 포르쉐 (Porsche) 같은 세계적 기업들이 뿌리를 두고 있다. 2025년 기준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의 매출은 약 1,322억 유로, 보쉬는 약 910억 유로, 포르쉐 AG는 약 363억 유로 수준이다[7]. 슈투트가르트의 힘은 단순한 대기업 집적이 아니라, 완성차와 부품, 엔지니어링이 한 지역 안에서 겹쳐 있는 제조업 생태계에서 나온다. 뮌헨이 브랜드와 보험의 도시라면, 슈투트가르트는 공정과 부품의 도시다. 경제를 이루는 핵심의 성격이 다르다. 필자가 2018년 여름 슈투트가르트를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 역시 독일 제조업의 상징 같은 기업 이름들이었다. 도시에서 보쉬 로고를 마주하고, 이어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을 둘러보며 느낀 것은 이곳이 단순한 지방 대도시가 아니라 자동차와 전장, 정밀 제조업의 역사와 현재가 한데 겹쳐 있는 산업도시라는 점이었다. 슈투트가르트의 힘은 금융도시의 화려함보다 생산과 기술의 두께에서 나온다는 사실이 현장에서도 분명하게 다가왔다.


1-3. 프랑크푸르트 : 박람회 도시에서 대륙 유럽 금융 수도로.

프랑크푸르트는 중세 박람회 도시였고, 일찍부터 유럽 상업의 교차로였다. 하지만 오늘날의 대륙 유럽 금융 수도가 된 결정적 전환은 전후에 일어났다. 1948년 연합군이 독일의 중앙은행 기능을 맡을 방크 도이처 렌더 (Bank deutscher Länder)를 프랑크푸르트에 세웠고, 1957년 이것이 독일연방은행 (Deutsche Bundesbank)이 된다. 같은 시기 도이체방크 (Deutsche Bank)와 드레스드너방크 (Dresdner Bank)도 프랑크푸르트를 본사 소재지로 삼으며 이 도시는 빠르게 금융 중심지로 굳어진다. 결정타는 1998년 유럽중앙은행 (European Central Bank, ECB)의 프랑크푸르트 입지 결정이었다. 이로써 프랑크푸르트는 단순히 독일의 금융도시가 아니라 유럽 통화정책의 수도가 되었다. 오늘날 독일 30대 은행의 약 절반, 외국계 은행의 약 3분의 2가 프랑크푸르트에 있고, 시내 중심에는 마인해튼 (Mainhattan)이라 불리는 고층 금융지구가 자리잡았다. 2025년 기준 도이체방크 순매출은 약 321억 유로, 도이체뵈르제 (Deutsche Börse)는 약 52억 유로 수준이다[8]. 프랑크푸르트는 공장이 있는 도시가 아니라 자본, 결제, 감독이 모이는 금융 중심지다. 이 도시의 성격은 이후 축구 구단의 지배구조에도 그대로 새겨진다. 프랑크푸르트는 필자가 2006년 여름과 2023년 봄에 두 차례 찾은 도시인데, 특히 2023년에 다시 보았을 때의 인상은 매우 강렬했다. 다른 유럽 도시들과는 결이 다르게 고층빌딩이 밀집해 있었고, 유로타워 (Eurotower)와 금융지구의 마천루는 이 도시가 독일 내부의 금융 중심을 넘어 유럽 자본의 상징 공간이라는 점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걷는 순간부터 상업도시라기보다 금융도시라는 정체성이 훨씬 선명하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1-4. NRW주 : 석탄과 철강에서 다핵 산업지대로

NRW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전후 독일 경제기적 (Wirtschaftswunder)의 심장이었다. 루르 (Ruhr) 지역은 유럽 최대의 석탄, 철강 벨트였고, 1958년부터 시작된 석탄 위기 (Kohlekrise)와 1960년대 후반의 철강 위기를 겪으면서 기계공업, 금속가공, 에너지, 물류, 화학으로 산업이 전환됐다. 2024년 NRW의 명목 GDP는 약 8,719억 유로로,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긴 독일 주가 되었고 독일 GDP의 약 20퍼센트를 차지한다[9]. 그러나 NRW의 결정적 특징은 규모보다 구조다. 도르트문트 (Dortmund), 에센 (Essen), 뒤스부르크 (Duisburg), 겔젠키르헨 (Gelsenkirchen), 뒤셀도르프 (Düsseldorf), 쾰른 (Köln), 본 (Bonn), 레버쿠젠 (Leverkusen), 묀헨글라트바흐 (Mönchengladbach)가 모두 각자의 산업, 정체성, 시장을 가진 채 한 주 안에 흩어져 있다. 뮌헨처럼 하나의 도시로, 슈투트가르트처럼 하나의 산업으로 수렴하지 않는다. NRW는 다핵 경제 그 자체다. 필자가 2023년 봄 쾰른을 방문했을 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라인강이 단지 도시의 풍경이 아니라 경제의 동맥처럼 보였다는 점이었다. 라인강 위로 화물선들이 쉼 없이 오가는 모습은 NRW가 하나의 초대형 중심도시에 의존하는 지역이 아니라, 여러 도시와 산업이 물류망으로 분산 연결된 경제권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 지역의 힘은 한 점에 모인 권력보다 넓게 퍼진 연결성에서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나중에 축구에서 NRW주가 경제력 갈라먹기의 지역이 되는 구조적 이유다.


【자료 정리 1】 네 도시권의 기업경제 성격

① 뮌헨권

경제적 성격: 보험·자동차·첨단기술이 한 도시권에 응집된 복합 산업지대

대표 기업: 알리안츠 / BMW / 지멘스

2025년 기준 규모: 약 1,869억 유로 / 1,335억 유로 / 789억 유로

축구에 미치는 함의:

알리안츠, BMW와 가까운 아우디, 그리고 아디다스 같은 기업 네트워크가 바이에른주 안에서 FC 바이에른 뮌헨의 장기 파트너로 결합했다. 즉 뮌헨권의 산업 자본은 한 클럽으로 응결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었다.

② 슈투트가르트권

경제적 성격: 자동차·부품·기계 제조업 클러스터

대표 기업: 메르세데스-벤츠 / 보슈 / 포르쉐 AG

2025년 기준 규모: 약 1,322억 유로 / 910억 유로 / 363억 유로

축구에 미치는 함의:

지역 산업 자본은 매우 강하지만, VfB 슈투트가르트와의 본격적인 지분 결합은 2020년대에야 완성됐다. 산업도시의 체급이 곧바로 축구 클럽의 체급으로 전환된 사례는 아니었다.

③ 프랑크푸르트권

경제적 성격: 금융·거래소·중앙은행이 결합한 대륙 유럽 금융 허브

대표 기업 및 기관: 도이체방크 / 도이체뵈르제 / 유럽중앙은행

2025년 기준 규모: 도이체방크 순매출 약 321억 유로, 도이체뵈르제 약 52억 유로

축구에 미치는 함의:

금융 자본은 많지만, 특정 제조 대기업처럼 한 클럽에 상징적으로 집중되지는 않았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지배구조도 특정 대기업 집중형이 아니라 지역 금융·기업가 네트워크가 분산 참여하는 형태에 가깝다.

④ NRW주

경제적 성격: 루르·쾰른·뒤셀도르프·레버쿠젠 등이 나뉜 다핵 산업권

대표 구조: 단일 대표기업보다 지역 분산이 핵심

2024년 기준 규모: 명목 GDP 약 8,719억 유로, 독일 GDP의 약 20%

축구에 미치는 함의:

경제 총량은 독일 최대급이지만 축구 권력은 도르트문트, 샬케, 쾰른, 묀헨글라트바흐, 레버쿠젠, 뒤셀도르프 등 여러 팀에 분산됐다. NRW는 경제적으로도 축구적으로도 ‘갈라먹기’가 강한 지역이다.


수치 출처는 본문 각 기업 연차보고 공시 인용분과 NRW의 경우 CEIC/Statistisches Bundesamt 2024년 수치, 기업마다 IFRS 연결매출과 계열사 합산(total business volume) 정의가 조금씩 달라, 각 사가 자사 공식 보도자료에서 쓰는 지표를 그대로 인용했다.


2. 그런데 왜 축구는 다핵형이 아니었나? 50+1 규칙과 지분구조의 논리


독일 경제가 지방별로 분권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독일 축구는 다들 알다시피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 체제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50+1 규칙과 각 클럽의 주주지분 설계다.

50+1 규칙은 구단의 개인 또는 기업 소유화를 막는 규칙이면서 동시에 자본 복리 축적의 규칙이다. 1998년 독일축구리그(DFL)가 도입한 이 규칙은 하나의 개인 또는 기업 투자자가 지분을 50% 이상 보유할 수 없다는 규칙이다. 즉 분데스리가 1, 2부 소속 구단의 모(母)회원조직인 등록협회(eingetragener Verein, e.V.)가 의결권의 50%+1을 보유해야 한다고 규정한다[10]. 그래서 외부 투자자가 EPL처럼 구단을 완전히 장악하는 모델이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바이엘 레버쿠젠(Bayer), VfL 볼프스부르크(Volkswagen), TSG 호펜하임(Dietmar Hopp)처럼 20년 이상 지속 투자한 경우에 한해 예외가 인정된 바 있다. 그런데 50+1은 겉보기와 달리 모두를 똑같이 묶어두는 규칙은 아니다. 외부 인수를 막는 대신, 이미 앞서 있는 클럽이 회원 기반 & 스폰서십 & 챔피언스리그 수익 & 경기장 수익을 장기간 복리로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든다. 즉 EPL처럼 돈을 퍼부어 순위를 바꾸는 길은 닫혀 있지만, 한 번 앞서간 클럽이 안정적으로 계속 앞서 가는 길은 열려 있다. 바이에른은 이 구조를 가장 잘 활용한 대표 사례다.

