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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사임당 Jul 10. 2024

나가며...

이리저리 부딪히며 방황한 시간만큼 나가는 길도 우왕좌왕

걸음이 빠른 아이였다. 태생은 모르겠으나 무엇에든 급하게 굴었다. 결과물의 완결성과 무관하게 뭔갈 하는 기분은 들었다. 빠르게 도전하고 빠르게 포기하면서도 나름 바쁘게 사는 거라 생각했다.



성공을 축하하는 팡파르가 텔레비전에서 책에서 누군가의 입을 통해 여기저기 울려 퍼지는 사회. 같은 무대에서 나도 무언가는 했다는 자위는 필요했다. 성공한 자들의 눈으로 보자면 반드시 필요한 존재. '성공하지 못한 다수'라는 배경 역할에 충실한 날들이었다. 그들이 도달한 유토피아는 삼품처럼 취급되었다. 전화기를 들기도 전에 매진되곤 했다. 성공은 달콤한 것으로 표현되었다. 성공만이 한 번뿐인 인생에 반드시 가져야 하는 목적, 태어난 이유라는 듯 배경이 될 자들을 볏단처럼 끌어 모았다.


 소수에게만 허락된 단 열매. 그것을 거머쥐기 위해, 혹은 나도 놀고만 있는 건 아니라는 듯 보이는 것에 열중했다. 가끔은 그저 내 능력이 그것뿐이라 실패했을 뿐 할 만큼 했다는 변명거리를 구하듯 바빠 보이려 했다. 여기저기 남들의 성공담을 찾아 기웃거리는데 힘을 쏟았던 것도 같다.


고정해 놓은 카메라. 저물어가는 도시 한 곳을 롱테이크로 찍는다. 한 화면에 잡힌 피사체는 서로에게 눈길도 주지 않는다. 정지한 건물, 꼬리가 긴 사람들의 움직임이 대비된다. 인간이라 추측되는 존재들이 지나온 길, 흔적을 남긴다. 시간 속에 흩어져버리는 생명체다. 지금, 이 순간은 중요하지 않다는 듯 길을 재촉한다. 나타났다 사라진다. 형체가 분명해 보이지 않는 인간은 유령 같다. 화면 속 존재들은 무한한 시간 속에서 빠르게 소비된다.


사라지는 것들을 바라보는 건물의 눈을 빌린다. 금방 끝이 나버릴 뜨개실 같다. 인간이 생명을 풀며 살고 있다. 영원한 삶의 세계로의 전환일지 존재 이유가 끝나버려 무의 존재가 될지는 모르겠다.


무얼 위해 이렇게 서둘렀을까? 성공은 우리가 원하는 단 하나의 이상향일까? 모두가 누군가의 배경이기엔 너무도 소중한 존재다. 집은 자신이 아닌 인간을 위해 존재하지만, 그것 때문에 자괴감이 들까. 내가 겨우 인간 나부랭이의 필요에 의해 있어야 하는가? 라며 존재에 대한 근원적 의문을 품을까?


화면에 들어오자마자 사라지는 인간의 시선을 버린다. 건물이, 집이 생명체를 바라보는 방식으로 보고 싶다.

한 발 한 템포 떨어져 사람을 바라본다. 눈이 부시던 거리가 어둠에 잠긴다. 수다쟁이에게서 놓여난 얼굴이다. 부산하던 길이 드디어 편안하다. 야근을 끝낸 직장인처럼 겨우 혼자가 된 참이다.


'너보다 내가 더' 여야 하는 삶. 돈도 명예도 권력도 무엇이든 비교하던 타성을 버려야지. 유일한 존재로 유한한 존재로 자연스럽게 살아야지. 목적이나 이유보다 중요한 건 생명을 가진 나라는 존재일 테다.


비교는 내려놓자. 나에게 집중하자. 오늘도 무언의 말을 전하는 골목길 여행을 떠나본다.



