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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사임당 Jun 19. 2024

제목은 생각을 미쳐 못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6월 19일 10시 29분.



오늘을 1시간 31분 남겨놓은 시간입니다. 늦었네요.

갑자기 시간을 왜 따지냐고요?

그건 나와의 약속 너와의 약속 우리의 약속…. 매주 수요일 글 쓰겠다는 선약이 있었으니까요. 10시 30분. 1시간 30분이 남았습니다. 이제 퇴고고 뭐고 1시간 만에 글을 마쳐야…. 허뤼허뤼! 안 되겠는데? 다섯 줄 적은 거로 일단 발행 누르고 비난과 욕과 흉을 감안하고 다시 쓰러 올까???


아무 말이라도 시작하겠습니다.

무슨 말을 하지? 아무말 아무말... 그렇다면 러키 한 얘기, 재수가 없는 말씀 잠깐 드리지요. 재수, 운, 러키가 없는…. 어험.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작년 8월 말인가 9월부터 썼어요. 그러니까 1년이 안 되었지요. 1년 되면 자축파티해야지~~~ 게다가 어리지도 않습니다. 20대 노 30대 노노 40. 노노노. 무슨 말씀이냐면 나이를 먹고 살아온 시간에 비해 꺼낸 얘기가 적다. 나는 항시 배고프다…. 아니 그러니까 아직도 할 말이 남았다. 뱉을 말은 많은데 입은 하나라 밥 먹을 시간이 부족하…. 한 입으로 두 일 못 한다. 뭐 이런 말씀입니다. 그렇다 보니 두루치기에 넣을 양파를 썰다가 갑자기 글감이 떠오르고 산책 하려고 운동화 끈 조이다가 글감이 생기곤 했어요.


귀머거리 삼 년 벙어리 삼 년 하던 며느리, 말 못 하고 산 시간 땡 하고 풀린 것처럼요. 50년간 못 한 얘기, 하고 싶은 말이 참으로 많았던 겁니다. (예, 친구가 없어서 말할 곳이 없었다, 이실직고할게요. 글감은 무슨….) 한마디로 통찰 없는 글감만, 내용을 위한 열쇠만 철렁철렁 108개는 있었지요. 문을 딸 열쇠는 주렁주렁 많은데 집은 없는 그런 현실 -뭐 남들 보기에 열쇠라도 많으니, 뭔가 좀 많이 있어는 보일지도 모르겠다는 희망 사항-. 혜안을 가진 분들이 공감과 깨달음 두 마리 토끼 잡는 얘기를 글로 쓰면서도 오늘은 무얼 쓰나 (가끔, 잠깐씩) 고민하는 걸 보게 되면…. '어? 나는 알맹이는 없어도 글 쓸거리는 넘치는데….' 하는 생각은 했지만 차마 쓸모없는 재주라 자랑도 못하고 살았습니다. 자랑 엄청나게 좋아하는데 할 수가 없다는 슬픔을 아실는지….


그런 연유로 글감이 떠오를 때마다 포켓몬 GO라도 발견한 듯 포켓스톱(아이템 얻는 장소)에 서서 메모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알맹이는 없는데 열쇠만 자꾸 모으면 뭐 하나. 하나의 글감이라도 소중히 여겨 화두에 참구(:참선하여 진리를 찾음)하듯 진리나 찾는 게 더 맞는 행동이지 않을까? 짤랑짤랑 소리만 요란한 이걸 자꾸 보관하는 것도 공간에 한계가 있고 그때그때 열지 못하면 잃어버릴 염려마저 있는데 다시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깨달음(?)이 왔어요. 그래서 몇 주 메모도 하지 않고 막 썼어요. 그런데 말이지요. 그것도 단점이 있어요. "하루에 한 가지 바람돌이 선물~"처럼 그날 소재가 알맞게 자판기에서 돈만큼 통~! 하고 나오는 게 아니다 보니, 가끔은 이러다 못 쓰고 넘기겠는데 하는 조바심이 나곤 했다는 거예요.


