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조차 너를 모르는데, 내가 뭘 어떻게 하겠어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만약 당신에게 있어 잊고 싶은 사람과, 그 사람을 잊기 위해 새로 만난 사람이 매번 비슷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될까? 오늘은 '매번 힘든 연애를 반복하는 사람들'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해보려 한다.
유튜브 채널 중 내가 즐겨보는 웹드라마 채널이 있다. 영상의 길이도 그리 길지 않은 데다, 담고 있는 내용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거나 들어봤을 법한 일들이라 공감하면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제저녁 글을 쓰고 유튜브를 보면서 쉬던 중, 채널에 새 영상이 업로드되었길래 바로 시청해보았다.
영상 속 주인공은 대학교 선후배로 보이는 남자와 여자였다. 다른 인물들의 대화로 미루어보건대, 남자는 여자 친구와 사귀던 중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여자와 몰래 놀다 여자 친구에게 걸려 헤어진 듯했다. 여자 또한 그 모든 사실을 알고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행동했다.
남자는 그녀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며 점점 그녀에 대한 호감이 커져가는 것을 느꼈고, 그녀 또한 그에 대한 호감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던 중, 그는 그녀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몰래 케이크를 사서 전달해주기 위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그녀에게 전화가 왔고 그는 그녀가 어디 있는지를 물어보던 중, 통화 너머 그녀가 어떤 남자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것을 듣게 된다.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나 그는 만취한 상태의 그녀를 마주친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자, 그녀는 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자신의 친구가 남자 친구와 다퉜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함께 헌팅을 하자고 말했고, 친구는 헌팅한 남자와 사라졌으며, 자신은 다른 남자가 자꾸만 질척거려 그 남자를 떼어내기 위해 그에게 연락했다고.
그녀에게서 이와 같은 얘기를 들은 남자는 기막혀하며 그녀에게 따진다. 정말로 자신과 잘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면 지금처럼 행동하고, 말할 수 있겠냐고 말이다. 자신에게 화를 내는 그를 노려보며, 그녀는 나지막이 '쓰레기'라는 말을 내뱉는다. 그러자 그는 그녀에게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말했다. "애초에 서로 좋은데 왜 안 만날까? 날 닮은 사람이랑 연애하면 힘들 거 아니까. 스스로 혐오하는데 나랑 비슷한 사람한테 끌리는 거. 그게 우리 문제야." 이 말을 끝으로 그는 가지고 온 케이크를 그녀의 앞에 내려놓은 뒤, 천천히 사라진다.
영상 속 다른 인물들이 그와 그녀에게 했던 말들, 그와 그녀가 서로 호감을 느껴했던 행동들, 갈등의 계기가 된 그녀의 행동과 그가 마지막에 그녀에게 했던 말. 이 모든 것을 고려해보면 그와 그녀는 매우 닮아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로에게 분명 호감이 있었지만, 너무나 닮아 오히려 만날 용기를 내지 못했다는 것. 그도, 그녀도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으리라.
가끔은 그럴 때가 있다. 만나면 힘들 게 뻔히 예상되는 그런 사람에게 호감을 느낄 때가. 머리로는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감정이 한쪽으로 확 쏠리면 이성적인 판단이 힘들어진다. 결국 그런 사람과 만남을 가지게 되더라도 스스로 예상한 것처럼 그런 관계는 결코 좋은 쪽으로도, 오래가는 것도 힘들다.
살면서 누구나 실수를 한다. 하지만 실수가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다. 우리가 '실수'를 실수라 부르는 이유는, 그러한 상황을 한 번도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실수를 통해 '앞으로는 이렇게 해야겠다', '저렇게 하는 게 낫겠다'라는 것을 배운다. 특정한 상황에 처했을 때 '위험할 수 있겠다'는 감각을 익히는 동시에, 전보다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도 생기는 것이다.
같은 실수를 매번 반복한다는 것은, 상황에 대한 인지능력과 위기 감지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 번의 비슷한 경험을 했음에도 그것을 통해 배운 게 전혀 없다는 것과 다름없다. 조금 냉정하게 말하면, 힘들지 않아서 바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과거의 연애로 인해 정말로 죽을 만큼 힘들었다면, 왜 바뀌지 않았겠는가? 매번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비슷한 연애를 하면서 그때마다 '너무 힘들다'라고 말한다면 누가 그 말을 믿어주겠는가? 그런 사람을 누가 계속 좋게만 생각해주겠는가?
나는 힘든 연애에 종지부를 찍은 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연애를 시작하는 것을 썩 좋게 보진 않는다. 무언가로 인해 많이 힘들었다면 그것을 회복하기 위한 휴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심하게 아파 몇 달 동안 병원 신세를 지내다가, 퇴원한 날부터 바로 고강도의 운동을 시작하는 게 몸에 좋을 리 없다.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을 하며 천천히 신체능력을 끌어올린 후에야, 어떤 운동을 하든 몸이 적응하게 되는 것이다.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는 상태에서, 자신이 고강도의 운동을 하고 싶다는 이유로 곁에 누군가를 항상 데리고 다닌다면 어떻게 될까? 무엇을 하든 곁에 있는 사람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처음엔 그에게 고마움을 느끼겠지만, 시간이 지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상대에게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낼 때도 있다. 이것이 정말 자신의 마음을 몰라준 상대의 잘못일까? 그렇지 않다. 스스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상태가 된 후에 상대와 같이 운동을 하면 될 일이다.
매번 힘든 연애를 반복하고 있다면, 자신의 연애에 대해 점검해볼 시간을 반드시 가져봐야 한다. '나는 쓰레기만 만나'라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주변에 쓰레기 같은 사람이 있더라도, 결국 연애라는 건 서로가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시작하는 것이다. 그만큼 쓰레기를 만났음에도 애초에 끊어내지 못하거나, 연애 후에도 모질게 끊어내지 못한다면 과거의 경험을 그저 흘려보냈다는 것밖엔 되지 않는다.
흔히들 자신이 '매력 있다고 느끼는 사람'과, '연애를 할 때 잘 맞는 사람'을 동일시한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이것은 분명히 다르다. 아무리 자신의 기준에서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나의 연애 성향과 전혀 맞지 않을 때가 있으며, 처음엔 평범해 보였지만 막상 연애를 하고 보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사람도 있다.
자신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이성의 특정한 부분, 만났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 연락과 스킨십 등 연애를 할 때 스스로 어디까지 내려놓는 것이 가능한지를 자기 자신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어디까지 허용 가능한지도 모르는데 상대가 어떻게 그것을 맞춰주고 이해할 수 있겠는가!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는 모 연예인의 우스갯소리처럼, "모르는데 어떻게 맞춰줘!"가 되는 것이다. 힘든 연애를 반복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디까지 당신을 알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