이 대목에서 잠깐 용어 정리가 필요하다. 앞으로 FC 바이에른 뮌헨 AG, VfB 슈투트가르트 1893 AG,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푸스발 AG,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GmbH & Co. KGaA 같은 이름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한국 독자에게는 다소 낯선 표현이지만, 이 세 가지 법적 형태를 이해해야 독일 축구의 50+1 규칙과 각 클럽의 지배구조를 제대로 읽을 수 있다. 독일 축구 클럽은 원래 대부분 지역 시민들이 모인 등록 협회, 즉 e.V.에서 출발했다. 쉽게 말하면 동네 축구 체육회, 회원제 스포츠 클럽에 가까운 형태였다. 그러나 프로축구가 거대 산업이 되면서 단순한 회원조직만으로는 선수 영입, 중계권, 스폰서십, 경기장 운영, 국제 대회 수익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많은 클럽들이 프로축구 부문만 따로 떼어내 회사 형태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때 등장하는 대표적 법적 형태가 GmbH와 AG다. 다만 독일 축구의 특이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프로팀을 회사로 분리하더라도, 그 회사를 완전히 외부 투자자에게 넘기지 못하게 한 것이 바로 50+1 규칙이다. 즉 독일 축구에서는 프로팀은 회사처럼 운영할 수 있지만, 그 회사의 최종 통제권은 회원조직인 e.V.가 가져야 한다는 원칙이 작동한다.


1) e.V. (eingetragener Verein): 등록 협회, 독일 축구의 뿌리

e.V.는 한국어로 번역하면 등록 협회 또는 등록 사단에 가깝다. 독일 축구 클럽의 원형이 바로 이 e.V.다. 원래 독일의 축구 클럽들은 오늘날의 기업 구단처럼 출발한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팬들이 회비를 내고 가입하는 회원제 스포츠 클럽으로 출발했다. 바이에른 뮌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슈투트가르트, 프랑크푸르트 모두 이름 뒤에 보이는 모체 조직은 기본적으로 이 e.V. 전통에서 출발한다. 이 조직에서는 일반적으로 회원들이 회비를 내고 가입하며, 클럽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흔히 말하는 팬이 클럽의 주인이다라는 독일 축구식 표현은 바로 이 e.V. 구조에서 나온다. 물론 현대의 분데스리가 클럽은 더 이상 단순한 동호회가 아니다. 수억 유로의 매출을 올리고, 세계적인 선수를 영입하며, 챔피언스리그를 뛰는 거대 스포츠 기업이다. 그래서 프로축구 부문은 별도의 회사로 분리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50+1 규칙에 따라 이 회사의 의결권 과반은 여전히 모체인 e.V.가 가져야 한다. 쉽게 말하면 e.V.는 클럽의 뿌리이자 최종 통제권을 가진 회원조직이다.


2) GmbH (Gesellschaft mit beschränkter Haftung): 유한회사, 전문 운영 법인

GmbH는 한국의 유한회사에 가까운 기업 형태다. 이름 그대로 책임이 제한된 회사라는 뜻이다. 회사가 사업을 하다가 문제가 생기더라도, 출자자는 자신이 투자한 범위 안에서만 책임을 진다. 축구에서 GmbH는 주로 프로팀 운영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사용된다. e.V.가 회원 중심의 비영리적 성격이 강한 조직이라면, GmbH는 더 빠른 의사결정과 전문 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회사 형태다. 선수단 운영, 스폰서십 계약, 마케팅, 중계권 수익, 경기장 비즈니스 등을 처리하기에는 GmbH 같은 회사 구조가 훨씬 효율적이다. 본문에 나오는 프로인데 데스 아들러스 GmbH(Freunde des Adlers GmbH), 헤어츠슐라크 아인트라흐트 GmbH(Herzschlag Eintracht GmbH), 게샤프트스퓌룽스-GmbH(Geschäftsführungs-GmbH) 같은 표현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만 중요한 점은, GmbH라고 해서 곧바로 외부 자본이 마음대로 클럽을 지배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독일 축구에서는 프로팀이 GmbH 형태를 취하더라도, 50+1 규칙에 따라 모체 e.V.가 의결권의 과반을 통제해야 한다. 즉 GmbH는 자본과 경영 효율성을 위한 도구이지, 클럽을 외부 투자자에게 완전히 넘기기 위한 장치는 아니다.


3) AG (Aktiengesellschaft): 주식회사, 대규모 자본 조달을 위한 구조

AG는 주식회사다. 주식(Aktie)을 발행해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법인 형태로, 영어의 corporation 또는 public limited company에 가깝다. 한국 독자에게 가장 익숙한 기업 형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오해하면 안 되는 점이 있다. AG라고 해서 반드시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는 아니다. BMW AG, 도이체방크 AG처럼 상장된 AG도 있지만,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 AG도 많다. FC 바이에른 뮌헨 AG가 대표적이다. 바이에른은 프로축구 부문을 AG로 분리했지만, 주식시장에 상장하지는 않았다. FC 바이에른 뮌헨 AG는 모체인 FC 바이에른 뮌헨 e.V.가 75%를 보유하고, 아디다스(adidas), 아우디(Audi), 알리안츠(Allianz)가 각각 8.33%씩 보유한다. 즉 바이에른은 외부 대기업에게 지분을 팔아 자본을 유치했지만, 클럽의 통제권은 여전히 e.V.가 가진다. 이 구조가 강력한 이유는 분명하다. 바이에른은 외부 자본의 장점과 회원제 클럽의 안정성을 동시에 가져갔다. 아디다스, 아우디, 알리안츠라는 바이에른 지역의 거대 기업들을 장기 소수주주로 묶으면서도, 클럽 운영권은 팬 회원조직이 장악하는 형태를 만들었다. 이는 EPL식 사유화 모델과도 다르고, 순수한 동호회 모델과도 다르다. 바이에른식 AG 구조는 자본 유치와 클럽 통제권의 균형을 가장 성공적으로 설계한 사례에 가깝다.


【자료 정리 2】 독일 축구팀의 지배구조 용어

① e.V. — eingetragener Verein

한국어 의미: 등록 협회, 회원조직

핵심 성격: 지역 시민과 팬이 회비를 내고 가입하는 회원제 스포츠 클럽이다. 독일 축구 클럽의 역사적 뿌리에 해당한다.

축구에서의 역할: 클럽의 모체이자 최종 통제권을 가진 회원조직이다. 50+1 규칙 아래에서는 프로축구 법인이 회사 형태로 분리되더라도, 모체 e.V.가 의결권의 50%+1을 가져야 한다.

장점: 팬 통제, 지역성, 정체성 유지에 강하다.

약점: 대규모 자본 조달과 빠른 전문 경영에는 한계가 있다.

쉬운 비유:

회원들이 주인인 지역 스포츠 클럽


② GmbH — Gesellschaft mit beschränkter Haftung

한국어 의미: 유한책임회사, 유한회사

핵심 성격: 책임이 제한된 회사 형태다. 한국의 유한회사에 가깝다.

축구에서의 역할: 프로팀 운영 법인, 투자 법인, 또는 특정 지분을 보유한 주주 법인으로 활용된다. 선수단 운영, 스폰서십, 중계권, 경기장 비즈니스 등을 처리하기 위한 전문 운영 회사에 가깝다.

장점: 빠른 의사결정과 실무 경영 효율성이 있다.

약점: 외부 자본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쉬운 비유: 프로팀을 운영하는 전문 회사


③ AG — Aktiengesellschaft

한국어 의미: 주식회사

핵심 성격: 주식을 발행해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대형 법인 형태다. 다만 AG라고 해서 반드시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는 아니다.

축구에서의 역할: 프로축구 부문을 기업화한 대형 운영 법인으로 쓰인다. FC 바이에른 뮌헨 AG가 대표적이다.

장점: 대규모 투자 유치와 기업 스폰서 결합에 유리하다.

약점: 자본 논리가 강해질 위험이 있다.

쉬운 비유: 대기업형 축구 운영 법인

핵심 정리: 독일 축구에서 e.V., GmbH, AG는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 현대 분데스리가 클럽은 이 세 요소를 조합해 운영된다. e.V.는 클럽의 뿌리와 통제권을 담당하고, GmbH나 AG는 프로축구 비즈니스의 전문성과 자본 조달을 담당한다.