이런 진지한 말투 싫은데 오늘이 이 연제 마지막 회네요. 오늘 그림을 좀 많이 그리느라고 글은 못 썼습니다. 있는 글을 써먹어야겠습니다. ^^(발랄 아줌마 글 기다리셨던 분 계세요??? 안 계세요?? 안 계시면 그냥 요 글로 올릴게요. ㅋㅋㅋ)


실은 연제를 시작할 때 무척 힘들었습니다. 글도 손에 익지 않았고 그림도 그랬거든요. 그림을 그리면 글 쓸 시간이 빠듯하고 그림을 또 열심히 그려보면 글 쓸 에너지가 없곤 했지요. 글도 그림도 마음에 안 들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거나 그만두기도 싫었어요. 그림도 좋고 글도 사랑스러웠으니까요. 겨우 꾸역꾸역 억지로 하루하루 끌고 온 게 여기 까집니다. 어쨌든 뭐 하나 놓치지 않고 이어왔더니 어느 순간 글이 조금 편해지고 또 그러다가 그림이 한 계단 성장하더군요. (맞죠? 제 눈에만 그런 거 아니죠? 하하)


일과 사랑, 사랑과 일에서 균형점을 찾듯 둘 사이 조금씩 할만해져 갔어요. 이젠 매일 그림 그리기를 습관처럼 합니다. 다 올리지는 않지만, 일주일에 4번 정도 글도 쓰고요. (약간 진지 모드로 전환된 바람에 즐거움이 사라졌네요. 이건 좀 바꿔야겠습니다. 그냥 저다운 거로, 아무 생각 없이 쓰는 글로 좀 돌아가야겠어요. ㅎㅎ)


이번 연제는 30회로 일단락하고요. 다음 연제는 본격적으로 어반스케치 글쓰기 하겠습니다. 진주를 쏘다니며 동네 얘기도 좀 하고 잊혀가는 것 사라져 가는 것들 그림으로 그려보려 합니다.


그림 익히는 과정을 잘 모으고 다듬어서 브런치 북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차림새가 영 형편없는 중언부언 글이 되어 아쉽습니다. 처음이니까. 쓸때마다 처음이니까 다 괜찮아.ㅎㅎㅎ


 다음 글은 실패를 교훈 삼아 조금 더 나아진다면 차암~~~ 좋겠습니다. 주제는 없지만 어쨌든 유쾌하게 써 온 글 읽어주신 분들께 무한감사 드리면서.... 앞으로도 부탁드린다는 부탁을 드리면서.... 연제를 마칩니다. 고맙습니다…. (아 끝내기 싫다. 왠지 헤어지는 거 같으다...)




이 연제 마지막 숙제 검사. 이번 주는 좀 많습니다. 종이를 새로 샀는데 어쩌다 보니 많이 사서요. 모터 달아서 그리려고요. 시동 거는 중.^^ (든든한 맛은 있습니다)

좋아하는 엠비씨네. 가는 길에 한 컷.

꽃길만 걸으세요~~

진주 경상대 근체 작은 꽃집

좋아하는 썩은(?) 대문.

이미지와 무관한 그림.ㅎㅎ

그리고보니 뒷간이라네요. 에헴헴.

배란데 화실 개장. 낮에는 더우니 휴관.

연암도서관. '나는 배우다' 수업 가는 길.

남해 설천면. 편의점에서 얼음컵 커피를 사 먹었는데 3잔에 만원 넘어...헉.

오늘 7월 10일 그림동아리. 진양도서관 가는 길.

동아리 마치고 집에가기 아쉬워 사진 더 찍었습니다. 이 동네는 이런 색 벽이 많습니다.

가게 문은 닫았지만 열어주고 싶었습니다. 과거 회상 씬.

싸인으로 마무으리~~


새 종이가 마음에 듭니다. 오랜만에 다이소 종이가 아니라 수채화 종이에 그리니 색이 그냥 묻네요. 이쁩니다. 제 눈에는.ㅋㅋㅋ 이제 열심히 작업만 하면 되는데 말입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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