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신부

마거릿 애트우드

by 노사임당

제 둘째는 소설을 씁니다. 초등학생인데요. 깜짝 놀랄 만큼 수준 높은 글을 써서 저를 부럽... 경외... 사랑... 뿌듯함으로 휘젓는답니다.


같이 책방에 가면 아이는 항상 살 책을 몇 권이나 가져오는데요. 일단. 일단, 한 권만 읽고 또 오자.. 며 아이의 손에 들린 책을 제자리로 돌려놓습니다만 뒷모습이 무척이나 슬퍼 보입니다.


어느 날 아이가 가져온 책입니다. 저는 처음 듣는 작가에 제목입니다. 책 참 안 읽었죠? 여하튼, 세계문학전집이니 내용은 괜찮음을 확보했을 터이니 합격을 주고. 중요한 건 나에게도 뛰어난 작품일지인데 그건 읽어봐야 알겠습니다만 둘째의 말이 저를 유혹했습니다.


"엄마, 첫 문장부터 재밌어"

"오잉. 그래? 그렇다며 사야지."


그렇게 내용도 보지 않고 가져온 책입니다. 그러나, 예상할 수 있게도 학원에 학교에 이전에 사놓은 책까지 당장 손이 가는 책도 아니었을 이 책은 책꽂이에 자리만 차지할 운명이었죠. 다행스럽게도 마침 소설이 당겼던 저는 읽던 에세이를 -에세이 마음 상할라- 책상에 조용히 내려놓고는 이 책을 들었습니다. 오 마이.. 무슨 책이, 이럴 수가.


아니. 책을 쓰면 그 속에 자신의 철학이 몇 문장으로 녹아들고 그 문장으로 책 소개도 하고 누군가의 마음도 후벼 파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책은 문장마다 통찰이 녹아있고 매서운 관찰력으로 엮은 묘사가 있습니다. 책 한 권에 자신의 모든 경험을 다 써먹으면 다음엔 무슨 필살기를 쓰려고 이러시나...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끝까지 읽고는 깨달았습니다. 다행인 건(?) 연세가 많다는 것과 대학에서 강의도 하셨다(소오생 작가님처럼^^소오생의 브런치스토리)는 것과 여자였다는 것.


그러니까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한 공부를 통해 지식도 대백과 수준이고, 나이가 많으니 삶에 경험치도 높다는 것이며, 여자이기에 여자로 살기 어려운 시대를 겪으며 그걸 감내하거나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싸워온 경력이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무슨 내용을 쓰든 할 말이 많아도 참 많으시겠다…. 는 감상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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