핵심은 이렇다. 독일 축구에서 e.V., GmbH, AG는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현대 분데스리가 클럽은 이 세 요소를 조합해서 운영된다. e.V.는 클럽의 뿌리와 통제권을 담당하고, GmbH나 AG는 프로축구 비즈니스의 전문성과 자본 조달을 담당한다. 그래서 50+1 규칙은 다음 공식으로 이해하면 쉽다. 프로팀을 GmbH나 AG 같은 회사로 운영하더라도, 그 회사의 의결권 50%+1은 반드시 모체 회원조직인 e.V.가 가져야 한다. 이 원칙 때문에 독일에서는 EPL처럼 거대 자본이나 해외 구단주가 클럽을 완전히 사들여 마음대로 운영하는 모델이 제한된다. 하지만 동시에 이 규칙은 자본 투입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외부 기업은 소수주주로 참여할 수 있고, 장기 스폰서가 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클럽의 재정적 기반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 바로 여기서 클럽별 차이가 발생한다. 같은 50+1 규칙 아래 있어도, 어떤 클럽은 강력한 지역 대기업을 장기 소수주주로 묶는 데 성공했고, 어떤 클럽은 상장 구조를 택했으며, 어떤 클럽은 지역 금융과 기업가 네트워크를 분산형으로 끌어들였다. 즉 50+1은 모든 클럽을 똑같이 만드는 규칙이 아니라, 각 클럽이 어떤 방식으로 자본과 통제권을 설계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 규칙이다.

흥미로운 포인트는 주주지분의 설계가 클럽마다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50+1이라도 회원조직이 나머지 49% 이하를 어떻게 설계했느냐는 클럽마다 크게 다르다. FC 바이에른 뮌헨 AG는 e.V.가 75%를 쥐고 아디다스 & 아우디 & 알리안츠가 각각 8.33%를 갖는다[11]. 지역 대표 기업 세 곳이 오랜 스폰서이자 소수주주로 묶여 있는 구조다. VfB 슈투트가르트 1893 AG는 e.V. 78.2%,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10.4%, 포르쉐 AG 10.4%, 야코 AG 1%로, 지역 자동차 기업이 들어오되 시점이 늦다[12][13].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푸스발 AG는 e.V. 67.89%에 프로인데 데스 아들러스 GmbH 16.81%, 프로인데 데어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AG 7.30%, 헤어츠슐라크 아인트라흐트 GmbH 5.00%, 볼프강 슈토이빙 AG 3.00% 등 지역 금융과 기업가 네트워크가 분산 참여한다[14].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독일에서 유일하게 상장(KGaA) 구조를 택해, 경영을 맡는 게샤프트스퓌룽스-GmbH의 유일 주주로 볼슈필페어아인 보루시아 09 e.V. 도르트문트(Ballspielverein Borussia 09 e.V. Dortmund)가 버티는 방식이다[15]. 주식 지분 기준으로는 BVB e.V.가 5.45%에 그치지만, 경영을 맡는 제너럴 파트너의 유일 주주가 BVB e.V.이기 때문에 도르트문트의 50+1 구조는 단순 지분율이 아니라 경영통제권을 기준으로 이해해야 한다.


【자료 정리 3】 4개 구단 지분구조 비교

① FC 바이에른 뮌헨

법적 형태: FC Bayern München AG

회원조직 지분: FC Bayern München e.V. 75%

주요 소수주주: 아디다스 AG 8.33% , 아우디 AG 8.33%, 알리안츠 SE 8.33%

자본 성격: 지역과 국가를 대표하는 대기업의 장기 고정 자본

구조 특징: e.V.가 통제권을 유지하면서도 세 대기업을 장기 소수주주로 묶은 안정적 모델이다. 바이에른은 외부 자본의 장점과 회원제 클럽의 통제권을 동시에 가져갔다.


② VfB 슈투트가르트

법적 형태: VfB Stuttgart 1893 AG

회원조직 지분: VfB Stuttgart e.V. 78.2%

주요 소수주주: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10.4%, 포르쉐 AG 10.4%, 야코 AG 1.0%

자본 성격: 자동차 산업 기반의 지역 대기업 자본

구조 특징: 지역 산업 기반은 강하지만, 본격적인 자본 결합은 2020년대에야 완성된 후발형 모델이다. 산업도시의 체급이 곧바로 축구 클럽의 체급으로 전환된 것은 아니었다.


③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법적 형태: Eintracht Frankfurt Fußball AG

회원조직 지분: Eintracht Frankfurt e.V. 67.89%

※ 2021년 자본확충 이후 공시된 기본 구조 기준

주요 소수주주: 프로인데 데스 아들러스 GmbH 16.81%, 프로인데 데어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AG 7.30%, 헤어츠슐라크 아인트라흐트 GmbH 5.00%, 볼프강 슈토이빙 AG 3.00%

자본 성격: 지역 금융과 기업가, 후원자 네트워크

구조 특징: 특정 대기업 집중형이 아니라 프랑크푸르트식 분산형 지역 자본 구조다. 2025년에도 추가 자본확충이 승인되며 지역 후원자와 기업가 네트워크가 계속 분산적으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④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법적 형태: Borussia Dortmund GmbH & Co. KGaA

주식 지분 기준: BVB e.V. 5.45%

주요 주주: 베른트 게스케 8.30%, 에보니크 인더스트리즈 AG 8.20%, 지그날 이두나 5.98%, BVB e.V. 5.45%, 푸마 SE 5.32% , 랄프 도머무트 베타일리궁엔 GmbH 5.03%, 자유유통주식 61.72%

자본 성격: 상장시장, 기업 스폰서, 개인 대주주가 섞인 혼합 구조

구조 특징: 주식 지분만 보면 BVB e.V.의 비율은 낮아 보이지만, 경영을 맡는 제너럴 파트너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게샤프트스퓌룽스-GmbH의 유일 주주가 BVB e.V.다. 따라서 도르트문트는 단순 주식 지분율보다 경영통제권을 기준으로 이해해야 하는 특수한 50+1 사례다.


도르트문트는 주식 지분상으로는 BVB e.V.가 5.45%에 불과해 보이지만, 경영을 실제로 담당하는 제너럴 파트너(Geschäftsführungs-GmbH)의 유일 주주가 BVB e.V.이므로 50+1은 지켜진다.

바로 이 차이가 클럽의 체급을 결정했다. 50+1은 출발선을 맞춰주는 게 아니라 어떤 구조를 먼저 만든 클럽이 오래 앞서 갈 수 있게 해주는 구조다. 그래서 이제 바이에른, 프랑크푸르트, 슈투트가르트 세 사례를 하나씩 뜯어볼 필요가 있다. 도시의 부는 비슷한데 왜 결과는 다른가. 그 답은 지배구조, 팬덤, 성적, 강등사, 이적시장 운영의 조합에 있다.


3. 바이에른 뮌헨 : 어떻게, 그리고 왜 메가클럽이 되었는가?


바이에른 뮌헨을 오늘의 메가클럽으로 만든 것은 뮌헨이라는 도시의 부가 아니다. 더 정확한 답은 그 부를 한 클럽으로 응결시키는 데 성공한 40년짜리 경영 설계다. 바이에른 구조의 핵심은 단순히 기업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데 있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세 기업이 모두 바이에른의 통제권을 위협하지 않는 주주로 들어왔고, 동시에 각각 스포츠용품, 자동차, 보험과 금융이라는 서로 다른 산업 영역에서 클럽의 브랜드와 사업 확장을 뒷받침했다는 점이다. 아디다스는 유니폼과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아우디는 프리미엄 제조업 이미지와 기업 네트워크, 알리안츠는 경기장 네이밍과 금융 브랜드를 제공했다. 이 셋은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바이에른의 상업 생태계에 박힌 장기 파트너였다. 재밌는 사실은 뮌헨의 1번 클럽이 원래 바이에른이 아니었다는 사실인데, 1965년 1부 승격 전까지 뮌헨의 대표 클럽은 TSV 1860 München이었다. 1860은 1966년 1부 우승까지 차지한 도시의 메인 클럽이었고, 바이에른은 1965년에야 1부에 처음 진입했다. 즉 바이에른의 우위는 지리적 숙명이 아니라 승격 이후 20년 안에 뒤집은 설계의 결과다. 동시에 뮌헨권의 세 산업 파트너는 지리적 우연이 아니다. 알리안츠는 1949년부터 뮌헨 본사 체제가 되었고, BMW 본사는 뮌헨 북쪽에, 아우디 본사는 뮌헨 북쪽 잉골슈타트(Ingolstadt)에, 아디다스 본사는 바이에른 지방의 헤어초게나우라흐(Herzogenaurach)에 있다. 모두 바이에른주 안의 기업이고, 주(州) 정체성을 공유한다. 구단 이름이 도시명(München)이 아니라 주명(Bayern)인 점은 결국 이 주 단위 상징 자산을 확보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1979년 이전의 바이에른은 재정난 클럽이었다. 프란츠 베켄바워(Franz Beckenbauer), 게르트 뮐러(Gerd Müller), 제프 마이어(Sepp Maier)의 1970년대 황금기는 세 번의 연속 챔피언스리그 우승(1974–76)을 안겼지만, 1970년대 말 바이에른의 부채는 약 350만 유로, 연매출은 600만 유로 수준이었다[16]. 1979년 울리 회네스(Uli Hoeneß)가 27세에 무릎 부상으로 은퇴한 뒤 곧바로 단장(Manager)으로 부임하면서 모든 게 바뀐다. 회네스는 독일 축구에는 없던 미국식 머천다이징과 스폰서십 모델을 도입했고, 이 과정에서 카를하인츠 루메니게(Karl-Heinz Rummenigge), 파울 브라이트너(Paul Breitner) 같은 스타들을 경기장 안팎에서 함께 축적했다. 회네스가 2009년 회장으로 넘어갈 무렵 바이에른의 연매출은 이미 3억 유로를 넘어 있었다[17].


