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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Oct 21. 2022

그러니까 '못' 하는 거예요, '안' 하는 거예요?


못하는 것과 안 하는 것. 두 말 다 '하지 않았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는 비슷해 보이지만 이 두 가지 말은 분명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오늘은 "못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의 차이"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나는 '못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차이가 '그것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의 유무'라고 생각한다. 즉, 못 한다는 건 하고 싶더라도 능력이 부족해서 할 수 없는 것이며, 안 하는 것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그것을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밥을 못 먹는 것'과 '밥을 안 먹는 것'. '연애를 못하는 것'과 '연애를 안 하는 것'. '일을 못 하는 것'과 '일을 안 하는 것'. 단지 하나의 말만 바뀌었을 뿐인데도, 우리는 이 짧은 문장이 의미하는 바가 크게 달라짐을 느낀다.



무언가를 하기 전, "나는 이런 거 잘 못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나는 그런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의아한 기분이 든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자신이 못할 거라고 확신한단 말인가? 물론 다른 비슷한 상황에서 무언가를 했을 때, 생각만큼 잘 해내지 못했던 적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비슷하다는 건 똑같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지난번의 경험을 통해 전보다 더욱 잘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그런데 왜 하기 전부터 스스로의 가능성을 자기 자신이 평가절하해야 하는가!






해보기도 전에 자신이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습관이 좋지 않은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타인의 시선에서 자신이 가진 능력보다 나 자신이 훨씬 낮게 보인다는 것, 두 번째는 실제로 자신이 행할 수 있는 능력이 정체되거나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내가 그랬다. 이미 익숙해진 것이 아닌,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느끼는 두려움이 너무나도 컸다. 그래서 무언가를 하기 전 스스로 선을 긋기 시작했다. "저건 나랑 맞지 않을 거야"라거나 "해봤자 별로 재미가 없어 보이는 걸"이라며 경험해보지 않은 무언가를 익숙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제멋대로 평가 내리곤 했다. 마치 포도를 먹지 못한 여우가 "저건 아마 제대로 익지 않은 신 포도일 거야"라며 자기 위안을 했던 것과 비슷한 것이었다.



그런 행동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몇 번 보이기 시작하자, 다른 사람들 또한 나를 그런 사람으로 바라보고 대하기 시작했다. "이거 한 번 해볼래?"라고 새로운 제안을 하던 사람들도,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들의 시선에서 나라는 사람은 '말을 꺼내도 어차피 하지 않을 사람'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이미지를 만든 사람은 다름 아닌 나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양한 경험을 해본 사람들에 비해 나는 여전히 제자리였다.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따지고 해 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도전해본 사람들은, 여러 분야에서 부딪히고 넘어지며 수많은 경험을 체득했다. 그에 비해 나는 익숙한 것, 해봤던 것 중에서 좋아하고 재미있는 것만을 고수하고 있었다. 나만의 왕국과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그게 세상의 모든 것인 마냥 매일을 행복하게 지낼 뿐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문득 깨달았다. 내게 있어 '숲'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다른 사람들에겐 '풀밭'이었음을. 나에게 '바다'라고 여겨졌던 게 누군가에겐 '시냇물' 정도 크기였다는 것을 말이다.






그것을 느낀 후부터 모든 것을 다르게 바라보고, 느끼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알고 있는 게 이 세상 전부가 아님을, 굳게 믿어왔던 가치관이 사실 내게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내가 무언갈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결론 내린 것이 아니었을까'라는 것을 말이다.



그때부터 모든 것에 웬만하면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다. 머리로는 '잘할 수 있을까'라고 여전히 의구심이 들지만, 일단 "좋아요, 해볼게요."라는 말을 먼저 내뱉기 시작했다. 많은 것에 도전했고, 그만큼 많이 실패했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다. 무언가에 실패해도, 미리 짐작했던 것만큼 최악은 아니었다는 이다. 또한 실패했던 것만큼 의외로 괜찮은 결과를 거둔 적도 꽤 많았다. 그저 그런 순간도, 그렇지 않은 순간도 있었을 뿐이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혼자 살기 시작하고, 글을 쓰기 시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모든 순간이 마냥 즐겁고 행복하진 않았다. '나는 이런 것도 못하는 사람인가'라는 자괴감을 느끼기도 하고, 가스불이 잘 나오지 않아 당황하기도 했으며, 생각만큼 글의 조회수가 나오지 않아 낙담하기도 했고,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 이런 것도 잘하는구나'라는 의외의 사실을 깨닫기도 했고, 가스 밸브를 너무 오랫동안 잠가두면 가스 불이 생각보다 오랜 시간 후에 들어온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잠잠하던 글들이 갑자기 조회수가 증가하며 많은 분들이 내 글을 읽어주시게 되었고, 받은 스트레스보다 몇 배나 더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 것이었다.






당신은 어떤 말을 더 많이 사용하는 편인가. 당신은 못하는 사람인가, 안 하는 사람인가. 무언가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것을 잘 못하는 사람은 아니었는가. 당신이 사실 무언가를 잘 못하는데 '안 하는 척' 연기하는 것보다, 솔직하게 그것을 잘 못한다고 인정하는 게 좋다. 왜냐하면 진짜 자신이 아닌, 자신이 바라는 이상적인 '나의 모습'을 오랫동안 연기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누군가를 보며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이미지 관리를 하는 거야'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당신 또한 당신의 결함을 완벽하게 숨길 수 없다.



결국 이 모든 문제의 답은 단순하며 간단하다. 정말로 '안 하는' 사람이 되면 모든 게 쉬워진다. 외제차를 '못 사는' 것이 아닌, '안 사는' 사람. 집을 '못 사는' 것이 아닌, '안 사는' 사람. 말만 들어도 멋진 삶이지 않은가! 그러기 위해선 자신이 가진 능력이 많아야 한다. 능력을 많이 가지기 위해선 그만큼의 많은 도전이 필요하며, 도전을 하기 위해선 '나는 잘 못해'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결국 '안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못한다'라는 마음가짐부터 바꿔야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어설픈 자존감, 쿨한 척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신의 삶을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도전하기 전 드는 두려움이 서서히 사라지게 된다. 그렇게 힘겹게 낸 용기는, 다음에 당신이 또 다른 도전 앞에 섰을 때 보다 빨리 당신의 내면을 채울 수 있게 도와준다. 당신이 겪은 모든 경험에서 배울 점을 찾아라. 결과적으로 실패했더라도, 그것에서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음번에 겪을 경험에서 당신의 성숙함은 확연히 차이가 나게 될 것이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못 하는 사람'인가, '안 하는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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