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알쓸인잡>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흥미로운 질문이 있어서 재생을 멈추고 한참 생각했다. '무엇이 나인가?' 그러게. 뭐가 나지? 각 분야의 박사님들이 모여 있는 자리였음에도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자아라는 것은 굉장히 모호하며 나라는 존재를 알고 설명하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엔 모두가 동의했다. 여기에 김영하 작가님은 이런 코멘트를 덧붙인다.
"결굴 '나'라는 것은 내가 만들어낸 이야기와 같다. 나는 이런 걸 좋아하고, 이런 일을 겪었다. 이런 식으로 내가 경험한 감각을 이야기로 만들면 그것이 내가 되는 것이다."
그런 연유로 김혜원 작가는 자신을 리뷰하며 자신을 알아가고 있었다. '월간 인생 리뷰'를 작성하며 자신이 어떤 때에 행복해했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디를 갔는지를 기록하고 거기에서 자신의 모양을 찾는 여정을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하루를 기록하는 일기로써가 되었든 나를 찾는 여정으로써든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다. 아마도 이것이 나를 알아가는, 내가 누구인지 깨닫는 과정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 과정이 끝나면 타인에게도 관심이 생기지 않을까. 결국 산다는 건 사랑을 깨닫는 과정이라고 친다면 말이다. 나를 알고 너를 알면 사랑하게 되겠지.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관심 있고 알고 싶은 건 나니까. 그건 나를 사랑하고 싶기에 알고 싶어 진다고 보는데. 사랑하기에 관심이 있는 것이든지. 그렇게 사랑하게 되면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