알리안츠 아레나(Allianz Arena)와 adidas & Audi & Allianz 체제

2002-2005년 바이에른은 자비로 약 3억 4천만 유로를 들여 알리안츠 아레나를 지었다[18]. 경기장 소유권을 구단이 쥐고 있다는 점은 중요한 차이다. 장기 네이밍, 매치데이 수익, 호스피탈리티를 구단이 직접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디다스, 아우디(폭스바겐 그룹 계열, 2009년 9.09% 지분 인수로 참여), 알리안츠가 각각 8.33%씩을 가진 소수주주로 참여하면서, 뮌헨 도시권의 3대 산업이 사실상 한 클럽에 고정됐다. 50+1 체제 안에서 회원조직 지배를 유지하면서도 지역 초대형 기업 세 곳을 장기 파트너로 묶은, 가장 효율적인 구조다.


성적의 복리와 11연패의 의미

바이에른은 2012/13부터 2022/23까지 분데스리가 11연패를 달성했는데, 이는 유럽 5대 리그 전체를 통틀어 최장 기록이다. 다음 기록은 이탈리아 유벤투스의 9연패(2012–2020)이고, 영국은 맨체스터 클럽들의 3연패가 최장이다. 바이에른의 11년은 단순히 트로피 11개가 아니다. 챔피언스리그 상수 출전을 11년 이상 보장한 것이고, 그 사이 UEFA 분배금, 매치데이, 스폰서십, 머천다이즈, 해외 프리시즌이 한 번 상승하면 계속 상승의 복리 곡선을 그렸다는 뜻이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도 바이에른은 6관왕을 달성하며 두 번째 트레블을 만들어냈다.


팬덤과 재정의 동시 확장.

2024/25 시즌 보고 기준 바이에른의 정회원 수는 432,500명으로, 세계 어떤 스포츠 클럽도 따라오지 못하는 규모다. 2024/25 연결매출 9억 7,830만 유로, EBITDA 1억 8,780만 유로, 세후 순이익 2,710만 유로는 모두 사상 최고치 경신이거나 그에 준한다[19]. CEO 얀크리스티안 드레젠(Jan-Christian Dreesen)이 우리는 변동성이 없다. 바이에른은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체제가 이적시장과 성적 또는 경제의 어느 한 축이 흔들려도 나머지 두 축이 지지해주기 때문이다.


이적시장의 성격

바이에른의 이적 전략은 EPL식의 최대 금액 오퍼가 아니다. 원칙적으로 우리가 버는 만큼만 쓴다는 드레젠의 선언에서 보듯, 바이에른은 경쟁 분데스리가 내 구단의 주축을 국내에서 흡수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마누엘 노이어(샬케), 마리오 괴체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도르트문트), 레온 고레츠카(샬케), 요주아 키미히(슈투트가르트) 등이 그 사례다. 유럽 대형 이적도 있지만, 국내 맞수의 주축을 빨아들이는 구조 자체가 바이에른을 1극으로 굳히는 또 하나의 피드백 루프였다. 2025년 여름 루이스 디아스(리버풀 -> 바이에른, 약 €67.5M + 보너스) 이적은 지금도 이 시스템이 작동한다는 증거다[20].


【자료정리 4】 바이에른이 국내 경쟁 클럽에서 영입한 주축 선수

2011년 · 마누엘 노이어

이전 소속: 샬케 04

이적료: 약 3,000만 유로

의미: 바이에른은 독일 최고 골키퍼를 직접 경쟁권의 클럽에서 데려왔다. 노이어는 이후 챔피언스리그 우승 세대의 핵심 골키퍼가 됐다.

2013년 · 마리오 괴체

이전 소속: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이적료: 3,700만 유로

의미: 2013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맞붙은 도르트문트의 에이스를 흡수한 상징적 이적이었다. 바이에른의 국내 지배력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준 사례다.

2014년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이전 소속: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이적료: 자유이적

의미: 도르트문트의 최전방 핵심을 이적료 없이 영입한 결정적 사례다. 이후 바이에른은 10년 가까이 리그 최고 득점원을 안정적으로 보유했다.

2015년 · 요주아 키미히

이전 소속: VfB 슈투트가르트

이적료: 약 850만 유로

의미: 완성된 스타를 비싸게 사온 것이 아니라, 경쟁권 클럽의 잠재력 있는 자원을 초기에 확보한 영입이었다. 이후 키미히는 바이에른의 중장기 핵심 자원이 됐다.

2017년 · 니클라스 쥘레

이전 소속: 호펜하임

이적료: 약 2,000만 유로

의미: 분데스리가 내에서 성장한 수비 자원을 흡수한 사례다. 바이에른은 리그 내부에서 유망하거나 검증된 자원을 꾸준히 가져왔다.

2018년 · 레온 고레츠카

이전 소속: 샬케 04

이적료: 자유이적

의미: 샬케의 중원 핵심을 이적료 없이 영입했다. 노이어에 이어 샬케의 상징적 자원이 다시 바이에른으로 이동한 사례였다.

2022년 · 마티스 더리흐트

이전 소속: 유벤투스

이적료: 약 6,700만 유로

의미: 이 영입은 국내 경쟁 클럽 흡수라기보다, 유럽 대형 영입을 통해 내부 체급을 유지한 사례다. 바이에른이 필요할 때는 해외 빅클럽 시장에서도 움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 루이스 디아스

이전 소속: 리버풀

이적료: 약 6,750만 유로 + 보너스

의미: 바이에른의 시스템이 현재에도 작동한다는 증거다. 분데스리가 내부 흡수뿐 아니라, 유럽 정상급 자원 영입을 통해 공격진의 체급을 유지하려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결론은 바이에른은 부유한 도시의 구단이라기보다, 50+1 체제 위에서 도시의 산업, 기업, 브랜드, 팬을 한 클럽에 집중시키는 설계를 40년 이상 이어온 구단이다. 그 누적의 격차가 VfB 슈투트가르트,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간극을 만든다.



4.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 왜 금융 중심지인데 메가클럽은 아닌가?


프랑크푸르트는 독일뿐 아니라 나아가 대륙 유럽에서 가장 강한 금융도시다. 그런데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는 바이에른급 메가클럽이 되지 못했다. 이유는 자본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자본의 성격과 결합 방식이 메가클럽 설계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프랑크푸르트 모델은 바이에른과 정반대다. 바이에른이 세 개의 거대 기업을 명확한 소수주주 블록으로 고정했다면, 프랑크푸르트는 도시의 금융과 기업가 네트워크가 여러 법인을 통해 넓게 퍼져 들어온 구조다. 이는 프랑크푸르트라는 도시의 성격과도 닮아 있다. 이 도시는 단일 제조 대기업의 본거지라기보다 은행, 거래소, 보험, 컨설팅, 기업가 네트워크가 겹쳐 있는 금융 허브다. 그래서 자본은 많지만, 그 자본이 바이에른처럼 하나의 클럽에 상징적으로 응결되지는 않았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지배구조는 넓게 퍼져 있다.

다만 여기서 사용하는 지분율은 2021년 자본확충 이후 공시된 기본 구조다. 당시 기준으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푸스발 AG의 주주 구조는 e.V. 67.89%, 프로인데 데스 아들러스 GmbH 16.81%, 프로인데 데어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AG 7.30%, 헤어츠슐라크 아인트라흐트 GmbH 5.00%, 볼프강 슈토이빙 AG 3.00%로 구성된다[21]. 이 가운데 프로인데 데어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AG는 방크하우스 메츨러(Bankhaus Metzler), DZ방크(DZ Bank), 헬라바(Helaba, Landesbank Hessen-Thüringen), BHF방크(BHF-Bank) 등 지역 은행 컨소시엄이다. 이후 2025년에도 추가 자본확충이 승인되며, 프랑크푸르트의 지배구조는 특정 대기업 집중형이 아니라 지역 후원자 & 기업가 네트워크가 계속 분산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재편되고 있다[22]. 이 구조는 바이에른처럼 3대 대기업이 8.33%씩 고정이 아니라, 프랑크푸르트라는 도시의 금융과 기업가 네트워크가 분산 투자하는 방식이다. 금융도시의 자본 구조가 그대로 구단 지배구조에 들어온 셈이다. 장점은 분산과 견제 경영의 투명성이지만, 단점은 단일 스폰서 의존도가 낮은 만큼 한 스폰서와 한 파트너에게서 끌어낼 수 있는 집중 수익도 바이에른 수준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기장은 도이체방크 파르크(Deutsche Bank Park)지만 소유권은 다르다.

아인트라흐트의 홈구장은 1925년부터 자리잡은 발트슈타디온(Waldstadion)이다. 이 경기장은 2005년 2006 월드컵을 앞두고 전면 개축된 뒤 코메르츠방크 아레나(Commerzbank-Arena, 2005–2020), 도이체방크 파르크(Deutsche Bank Park, 2020–현재)로 네이밍이 이어져왔다. 네이밍은 계속 프랑크푸르트 은행의 이름으로 바뀌었지만, 경기장 자체는 프랑크푸르트 시 소유이고 아인트라흐트는 운영자 신분이다. 이는 바이에른이 알리안츠 아레나를 구단 자본으로 직접 지어 직접 굴리는 구조와 결정적으로 다르다. 네이밍 수익의 상단은 있지만 매치데이 & 호스피탈리티 & 부동산 가치 상승분의 이득이 팀에 온전한 귀속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프랑크푸르트식 금융도시와 은행 네이밍 결합은 상징적으로는 강하지만, 자산 축적으로는 뮌헨식 자체 경기장 모델에 못 미친다.


