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외롭다고들 한다. 곁에 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길 바란다고 말이다. 그러나 정작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 누군가를 만나려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오늘은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인간에게 있어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마치 파도와 같다. 언제는 저 먼발치에서 잠깐 밀려 들어왔다가 쓸려내려 가지만, 무심코 차가운 기운이 느껴져 아래를 내려다보면 발목까지 밀려든 파도를 보기도 한다. 외로움에 이유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우리에게 외로움이란, 이유의 유무보다 '느껴진다는 것' 그 자체가 더욱 서글프고 가슴 아프게 와닿는 것이다.
외롭다는 감정을 회피하거나 잊어버리기 위해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하거나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반대로 잠을 자버리기도 한다. 잠이 들면 그 순간만큼은 외롭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할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외로움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우리가 밥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배고픔이라는 본능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외로움은 인간이 존재하면서부터 느낄 수밖에 없는 원초적인 감정이다. 오히려 그것으로부터 도망치려 할수록, 따라 잡혔을 때 느껴지는 공허함은 몇 배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외로움을 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할까?나는 어떠한 감정이든 그것을 진정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그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즉, 외롭다고 느낄 때 먼저 그 감정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갖은 핑계를 대며 다른 사람들 앞에서 괜찮은 척, 쿨한 척해봤자 내게 닥친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외롭다는 감정을 고스란히 받아들인 후 당신이 해야 할 것은,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해보는 것이다. 우리가 배고픔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음식을 먹는 것'이다. 정말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영상을 보거나, 손으로 만져본다고 해서 배고픔이 사라지진 않는다. 이처럼 외롭다는 것도 결국엔 누군가를 만남으로써 해소될 수 있을 뿐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아무리 잘 즐긴다고 해서 외로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선,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두려움을 느낀다. "내가 먼저 다가갔을 때 상대방이 날 싫어하면 어떡하지?"라던가 "혹시라도 내가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어떡하지?" 나는 오히려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들일수록, 사람들과 접촉할 기회를 많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한 자신감보다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하는 마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조심스러움. 몸에 자연스러운 배려가 배어있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손을 내밀지 않으면, 잡아줄 사람조차 없다는 것'이다. 걷는 방법도 모르는 사람이, 뛸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사람을 만나 먼저 손을 내밀 용기가 없으면, 자신의 기준에서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도 친해질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인연이라는 것을 믿는 편이지만, 인연도 서로 간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비로소 맺어질 수 있는 것이다. '저 사람과 친해지고 싶어'라는 생각을 수십 번 하더라도 말조차 걸지 않으면 길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과 다를 바 없지 않겠는가.
나는 지금까지 어떤 곳을 가던, 누구를 만나던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넨 편이었다. 내게 이것은 낯가림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오히려 내향적인 성격 때문에 정말 친해지고 싶은 사람을 놓친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 처음엔 있는 용기, 없는 용기까지 모두 끌어모아 말을 걸었지만, 이제는 비슷한 상황에서 친해지고 싶은 상대에게 훨씬 더 자연스럽게 말을 걸 수 있게 되었다. 숱한 경험과 그렇게 친해진 좋은 사람들 덕분에 그러한 용기를 낼 수 있다는 게 현재 내 결론이다.
별 용건 없이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시시콜콜한 대화만으로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 당신이 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주려고 하는 사람들이 곁에 머문다는 것, 아무리 친하더라도 서로 선을 넘지 않으려 조심한다는 것, 일방적이지 않고 적당한 Give&Take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것. 이 중 해당되는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당신은 아마 좋은 사람일 확률이 높다. 또한 당신의 곁에 있는 사람들 또한 좋은 사람들일 것이다. 이것과 반대된다고 해서 그것을 나쁘다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관계의 지향점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좋은 사람을 쉽게 사귈 생각을 버려라. 그만큼 좋은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선, 당신 또한 좋은 사람이 될 준비를 충분히 해야 할 것이다. 당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좋은 사람이 왜 당신과 친해져야만 하는가? 내가 만난 좋은 사람들은, 자신만의 무언가를 상대에게 줄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당신은 주변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 안정감과 편안함? 따뜻한 공감? 이성적인 조언? 다양한 간접경험? 든든한 의지? 결국 답은 간단하다. 당신이 타인에게 줄 수 있는 무언가가 많을수록, 굳이 당신이 다가가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당신을 찾게 될 것이라는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