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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Oct 09. 2022

'미움받을 용기' 전, 먼저 내야만 하는 용기


한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책이 있다. 책의 제목은 '미움받을 용기'. 나는 아직 그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제목만으로도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어느 정도는 짐작이 간다. 그런데 최근 이런 생각이 들었다. 미움받을 용기를 내기 위해선, 그전에 앞서 또 다른 용기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냐고 말이다. 오늘은 "솔직해질 용기"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어떤 사람이든 사랑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말을 반대로 해석하면 누구나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할까? 여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특정한 무리에서 자신이 배척되었을 때 느끼는 소외감이 될 수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신이 덜 사랑받고 있다는 외로움 때문일 수도 있다. 이유 없는 미움으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나, 행복할 때 느끼는 기분 좋은 감정을 느끼지 못해서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결국 간단히 말하자면, 관계에서 오는 +(플러스) 요인보다 -(마이너스) 요인이 더 크기 때문에 우리는 미움을 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미움받을 용기'를 가져야 하는 것일까? 나는 그 이유에 대해 "나의 말이나 행동에 담긴 의도와는 전혀 관계없이, 누군가가 나를 싫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도, 사랑받을 수도 없는 이유도 이와 같다. 당신이 아무리 상대방을 배려하고, 궂은일을 도맡아 하든 간에 그것을 아니꼽게 보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세상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며,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단지 자신을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는 이유만으로도 사람을 해칠 수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시간을 쏟는다고 해서, 과연 그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당연히' 미움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지니고 살아가야만 한다. 이것은 반대도 마찬가지다. 글을 쓰는 나도,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명확한 이유 없이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것을 꺼렸을 때가 있었을 것이다. 무어라 콕 집어 말할 순 없지만 '상대와 잘 맞지 않을 것이다'라는 확신에 가까운 감정이 올라올 때가 있다. 즉, 당신 또한 이유 없이 누군가를 싫어할 수 있기에 다른 사람들 또한 당신을 이유 없이 싫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움받을 용기를 내기 위해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미움을 받기 전 "솔직해질 용기"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한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영상 속엔 한 남자가 등장했는데, 그에겐 한 가지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그 능력이란 회사 생활을 '기가 막히게 잘한다는 것'이었다. 그가 했던 말들 중에서 인상 깊었던 말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누군가가 이유 없이 저를 싫어하면, 저도 그 사람을 싫어합니다"라는 말이었다. 뒤이어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럴 땐 그 사람이 저를 싫어할만한 이유를 만들어줍니다"라고 말이다.



나는 이 말이 '솔직해질 용기'를 잘 적용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자신을 싫어할 때 억지로 그 사람과의 관계를 좋게 바꿔보려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자신을 미워할만한 명분을 만들어준다는 것. 이것이 어떻게 솔직해질 용기가 될 수 있는 것일까?






솔직해질 용기라는 건, 자신이 느끼는 감정뿐만 아니라 눈앞에 닥친 상황을 솔직히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의미한다. 누군가 당신을 싫어하는 것처럼 행동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신에게서 그 이유를 찾는다. 그 사람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곱씹어보거나, 혹시나 자신이 실수를 한 건 없는지에 대해 고민을 한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들여 고민을 했음에도, 딱히 미움받을 만한 짓을 자신이 하지 않았다면? 그렇다면 거기서 더 이상 생각을 하는 건 의미가 없다. 이유가 없는데 이유를 찾는 것만큼 머리 아픈 것이 없으니까 말이다.



이 단계까지 왔다면, 당신이 해야 하는 것은 단순하며 명확하다. "그 사람이 나를 별다른 이유 없이 싫어하는구나"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지만, 당신이 아무리 좋은 사람이더라도 당신을 싫어하는 사람은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음식도 마찬가지지 않은가. 어떤 사람은 오이를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은 오이를 싫어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이유로 오이가 건강에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가? 누군가 당신을 싫어한다고 해서, 당신이 별로인 사람이라는 것과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만 한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질 용기를 내고 나면, 전과는 다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과거에는 "저 사람이 날 싫어하는데,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건가?"라는 자기 의심과 불안감을 느꼈다면, 이제는 "저 사람은 나를 싫어하는구나. 뭐, 그럴 수도 있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신 이렇게 생각을 하기 위해선 특정한 상황이 만들어져야 한다. 당신을 이유 없이 싫어하는 사람들의 수가 적고, 그 사람들 외에 당신을 이유 없이 좋게 봐주거나 챙겨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 말이다.



만약 이와는 반대인 상황에 당신이 처해있다면 어떨까. 당신의 기준에서는 특별히 내가 잘못한 게 없음에도 자신을 떠나가는 사람들이 많고, 연락이 오기보다 연락을 해야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면 본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길 바란다. 내 잘못이 명확한데도 스스로가 그것을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미움받을 용기만 낸다면, 자존감은 낮은데 자존심만 점점 더 강해지는 상태가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닥친 모든 상황을 솔직하게 받아들일 용기가 있어야 한다. 누군가에게서 이유 없는 미움을 받는 것뿐만이 아니라, 사랑을 주고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것, 선행을 베풀고도 되려 좋지 않은 말을 들을 수도 있다는 것, 좋은 의도에서 한 행동의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후회하고 '그러지 말걸'이라고 자책할 시간에, 빨리 사태를 수습하고 이런 상황을 경험이라고 인식하는 게 훨씬 더 당신에게 도움이 된다.



모든 상황에서 솔직하게 행동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현실적인 어려움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결정적인 순간엔 반드시 솔직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매번 과거를 후회하고, 현재를 불안해하며, 다가올 미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솔직해져라. 잘못을 하든, 사랑을 하든, 일을 할 때도 어느 정도의 솔직함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사람과, 매번 실수를 남 탓으로 돌리는 사람 중 당신은 어떤 사람과 친해지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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