성적의 곡선은 우승보다 연속 유럽대항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는 분데스리가 우승이 1959년 한 번(당시 단일 독일 챔피언십)이다. 대신 컵과 유럽대항전에서 빛났다. 1980 UEFA컵, 그리고 42년을 건너뛴 2022 UEFA 우승. 2022년 결승은 세비야 원정에 약 5만 명의 프랑크푸르트 팬이 몰린, 독일 축구 팬덤 역사에 남을 이벤트였다. 이 우승은 2022/23 챔피언스리그 진출로 이어졌고, 이때부터 구단의 재정이 UEFA 대회 고정 참가에 크게 기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실제로 2024/25 매출 3억 8,910만 유로 가운데 미디어수익 1억 790만 유로(전년 대비 16.5% 증가)의 상당 부분은 유로파리그 참가가 만들어낸 것이다[23]. 또 같은 시즌 이적수익은 1억 1,860만 유로로 재정의 또 다른 축을 차지했다.


【자료 정리 5】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2024/25 매출 구성

총매출: 3억 8,910만 유로

① 미디어 수익

2024/25: 약 1억 790만 유로

2023/24: 약 9,300만 유로

증감: +16.5%

의미: 유로파리그 참가에 따른 UEFA 분배금 증가가 핵심이다. 프랑크푸르트의 재정 구조에서 유럽대항전 진출 여부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② 이적수익

2024/25: 약 1억 1,860만 유로

2023/24: 약 1억 4,300만 유로

증감: -17%

의미: 선수 개발과 판매 모델의 주축이다. 프랑크푸르트는 메가클럽처럼 고정 상업수익만으로 압도하는 구조가 아니라, 이적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재정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③ 광고 & 스폰서십

2024/25: 약 7,000만 유로

2023/24: 약 6,500만 유로

증감: 소폭 증가

의미: 은행과 지역 파트너가 분산적으로 참여하는 프랑크푸르트식 자본 구조를 보여준다. 특정 대기업 하나에 집중되기보다, 금융도시의 네트워크형 후원 구조에 가깝다.

④ 매치데이 & 호스피탈리티

2024/25: 약 5,780만 유로

2023/24: 약 5,010만 유로

증감: +15.4%

의미: 유럽대항전 홈경기 효과가 반영됐다. 다만 경기장이 프랑크푸르트 시 소유라는 점에서, 바이에른식 자체 경기장 모델처럼 자산 가치와 매치데이 수익을 온전히 축적하는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

⑤ 머천다이즈 및 기타

2024/25: 약 5,700만 유로

2023/24: 약 5,600만 유로

증감: 보합

의미: 강한 울트라스 팬덤과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한 상품 매출이다. 다만 이 항목만으로 바이에른급 메가클럽의 상업 규모를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다.

핵심 정리: 프랑크푸르트의 2024/25 매출 구조는 유럽대항전 참가, 이적수익, 분산형 스폰서십, 강한 팬덤이 함께 만든 결과다. 그러나 바이에른처럼 장기 고정 대기업 주주, 자체 경기장, 챔피언스리그 상수 출전이 결합한 구조와는 성격이 다르다.


팬덤은 강하다, 그러나 바이에른식 자본 + 팬 복리와는 다르다.

아인트라흐트 울트라스(Eintracht Ultras)는 1997년 여러 팬 그룹이 합쳐 결성된 독일 최강의 울트라스 문화 중 하나다. 2022년 바르셀로나 원정 때 캄 노우(Camp Nou)에 몰린 3만여 명의 프랑크푸르트 팬, 2022년 세비야에서 열린 유로파 결승전 사실상 홈 장면은 전 유럽에 프랑크푸르트 팬덤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러나 이 팬덤의 크기가 바이에른 수준의 회원 수(43만), 장기 스폰서, 챔피언스리그 고정 출전의 복리로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이적시장은 개발형 모델에 가깝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2023/24 매출 3억 9,050만 유로는 이적수익 1억 4,320만 유로가 끌어올린 수치이고[24], 2024/25에도 이적수익 1억 1,860만 유로가 핵심 동력이었다. 즉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재정은 선수를 키워 팔고, 유럽대항전을 잘 뚫고, 분산된 자본구조로 견실하게 유지하는 모델이다. 메가클럽의 자본 블록과 성적 블록의 결합이 아니라, 발굴, 개발, 유럽진출, 이적시장, 분산자본이 함께 버티는 모델이다. 강한 클럽이지만, 강함의 성격이 다르다.

프랑크푸르트는 자본이 풍부한 도시지만 그 자본이 바이에른식 3대 기업 파트너 구조로 응결되지 않았고, 대신 지역 금융과 기업가 네트워크가 넓게 분산 참여하는 구조를 택했다. 이 구조는 재정의 안정성과 거버넌스의 투명성을 주지만, 메가클럽의 독점적 체급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5. VfB 슈투트가르트 : 왜 산업도시인데 메가클럽은 아닌가?


슈투트가르트는 독일 제조업의 심장이다.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보쉬(Bosch), 포르쉐(Porsche)가 가까운 거리에 모여 있고, 이 도시권의 수출 규모는 바이에른을 제외한 모든 독일 주보다 크다. 그런데 VfB 슈투트가르트는 왜 메가클럽이 되지 못했을까? 답은 두 가지인데, 자본 결합 시점의 늦음과 그리고 반복된 강등 이력이다. 슈투트가르트의 현재 지분 구조만 보면 바이에른보다 e.V. 지분율이 높다. 바이에른 e.V.가 75%를 보유하는 데 비해, VfB 슈투트가르트 e.V.는 78.2%를 보유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회원조직 지분율의 높고 낮음이 아니고, 나머지 지분을 어떤 기업과 언제 결합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바이에른은 2000년대부터 아디다스 & 아우디 & 알리안츠를 장기 소수주주로 묶어 자본과 브랜드를 축적한 반면, 슈투트가르트는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라는 세계적 거대 기업을 옆에 두고도 그 결합을 2020년대에야 본격화했다. 같은 자동차 도시라도, 자본이 축구 클럽 안으로 들어온 시점이 너무 달랐다.


슈투트가르트 자동차 3사와 VfB의 비대칭적 역사.

VfB 슈투트가르트는 1893년 창단됐고, 다임러의 엔진 개발(1883), 보쉬 창업(1886), 포르쉐 설계사무소 개소(1931)보다 10년쯤 일찍 만들어진 도시의 오래된 이웃이다. 그러나 경기장 이름이 바뀐 속도만 봐도 그 관계가 오래 형식적이었다는 게 드러난다. 홈구장은 1933년 네카슈타디온(Neckarstadion)으로 개장했고, 1993년에야 고틀리프-다임러-슈타디온(Gottlieb-Daimler-Stadion)으로 개명됐다. 2008년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Mercedes-Benz Arena)로 바뀐 뒤 2023년 MHPArena로 다시 바뀌었다. 즉 메르세데스-벤츠가 VfB의 경기장에 제 이름을 붙인 것은 20세기 말 이후 한 세대 남짓이고, 그것도 결국 다른 이름으로 넘어갔다. 같은 도시의 120년 이웃이지만, 자본 결합으로 굳어진 시기는 바이에른이 뮌헨 3사를 묶은 시기보다 20~30년 늦다.


자본 결합은 늦었다.

VfB 슈투트가르트 1893 AG의 현재 주주 구조는 e.V. 78.2%,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10.4%, 포르쉐 AG 10.4%, 야코 AG(Jako AG) 1.0%다[25]. 메르세데스-벤츠는 오랜 이웃이었지만 주주 결합은 최근 몇 년 사이에 확정됐다. 포르쉐의 1차 트랜치(5.49%)는 2023년 6월에, 2차 트랜치(잔여 5.2%)는 2024년 6월에 완결됐고, DFL과 연방카르텔청 승인을 함께 거쳤다[26][27]. 즉 VfB의 자동차 도시와 자동차 구단 결합은 2020년대에야 본격적으로 자리잡은 구조다. 바이에른이 1979년 회네스 이후 40년 넘게 누적한 것과 비교하면 출발선부터 한 세대 뒤다.


강등 트라우마는 구단 체급을 직접 깎는다.

VfB 슈투트가르트는 1984, 1992, 2007년의 분데스리가 챔피언이었지만, 2016년과 2019년 두 번 2부로 강등됐다. 매번 곧바로 승격하긴 했지만, 강등 한 시즌은 TV 분배금, 유럽대항전 미참가, 주력 선수 이탈이 한꺼번에 닥치는 구간이다. VfB가 최근 재정 회복을 외부에 처음으로 적극 알린 시점이 2023–2024년이라는 점, 그리고 2024년에 역대 최고 매출 2억 9,980만 유로, 순이익 1,540만 유로를 기록했다는 점은[28], 사실상 강등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하는 데 5~8년이 걸렸다는 뜻이다. 그 사이 바이에른은 여전히 챔피언스리그를 고정적으로 뛰고 있었다. 이 격차는 선수단 평가액, 에이전트 신뢰, 스폰서 단가, 유소년 유치 경쟁력에 전부 스며든다.