당근에 올라온다고 물건이 뭔지도 모르고 필요한지 아닌지도 모르고, 있던 거 버렸던 물건인지 보지도 않고 받고 보는 드림처럼 글감이 떠오른다고 다 적기도 해 보고요. 많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양질이면서 잘 풀어갈 수 있는 단단한 동아줄 하나만 가끔이라도 잡아보자 해보기도 했는데 말이죠.

제 결론은요. 주는 건 다 받자, 나중에 취사선택하더라도! 라는 쪽으로 기울어요. 열쇠가 없으니까 갑자기 잠 올 때 불안해져요. 언제 어디서나 자야 하는 저니까요! 들어갈 집이 없을까 봐요. 그러니 봉봉( 80년대생 작가님께는 쌕쌕) 음료에 건더기가 없을망정 아무것도 마실 것 없는 거보다 낫지 않냐! 이겁니다.


아~~~! 아까 그림 그리면서 (쓸)거리가 떠올랐는데 기록을 안 했더니 기억이 안 납니다. 그래서 이런 허튼소리로 지면을 낭비하게 되었다는 슬픈 말씀입니다.

"모두 잘하고 계시겠지만 메모 더 잘합시다."라며 급하게 마무리하고 빨리 그림 붙여야겠습니다. 어? 내용이 너무 실없어서 그런가? 30분 만에 글 다 썼습니다? 오~ 허접한 글 읽어주셔서 무한 잉크만큼 감사합니다. 무한 잉크 고장 잘 나는데…. 작가님들께 무한잉크라고 하면 안 되겠습니다. 우주만큼 감사합니다. 우주는 광활하니까 어디 걸리는 데 없는 거죠? 암만 넓어도 우주 쓰레기 만나면  의미 없는데??? 어디 붙여서 감사를 하지? 모를 때는 군더더기 다 빼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어서 그림 올려야겠습니다.


그림 연재와 하등 관계없는 글로 물의를 일으킨 점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면서 내일부터는 잘할게요…. (몇 회 남지도 않았는데. 한 회 한 회가 소중한데…. 아까워라….)



부지런히 그린다고 그렸는데 성과가 미미합니다. 하루에 두 개라도 그리고 싶었는데 말이죠. 또 점점 가속이 붙겠죠??

색은 넣었는데 제가 원한 느낌은 안 났네요. 수채화 어려웡...

아휴 깔끔해라~~~~

아이고 엉망진창이네~~

이건 색 좀 넣어라~~ 사진이 아깝다. 로사작가님 이건 습작이에요. 진짜 이쁘게 그려볼게요. 작품 사진이 아깝지 않게요!!약속~~~

건물을 조금 더 크게 그려봐~~

안 쓰던 종이에 그렸더니 이상...

어흑 깔끔해!!! 잘해떠~

돈가스 가게 근처. 트럭 앞에 폐가를 찍으러 달려가다 이뻐 보여서 찰칵! 일단 펜스케치만 쓱쓱. 내일은 색도 넣어볼까나~~~

망쳤다... 다시 그려보자!


밑으로는 제가 그리려 찍은 사진입니다. 폐가. 골목. 너무 좋아~~

오른쪽 사진은 찻집 들어가는 문입니다.

문종이 붙인 문이라니....아 아름다워라~

오늘 인생 컷 찍었습니다. 마루 높은 집(가운데)을 발견했지 뭐에요. 사진에서는 별채만 찍혔지만 다음에 기회 되면 또 찍어서 보여드릴게요. 

도서관에 긴 가방 둘러메고 서서 아파트를 내려보니~~~

자전거 색이 참 이쁩니다. 옥색 연초록.

능소화가 옛날 한가닥 한 가문에서만 키울 수 있었다면서요? 평민은 못 키웠다던데 이 집도 과거 양반댁이었겠지요?? 지금은 주변에 새집이 올라와 잊혀지기만 하는 폐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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