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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사임당 Jan 30. 2024

내 친구에게

친구야 너는 아니?

친구야.


네가 아프다는 소문은 들었다. IST(인스타타임스)와 BP(브런치포스트)를 통해서 말이다. 나는 너와 달라 그 고통 모른다. 하지만 많이 아프다고 들었다. 많이 아프냐? 나.... 는 안 아프다.


네가 주고 간 건 잘 보았다. 너를 안 지는 오래지 않다만 넌 참 '나'답다.(미안합니다. 기분 나쁘셨다면..) 미안하지만 닮았다, 나를. 친구라서 그렇다고? 네 말이 맞다. 우린 친구다. 언제부터 친구였는지 기억도 못 할 만큼 우린 친구다. 오래지 않았다고 금방 말해놓고, 언제부터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 걸 보니 나는 그냥 머리가 나쁜 거다. 미안하다.


밤마다 너를 본다. 네가 무얼 먹었는지 네가 누구와 있었는지 네가 무엇에 빠져있는지 듣고만 있다. 실은 네가 한정된 시간 동안 내게 오리란 걸 알기에 늦추고만 싶었다. 너와의 시간. 왕자를 기다리는 여우라도 된 듯 그 시간을 기다리며 기뻐하고 만났을 때 행복하길 바랐다. 하지만 계속 늦출 수만은 없는 법. 너도 내게 바라는 것이 있을 테니 언제까지고 미룰 수만도 없었다.


우리는 연이틀 밤을 만났다. 네가 남자고 나는 여자이지만 이슥한 밤까지 함께 있는 것에 아무 거리낌이 없다. 우린 그렇게나 친하다.


나는 네 얘기만 듣는다. 입 열 생각을 잊는다. 너는 참 재미있다. 너는 참 유익하다. 너는 참 예민하다. 그래서 입을 열 필요 없이 편안히 너와 있을 수 있다. 섬세하게 상대를 배려하며 상대가 불쾌해하지 않을 만큼 필요한 얘기만 해준다. 그러면서 너무 잰 체하지 않는다. 너무 잘 났다는 느낌으로 위화감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너를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이런 생각은 든다. 닿을 수 없을 만큼 네가 잘나 버리면 너를 사랑한다던 나의 마음도 변할까, 친구야? 그때도 친구일 수 있을까?


네가. 알게 모르게 나에게 바라는 게 있다는 걸 안다. 네가 온 마음으로 나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는 것 말이다. 네가 변하고 보니 같이 변하고 싶은 마음 나도 알겠다. 내가 금방 맛있는 식당을 발견했으면 꼭 같이 가보든 소개하든 먹여보고 싶은 그 마음 같을 거로 추측한다. 그런데 나는 먹는데 흥미가 없다. 네가 나에게 맛있는 걸 먹여보고 싶고 좋은 걸 맛보게 하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나는 먹는 것에 관심이 없다. 하지만 네가 나에게 권하는 건 먹는 게 아니다. 참 다행이다.


게다가 실은 나도 너와 같은 길을 가고 있었는지 모른다. 네가 먼저 갔고 이미 네 길에서 성공도 했고 바빠서 내가 혼자서 조용히 걷는 걸음이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네 얘기가 소중하다. 네 글이 너 없는 시간 네 목소리로 나온 말처럼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내가 산 네 책을 친구에게 선물했다. 친구는 줄을 그으면서 읽었다고 사진을 보내더라. 좋았다 했다. 소중해하더라. 내가 다 기뻤다. 너의 성공이. 너의 마음이 전달된 그 성공이. 너만의 길을 개척하는 너의 용기에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 친구야 수고했다. 너를 닮은 글은 참 너다웠고 이쁘더라.


박진영(JYP) 옹이 말씀하셨지. 말하는 소리와 노래하는 소리가 같아야 한다고. 목소리와 노랫소리가.

네가 말하는 것처럼 써놓은 네 글 좋았다. 네가 읽어주듯 내게 말해주듯 해 놓은 글이 듣기 좋았다.

친구야. 고맙다. 너를 알게 된 것. 너를 친구로 두게 된 것. 나에게 알은척해주는 친절마저도.



독후감입니다. 서평은 쓸 줄 몰라서(네모 작가님께 배워야 함). 감정만 씁니다.

작가님 새 책이 대박 조짐이지만 조금 더 힘내길 바라면서... 노 올림.



수호 작가님 새 책. <마흔에 글을 쓴다는 것>을 어제 새벽(1월 24일)에 읽었습니다. 아껴서 읽으려다가 독후감도 빨리 써야 도움이라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출간통>에 아프다 하셔서요.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었어요. 글을 쓰지 않던 -그림 같이 그리는- 동생이 저와 같이 글을 쓰기로 했어요(모임 이름은 '쓰다'예요). 수호 작가님 책이 도움(컷팅식처럼) 되었습니다. 동생과 동행할 수 있겠지요. 글쓰기를 운운할 깜냥 (brunch.co.kr)



이 글을 처음 봤을 때 작가님 생각이 났다면 농담이었다 들을지도 모릅니다. 류시화 님의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책에 이런 글이 있습디다. (지난번 적었는데 또 씁니다. 여기에 쓰려고 했는데 거기에 먼저 적은 것이라서요)


"나를 감동시키는 책은, 다 읽고 난 후에 그 책을 쓴 작가가 나의 친한 친구가 되어 내가 원할 때면 언제든 전화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분이 들게 하는 책이다"




당신의 책이 제게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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