【자료 정리 6】 VfB 슈투트가르트 2015/16–2024/25 성적·재정·이적 흐름

2015/16 시즌

리그 성적: 분데스리가 17위

이벤트: 1부 강등

의미: 강등은 단순한 순위 하락이 아니라 TV 분배금, 스폰서십, 선수단 가치, 유럽대항전 가능성을 동시에 흔드는 사건이었다. VfB의 체급은 이 시점부터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2016/17 시즌

리그 성적: 2부리그 2위

이벤트: 1년 만에 승격

의미: 곧바로 1부에 복귀했지만, 강등으로 한 번 끊긴 재정과 선수단 연속성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2017/18 시즌

리그 성적: 분데스리가 7위

이벤트: 안정화 시도

의미: 복귀 첫 시즌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성적을 냈다. 그러나 이 흐름은 장기적 체급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2018/19 시즌

리그 성적: 분데스리가 16위,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강등

이벤트: 두 번째 강등

의미: 2016년에 이어 다시 2부로 떨어지며 구단 체급이 직접 타격을 받았다. 반복된 강등은 TV 수익, 주전 선수 유지, 에이전트 신뢰, 유망주 유치 경쟁력까지 약화시킨다.

2019/20 시즌

리그 성적: 2부리그 2위

이벤트: 다시 승격

의미: VfB는 또 한 번 빠르게 1부에 복귀했지만,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는 구단이라는 이미지는 계속 남았다.

2020/21–2022/23 시즌

리그 성적: 1부 중하위권

이벤트: 잔류 경쟁과 플레이오프 반복

주요 유출 선수: 사사 칼라지치 등

의미: 이 시기는 재정 회복기였지만, 아직 안정적인 상위권 클럽으로 돌아왔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핵심 자원을 지키기보다 팔아야 하는 흐름이 계속됐다.

2023/24 시즌

리그 성적: 분데스리가 2위

이벤트: 2009/10 이후 챔피언스리그 복귀

주요 유출 선수: 엔도 와타루

의미: 제바스티안 회네스 체제에서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이 시즌은 VfB 재정과 브랜드 회복의 전환점이었다.

2024/25 시즌

리그 성적: 분데스리가 9위

이벤트: DFB-포칼 우승, 18년 만의 컵 우승

주요 유출 선수: 세루 기라시, 발데마르 안톤

재정 성과: 역대 최고 매출 2억 9,980만 유로

의미: 컵 우승과 최고 매출은 긍정적이지만, 리그 9위는 아직 회복 곡선이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VfB는 여전히 주축 선수를 상위 클럽으로 내보내는 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핵심 정리: VfB 슈투트가르트는 세계적 제조업 도시의 클럽이지만, 두 차례 강등과 늦은 자본 결합으로 인해 바이에른식 복리 축적에 실패했다. 최근 회복세는 분명하지만, 메가클럽으로 가려면 챔피언스리그 고정 출전과 주축 선수 유지가 장기간 이어져야 한다.


성적은 회복 중, 하지만 연속성은 아직.

2023/24 시즌, 제바스티안 회네스(Sebastian Hoeneß) 감독(울리 회네스의 조카)은 VfB 슈투트가르트를 리그 준우승으로 끌어올렸고, 이로써 2009/10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했다. 2024/25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선 리그 페이즈 26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유벤투스(Juventus) 원정 1-0 승 같은 상징적 결과를 남겼다. 같은 시즌 DFB-Pokal을 28년 만에 우승하며 2025/26 유로파리그 자격과 수퍼컵 홈 개최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2024/25 9위라는 마무리는 아직은 불안정한 회복 곡선이었다.

이적시장은 발굴 ->판매 -> 재투자 구조.

VfB 슈투트가르트는 최근 수년간 엔도 와타루(Wataru Endo) (-> 리버풀, 2023), 세루 기라시(Serhou Guirassy)와 발데마르 안톤(Waldemar Anton) (둘 다 -> 도르트문트, 2024)처럼 주축을 내보내는 경험을 반복했다. 이는 바이에른이 VfB 슈투트가르트에서 키미히를 영입해 온 2015년의 흐름과 같은 구조적 문제를 되풀이한다. 즉 VfB 슈투트가르트는 여전히 메가클럽에 선수를 공급하는 역할에 있다. 이 흐름을 뒤집으려면 챔피언스리그 고정 출전과 그에 따른 재정 복리가 꾸준히 지속돼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연속성이 만들어지지 못했다.

슈투트가르트는 산업적 체급이 분명 크지만, 그 체급이 축구 클럽으로 옮겨지는 데 필요한 시간, 연속성, 강등 회복의 조건이 충분히 누적되지 못했다. 산업도시의 강함이 자동으로 메가클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6. NRW주 : 경제 갈라먹기의 지역,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라는 반론 사례


NRW는 독일 최대 경제권이다. 2024년 주 GDP 약 8,719억 유로, 독일 GDP의 약 20%, 인구 약 1,800만이다[29]. 그러나 이 거대한 경제력은 뮌헨처럼 한 도시와 한 클럽으로 수렴하지 않는다. 이유는 지리와 역사다. 루르는 석탄과 철강 벨트로서 애초에 여러 산업도시가 병렬로 성장했고, 그 서편으로 쾰른, 뒤셀도르프, 본이라는 라인 축이 별도의 상업과 행정 그리고 미디어 중심으로 자라났다. 같은 주 안에서도 도시마다 방언, 감정, 축구 정체성이 다 다르다. 그래서 NRW 축구는 자연스럽게 다핵이다. 샬케(Schalke), 도르트문트(Dortmund), 쾰른(Köln),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Borussia Mönchengladbach), 바이엘 레버쿠젠(Bayer Leverkusen), 포르투나 뒤셀도르프(Fortuna Düsseldorf)가 모두 자기 도시의 대표 클럽으로 자리잡았고, 레비어더비(Revierderby) (도르트문트 vs 샬케)는 독일에서 제일가는 라이벌 전으로 지역의 핵심 정체성이다.


【자료 정리 7】 NRW 주요 클럽 체급 비교

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소재지: 도르트문트

2024/25 리그 위치: 1부 상위권

대략 매출: 약 5억 2,600만 유로

지역 산업 배경: 석탄·철강의 기억에서 에보니크, 지그날 이두나 등 화학·보험 자본으로 전환

의미: NRW에서 전국구와 유럽 상징성을 가장 강하게 확보한 클럽이다. 루르의 노동계급 정서, 거대한 팬덤, 상장 구조, 개발·판매 모델이 결합했다.

② 바이엘 레버쿠젠

소재지: 레버쿠젠

2024/25 리그 위치: 1부 상위권, 2023/24 분데스리가 우승

대략 매출: 약 4억 유로 이상

지역 산업 배경: 바이엘 AG 기반의 예외적 단일 대기업 모델

의미: 레버쿠젠은 일반적인 50+1 클럽과 다르다. 바이엘이라는 기업의 역사적 후원을 바탕으로 성장한 예외 사례다. 다만 도시와 팬덤의 규모 면에서는 도르트문트와 성격이 다르다.

③ FC 쾰른

소재지: 쾰른

2024/25 리그 위치: 1부와 2부 반복

대략 매출: 약 1억 3,000만~1억 5,000만 유로

지역 산업 배경: 미디어, 보험, 쾰른 상업권

의미: 쾰른은 도시 규모와 역사성, 팬덤이 강하지만 성적의 연속성이 부족했다. 경제권은 크지만 축구 권력이 한 클럽으로 안정적으로 축적되지 못한 사례다.

④ 샬케 04

소재지: 겔젠키르헨

2024/25 리그 위치: 2부

대략 매출: 약 1억 5,000만~1억 7,000만 유로

지역 산업 배경: 석탄과 광산 노동자 문화

의미: 샬케는 독일에서 가장 강한 노동계급 팬덤 중 하나를 가진 클럽이지만, 재정 위기와 성적 추락으로 체급이 크게 흔들렸다. 루르의 상징을 도르트문트와 나눠 가진 대표적 사례다.

⑤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소재지: 묀헨글라트바흐

2024/25 리그 위치: 1부 하위권

대략 매출: 약 1억 5,000만 유로

지역 산업 배경: 섬유 산업과 지역 중견기업

의미: 1970년대에는 독일 축구의 대표 강호였지만, 현대 축구의 자본 경쟁에서는 바이에른이나 도르트문트와 같은 규모의 상업적 확장을 만들지 못했다.

⑥ 포르투나 뒤셀도르프

소재지: 뒤셀도르프

2024/25 리그 위치: 2부

대략 매출: 약 6,000만~8,000만 유로

지역 산업 배경: 패션, 광고, 행정, 서비스업

의미: 뒤셀도르프는 도시 경제력과 행정적 위상이 강하지만, 축구 클럽의 전국적 체급은 제한적이다. NRW에서 도시 경제력과 축구 체급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핵심 정리: NRW는 독일 최대 경제권이지만 축구 권력은 여러 도시와 클럽으로 분산되어 있다. 도르트문트만이 예외적으로 루르의 정서와 전국적 팬덤, 유럽대항전 상징성을 흡수했지만, NRW 전체로 보면 여전히 ‘축구 권력의 다핵 지역’에 가깝다.


도르트문트의 구조는 독일 축구에서 가장 헷갈리는 사례다. 주식 지분만 보면 BVB e.V.의 비율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KGaA 구조에서는 단순 주식 보유율보다 누가 경영을 맡은 제너럴 파트너를 통제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도르트문트의 경영을 담당하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게샤프트스퓌룽스-GmbH의 유일 주주가 BVB e.V.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어도 클럽의 최종 통제권은 회원조직 쪽에 남아 있다. 이것이 도르트문트가 상장 클럽이면서도 50+1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구조는 바이에른식 안정성과는 다르다. 바이에른은 세 대기업이 장기 고정 소수주주로 들어와 있고, 주식시장 변동성에 직접 노출되지 않는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상장 구조이기 때문에 주주 구성, 성적, 이적수익, 시장 기대가 더 직접적으로 재무에 반영된다. 그래서 도르트문트는 바이에른 다음의 독일 대표 클럽이면서도, 바이에른과 같은 방식으로 강한 클럽은 아니다. 바이에른이 자본 응결형 메가클럽이라면, 도르트문트는 상장된 개발과 판매형 빅클럽에 가깝다.


그런 다핵 경제 구조의 NRW주에서 도르트문트만은 예외가 되었다. 이유는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루르의 감정을 통째로 흡수한 드문 클럽.

도르트문트와 겔젠키르헨은 20km 떨어진 노동계급의 광산과 철강의 도시였다. 두 클럽은 제2차 대전 이전부터 서로의 운명의 거울이었지만, 1947년 샬케가 서독 챔피언십 지역예선에서 힘이 빠지고, 분데스리가 출범(1963) 이후 샬케의 상위권 성적이 흔들리면서 도르트문트가 루르 전체의 상징 클럽 자리를 점차 흡수해갔다. 도르트문트의 도시 자체가 루르의 축소판이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1800년대 말부터 도르트문트는 광산도시였고, 20세기 전반엔 호에쉬(Hoesch) 같은 거대 철강기업이 도시경제를 지배했다. 1960년대 말 루르의 석탄과 철강 위기가 덮쳤을 때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도시 가운데 하나도 도르트문트였다. BVB의 근로자 클럽 이미지는 마케팅이 아니라 산업사의 결과물이다. 1997년 챔피언스리그 우승, 2011년 2012년 분데스리가 연속 우승, 2013년과 2024년 두 번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은 단일 도시의 성취가 아니라 루르 전체의 감정이 한 클럽으로 투사된 결과다. 오늘날 경기장 명칭 스폰서인 지그날 이두나(Signal Iduna)는 도르트문트 본사 보험회사이고, 대주주 에보니크(Evonik) 또한 루르 기반 화학기업이라는 점은, 도시가 겪어온 석탄 -> 철강 -> 화학과 서비스 전환사가 구단 지배구조에도 그대로 찍혀 있음을 보여준다.


거의 파산 직전에서 재건된 독특한 지배구조.

도르트문트는 1997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선수 영입을 무리하게 이어갔고, 2000년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독일 축구 클럽 중 유일)했지만, 2005년 3월에는 부채가 약 1억 2천만 유로에 이르러 파산 직전까지 갔다[30]. 이때 한스요아힘 바츠케(Hans-Joachim Watzke)가 CEO로 취임해 20% 임금 삭감, 베스트팔렌슈타디온(Westfalenstadion) 네이밍(Signal Iduna Park)으로의 전환, 선수 매각을 통한 재무 정리를 한 번에 진행했다. 이 위기에서 현재의 상장 KGaA 구조가 굳어진다. 주식 지분만 보면 e.V. 5.45%에 불과해 보이지만, 경영을 맡는 제너럴 파트너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게샤프트스퓌룽스-GmbH의 sole shareholder가 BVB e.V.다[31]. 따라서 50+1은 지켜진다. 2025년 6월 30일 기준 주주구조를 보면 베른트 게스케(Bernd Geske) 8.30%, 에보니크 인더스트리즈 AG(Evonik Industries AG) 8.20%, 지그날 이두나 (SIGNAL IDUNA) 5.98%, BVB e.V. 5.45%, 푸마 SE(PUMA SE) 5.32%, 랄프 도머무트 베타일리궁엔 GmbH(Ralph Dommermuth Beteiligungen GmbH) 5.03%, 자유유통주식 61.72%로 구성된다[32].


재정, 선수시장, 팬덤의 복리를 만들어낸 유일한 NRW 클럽

BVB는 2024/25 연결매출 5억 2,600만 유로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33]. TV 마케팅 2억 2,720만 유로, 광고 1억 5,360만 유로, 매치데이 5,520만 유로가 핵심이다. 회원 수는 20만 명을 넘는다. 유럽 대회 연속성 면에서는 2024/25 기준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랐고, BVB 자체 연차보고에서 최근 10년 간 꾸준히 UCL에 진출한 유럽 7개 클럽 중 하나로 언급된다. 이적시장에서도 도르트문트는 전통적으로 유럽 최고의 개발 & 판매 엔진이었다. 우스만 뎀벨레(Ousmane Dembélé),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Pierre-Emerick Aubameyang), 제이든 산초(Jadon Sancho), 엘링 홀란드(Erling Haaland), 주드 벨링엄(Jude Bellingham)이 이 엔진의 대표 사례다. 2023/24 매출이 약 5억 2천만 유로로 사상 처음 5억을 넘긴 데에는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 결정적이었다[34].


【자표 정리 8】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개발 & 판매 엔진

2017년 · 우스만 뎀벨레

이적팀: 바르셀로나

이적료: 약 1억 500만 유로 + 보너스

BVB 재임 기간: 1년

판매 성격: 대형 단기 차익의 대표 사례다. 도르트문트는 어린 재능을 빠르게 유럽 정상급 자산으로 키워, 거액의 이적료를 남기고 매각했다.

2018년 ·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이적팀: 아스널

이적료: 약 6,300만 유로

BVB 재임 기간: 5년 반

판매 성격: 장기 득점왕 매각 사례다. 오바메양은 도르트문트에서 충분히 활약한 뒤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했고, 구단은 스포츠 성과와 이적수익을 함께 얻었다.

2021년 · 제이든 산초

이적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료: 약 8,500만 유로

BVB 재임 기간: 4년

판매 성격: 유소년·청년 자원 영입 후 차익을 남긴 전형적 사례다. 도르트문트는 산초를 맨체스터 시티 유스 출신 유망주로 데려와 세계적인 공격 자원으로 키웠다.

2022년 · 엘링 홀란드

이적팀: 맨체스터 시티

이적료: 약 7,500만 유로 바이아웃

BVB 재임 기간: 2년 반

판매 성격: 바이아웃 조항형 이탈 사례다. 도르트문트는 홀란드를 오래 붙잡지는 못했지만, 짧은 기간 동안 압도적인 득점력을 활용했고 유럽 무대에서 구단의 주목도를 크게 높였다.

2023년 · 주드 벨링엄

이적팀: 레알 마드리드

이적료: 약 1억 300만 유로

BVB 재임 기간: 3년

판매 성격: 도르트문트 개발·판매 모델의 정점에 가까운 사례다. 벨링엄 이적은 2023/24 시즌 도르트문트 매출이 처음으로 5억 유로를 넘는 데 결정적 동력이 됐다.

2024년 · 벨링엄 효과 소멸

이벤트: 2024/25 시즌에는 벨링엄 이적수익 효과가 사라지면서 순이익이 4,430만 유로에서 650만 유로로 급감했다.

판매 성격: 도르트문트 모델의 장점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유망주 개발과 대형 이적은 강력한 재정 동력이지만, 매년 반복될 수 있는 안정적 수익은 아니다.

핵심 정리: 도르트문트는 바이에른처럼 고정 대기업 주주와 챔피언스리그 상수 수익으로 움직이는 메가클럽이 아니다. 대신 유망주 발굴, 선수 가치 상승, 유럽 빅클럽 판매, 재투자로 체급을 유지하는 개발·판매형 빅클럽에 가깝다.


그럼에도 도르트문트는 바이에른이 아니다. BVB의 매출은 바이에른의 약 54% 수준이다. 2024/25 BVB의 세후 순이익은 650만 유로로, 2023/24의 4,430만 유로에서 급감했는데 이는 벨링엄 이적수익 소멸이 주된 이유다[35]. 즉 도르트문트의 재정은 이적시장에 상대적으로 의존적이다. 지배구조상으로도 상장 구조 특유의 주주 분산이 바이에른 같은 3대 기업 고정 구조보다 장기 파트너 집중도가 낮다. 그래서 도르트문트는 NRW 다핵 갈라먹기 라는 흐름 속의 반론 사례이되, 바이에른의 모델과는 여전히 다른 경로다.

NRW는 거대한 경제권이면서도 축구 권력이 여러 팀에 분산된 지역이다. 도르트문트만이 예외적으로 루르 전체의 감정과 재정 그리고 팬덤, 유럽 상징을 흡수한 클럽이 되었지만, 그 모델은 바이에른식 자본 응결 모델과는 다른 루르 공동체 응축 모델이다.



결론

독일에서 메가클럽을 만든 것은 도시의 부 그 자체가 아니었다. 뮌헨, 슈투트가르트, 프랑크푸르트, NRW는 모두 세계적 수준의 경제적 체급을 갖는다. 그러나 축구는 그 총량을 기계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다. 바이에른은 50+1 체제 위에서 회원제 지배를 유지하면서도 뮌헨의 3대 기업인 아디다스(adidas) & 아우디(Audi) & 알리안츠(Allianz)를 장기 지분 파트너로 고정하고, 회네스 이후 40여 년 동안 챔피언스리그 수익, 경기장 자산, 팬덤, 이적시장을 복리로 축적하며 도시의 부를 한 클럽으로 응결시켰다. 프랑크푸르트는 금융도시였지만 그 자본이 분산된 지분 구조로 들어오며 메가클럽의 독점성을 만들지 못했고, 슈투트가르트는 세계적 제조업 도시였지만 자본 결합이 늦었고 두 번의 강등으로 성적의 연속성이 깨졌다. NRW는 더 거대한 경제권이었지만, 너무 많은 도시와 라이벌이 병존해 하나의 메가클럽으로 응축되기 어려웠다. 그 안에서 도르트문트만이 예외적으로 루르의 감정을 흡수하며 전국구와 유럽 상징이 되었으되, 그 모델은 바이에른과는 다른 루르 공동체형 경로였다.

그래서 이 질문의 답은 이렇게 정리된다. 독일 축구에서 메가클럽이 되는 조건은 어느 도시에 있느냐가 아니라, 누가 도시의 부를 가장 오래, 가장 안정적으로, 가장 상징적으로 한 클럽에 집중시켰느냐다. 바이에른은 그 조건을 40년 넘게 충족시킨 유일한 독일 클럽이고, 그 공백은 도시의 경제력만으로는 메워지지 않는다.




참고자료


숫자 자료 각주

[1] https://www.ceicdata.com/en/germany/esa-2010-gdp-by-region/gdp-nordrhein-westfalen

[2] https://fcbayern.com/en/news/2025/11/fc-bayern-with-new-record-turnover-for-2024-25-season

[3] https://en.eintracht.de/news/die-finanzdaten-2024-25-172834/

[4] https://www.vfb.de/en/vfb/latest/news/club/2025/vfb-mit-rekordertrag-und-rekordgewinn/

[5] https://report.bvb.de/annual-report/2024-2025/shareholders/report-of-the-supervisory-board.html

[6] 각 기업 2024/25 연차보고서 공시 수치

https://www.allianz.com/en/investor_relations/results-reports/annual-report.html

https://www.bmwgroup.com/en/investor-relations/company-reports.html

https://www.siemens.com/global/en/company/investor-relations/financial-publications.html

[7] 각 기업 2024/25 연차보고서 공시 수치

https://group.mercedes-benz.com/investors/reports-news/financial-news/

https://www.bosch.com/research/annual-report/

https://newsroom.porsche.com/en/company/annual-and-sustainability-report-2024-39337.html

[8] 각 기업 2025 기준 재무자료

https://investor-relations.db.com/reports-and-events/annual-reports

https://www.deutsche-boerse.com/dbg-en/investor-relations/financial-reports-results

[9] https://www.ceicdata.com/en/germany/esa-2010-gdp-by-region/gdp-nordrhein-westfalen

[10] https://www.bundesliga.com/en/bundesliga/news/50-1-fifty-plus-one-german-football-soccer-rule-explained-ownership-22832

[11] https://fcbayern.com/en/club/profile/shareholders

[12] https://www.vfb.de/de/vfb/aktuell/neues/club/2024/einstieg-porsche-finalisiert/

[13] https://newsroom.porsche.com/en/2024/company/porsche-investor-vfb-stuttgart-35099.html

[14] https://www.whitecase.com/news/press-release/white-case-advises-eintracht-frankfurt-measures-strengthen-equity-base-and

[15] https://report.bvb.de/annual-report/2024-2025/shareholders/report-of-the-supervisory-board.html

[16] https://www.bundesliga.com/en/bundesliga/news/uli-hoeness-the-man-who-made-bayern-munich-a-global-superpower-6640

[17] https://abcnews.go.com/amp/Sports/soccer-bayerns-hoeness-replaces-beckenbauer-club-president/story?id=24991556

[18] https://de.wikipedia.org/wiki/Allianz_Arena

[19] https://fcbayern.com/en/news/2025/11/fc-bayern-with-new-record-turnover-for-2024-25-season

[20] https://sports.yahoo.com/article/bayern-munich-announces-record-turnover-132414535.html

[21] https://www.whitecase.com/news/press-release/white-case-advises-eintracht-frankfurt-measures-strengthen-equity-base-and

[22] https://en.eintracht.de/news/verkauf-von-stueckaktien-zugestimmt-174271/

[23] https://en.eintracht.de/news/die-finanzdaten-2024-25-172834/

[24] https://en.eintracht.de/news/die-finanzdaten-2023-24-162861/

[25] https://www.vfb.de/de/vfb/aktuell/neues/club/2024/einstieg-porsche-finalisiert/

[26] https://newsroom.porsche.com/en/2024/company/porsche-investor-vfb-stuttgart-35099.html

[27] https://www.insideworldfootball.com/2024/01/30/porsche-cleared-take-10-stake-bundlesligas-vfb-stuttgart/

[28] https://www.vfb.de/en/vfb/latest/news/club/2025/vfb-mit-rekordertrag-und-rekordgewinn/

[29] https://www.ceicdata.com/en/germany/esa-2010-gdp-by-region/gdp-nordrhein-westfalen

[30] https://www.aljazeera.com/sports/2013/5/21/how-borussia-went-from-bust-to-boom

[31] https://www.footballfinance.de/en/borussiadortmund

[32] https://www.marketscreener.com/quote/stock/BORUSSIA-DORTMUND-GMBH-435951/company/

[33] https://www.morningstar.com/news/accesswire/1061437msn/borussia-dortmund-publishes-preliminary-figures-for-the-20242025-financial-year

[34] https://swissramble.substack.com/p/borussia-dortmund-finances-202324

[35] https://www.investing.com/news/company-news/borussia-dortmund-fy-20242025-slides-revenue-up-33-profits-fall-on-lower-transfer-earnings-93CH-4256909


1장 독일 경제는 왜 여러 중심으로 성장했는가

뮌헨 도시와 BMW, Siemens, Allianz 본사 집중 설명 : https://studyguides.com/study-methods/overview/cmkyhuqsfs0u401d51nkmqgax

슈투트가르트 자동차 산업사, 다임러, 벤츠, 포르쉐 개요 : https://de.wikipedia.org/wiki/Stuttgart

ECB 프랑크푸르트 본부 입지 배경 : https://en.wikipedia.org/wiki/Seat_of_the_European_Central_Bank

프랑크푸르트 금융 허브 개요 : https://de.wikipedia.org/wiki/Frankfurt_am_Main

NRW 석탄 위기와 산업 전환사 : https://de.wikipedia.org/wiki/Wirtschaft_Nordrhein-Westfalens

NRW 산업 경제 구조 배경 : https://de.wikipedia.org/wiki/Nordrhein-Westfalen

NRW 주 공식 경제 포털 : https://www.wirtschaft.nrw/en/economy-and-innovation


2장 50+1과 주주지분

DFL 경제보고서 2025 독일 프로축구 재정 구조 설명 : https://report.dfl.de/2324/en/economic-report/german-licensed-football/overview/financial-situation-of-german-licensed-football.html

50+1 예외 클럽 Leverkusen, Wolfsburg, Hoffenheim 설명 : https://www.goal.com/en/news/what-is-50-1-rule-ownership-model-bayern-munich-dortmund--bundesliga-clubs-explained/1tbauau8p6cm01xbm8ok60k1uc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지분구조 보완 설명과 지역 금융 네트워크 : https://grokipedia.com/page/Eintracht_Frankfurt_AG

도르트문트 공식 주주구조 페이지 : https://aktie.bvb.de/en/share/shareholder-structure

도르트문트 공식 경영권 구조 페이지 : https://report.bvb.de/annual-report/2024-2025/group-management-report/general-information-about-the-company/management-and-control.html

도르트문트 KGaA 구조 설명 : https://www.footballfinance.de/en/borussiadortmund


3장 바이에른 뮌헨

회네스 단장 부임 이후 미국식 머천다이징 모델 도입 설명 : https://www.bundesliga.com/en/bundesliga/news/uli-hoeness-the-man-who-made-bayern-munich-a-global-superpower-6640

2020년 바이에른 6관왕 두 번째 트레블 기록 : https://www.bundesliga.com/en/bundesliga/news/bayern-munich-records-numbers-stats-125-years-muller-lewandowski-31093


4장 프랑크푸르트

발트슈타디온 1925년 개장과 네이밍 변천사 : https://de.wikipedia.org/wiki/Eintracht_Frankfurt

1997년 아인트라흐트 울트라스 결성 및 팬덤 문화 : https://en.eintracht.de/news/eintracht125-die-fans-157327/


5장 슈투트가르트

VfB 슈투트가르트 1984/1992/2007 분데스리가 우승, 2016/2019 강등 등 클럽사 : https://www.bundesliga.com/en/bundesliga/news/vfb-stuttgart-bundesliga-club-by-club-historical-guide-klinsmann-werner-khedira-24118

세바스티안 회네스 감독 체제 2023/24 준우승, 2009/10 이후 첫 챔피언스리그 복귀 : https://www.bundesliga.com/en/bundesliga/news/vfb-stuttgart-revival-champions-league-relegation-sebastian-hoeness-guirassy-undav-26566


6장 NRW주

레비어더비 (도르트문트 vs 샬케) 라이벌 관계와 의미 : https://www.bundesliga.com/en/bundesliga/news/why-borussia-dortmund-and-schalke-are-such-fierce-rivals-revierderby-explained-13308

도르트문트와 샬케 경쟁사 및 루르 지역 축구사 : https://www.espn.com/soccer/story/_/id/37419484/borussia-dortmund-schalke-04-revierder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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