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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Oct 31. 2022

'주말은 특별하게'가 아닌, '일상이 특별해지도록'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특별한 무언가를 하길 원한다. 바다를 보러 가거나,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간다는 등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것들을 하기 위해서도 따로 시간을 내야만 한다는 것이다. 평일에 바쁘게 일을 하면서 머릿속으론 '이번 주말엔 무조건 놀러 가야지'라고 다짐하면서도, 막상 주말이 되면 '피곤한 데 가긴 어딜 가. 그냥 집에서 쉬어야겠다'라며 침대에 드러누워 밀린 잠을 몰아서 자곤 한다. 나는 이런 패턴을 반복하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나 던져보고 싶다. 과연 특별한 무언가를 해야만 일상이 특별해지는 것이냐고. 오늘은 "지루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일상 속 순간들"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먼저 내 생활패턴에 대해 말하자면, 누구보다 반복적이고 틀에 박힌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매일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나 씻고 출근 준비를 한다. 준비를 마치면 대략 7시 50분에서 8시 사이가 되며, 간단하게 시리얼로 아침 식사를 해결한다. 출근 시간은 8시 15분까지 지만 회사까진 도보로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보통은 8시 9분쯤 필요한 것들을 챙겨 집에서 나선다. 8시 15분부터 9시까지 당일 어떻게 일할지에 대한 대략적인 계획을 세운 뒤,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정해진 시간 동안 일을 하고 휴식을 반복한다(점심시간은 11시 50분부터 12시 50분까지다).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간단하게 저녁을 먹는다(보통 편의점에서 산 도시락 또는 시리얼로 해결). 샤워를 한 뒤 빨래나 청소 등 집안일을 하고 나서, 집 근처 자주 가는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을 산다. 그리곤 집으로 돌아와 노트북을 켠 뒤 브런치에 글 한 편을 쓴다. 무엇에 대해 쓸지 고민하는 시간과 당일 쓰는 글의 분량에 따라 대략 오후 10시 전후가 돼서야, 비로소 하루의 일정이 끝이 난다. 이후부터 잠들기 전까지 약 2~3시간 동안은 유튜브를 보거나, 가볍게 맥주 한 잔을 하며 자유 시간을 갖는다. 이러한 반복적인 일상을 약 6개월 동안 보내고 있다.



적어놓은 글만 봤을 땐,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일상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몇 달 동안 이러한 일상을 보내면서 지루하다고 느낀 적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매일이 새롭다고 느낀 적이 훨씬 많았으며, 해야 할 것들을 하면서도 전보다 새로운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있으며 새로운 경험들 또한 겪으며 살아가는 중이다. 내가 누구보다 뻔한 하루를 보내고 있음에도, 왜 일상을 지루하다고 느끼지 않는지 그 이유에 대해 지금부터 말해보려 한다.






1. 일하는 사람들과의 적당한 친분


나는 '일'이라는 것이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여긴다. 사실 이건 당연한 말이다. 프리랜서를 제외한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회사에서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렇기 때문에 출근해서 함께 일하는 직장 동료, 상사와 평소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지가 당신의 일상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무빙워터'라는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해 일명 '회사생활 잘하는 직장인'으로 유명해진 이동수 씨는, 좋은 회사생활을 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잡담'을 꼽았다. 나 또한 이 말에 적극 공감했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회사는 일하러 가는 곳이지", "돈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니는 거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하루 24시간 중 우리가 가장 오래 있는 곳이 바로 회사라는 장소이다. 그렇다면 그 공간에서 생활하는 동안만큼은, 최대한 자신이 즐겁게 있을 수 있어야 한다.



잡담은 우리가 회사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최고의 가성비 활동이다. 적절하게 던진 잡담 한 마디의 효과는 꽤나 크다. 딱딱하고 경직된 분위기를 순식간에 부드럽게 하며, 지나치게 업무에 집중한 사람들의 어깨에 들어간 힘을 풀게 만든다. 업무에 지장이 될 정도로 수다를 떠는 게 아닌, 센스 있는 농담을 잘하는 사람은 어딜 가나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마련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어디까지나 잡담 또한 즐거운 회사생활을 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이다. 즉, 잡담을 너무 많이 해서 공과 사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친해져 버리면 오히려 업무에 악영향을 끼쳐 회사생활을 망쳐버리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2. 점심식사 후 가벼운 산책


나는 웬만하면 점심을 먹은 뒤 단 5분이라도 산책을 한다. 날씨가 좋은 날은 10분 이상 걷기도 한다. 그 시간에 의자에 기대 낮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후가 되면 잠을 잔 사람들보다 산책을 한 내가 훨씬 더 쌩쌩한 모습을 보인다.



몇 분 동안이지만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걷는다. 요즘엔 노래를 추천해주는 사람들도 있어서, 평소 몰랐던 새로운 노래를 듣는 재미도 생겼다. 노래를 들으면서 걷다 보면, 예쁘게 단풍으로 물든 나무와 잔디밭, 그 사이로 비치는 햇빛이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 그럴 땐 사진이 잘 나오는 구도를 찾아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내며, 그들 또한 지금 나와 같은 기분을 느끼기를 바라곤 한다.



가벼운 산책이 육체와 정신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이미 입증되었다. 비록 매우 짧은 시간이긴 하나, 나는 그것을 몇 달째 행하면서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오전 업무로 쌓인 피로를 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분전환에도 꽤 유용하다. '그거 몇 분 걸었다고 그렇게까지 몸으로 느껴지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나 또한 더 이상 권하고 싶지 않다. 산책을 통한 긍정적인 변화는 직접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요즘처럼 좋은 날씨엔 짧은 산책만으로도 일상이 특별해질 수 있기에, 나는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3. 퇴근 후 본인이 좋아하는 1가지


올해 처음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나는 이것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하다고 느끼고 있다. 무엇을 하든, 퇴근 후에 자신이 좋아하는 1가지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일상의 무료함'을 느끼는 빈도수가 현걱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퇴근 후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지만, 자신이 그러한 것들에 흥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하루하루를 보내곤 한다. 나는 그러한 생각에 반문한다. 퇴근 후 생긴 나만의 소중한 시간까지 꼭 무언가가 남아야 하고, 생산적인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것일까? 남들이 보기에 '저걸 왜 하나' 싶어도, 내가 즐거우면 그것만으로도 된 것 아닌가?



이것은 콕 집어 무엇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림, 운동, 꽃꽂이, 필사, 독서, 청소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처음엔 별로였다가 하면서 좋아지는 것도 있겠지만, 나는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부터 먼저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는 편이다. 남들이 해서 괜찮아 보인다는 이유로 자신의 성향과는 전혀 맞지 않는 무언가를 하며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것보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그것을 스스로 즐길 수만 있다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퇴근 후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하다 보면 회사일로 쌓인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으며, 대화를 할 때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주제가 하나 더 생기게 된다. 결국 어떤 상황에 놓이든 간에 본인이 좋아하는 1가지가 분명히 있는 사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이러한 3가지로 인해, 나는 매일 똑같은 일상 속에서도 그다지 지루함을 느끼지 않으며 살고 있다. 물론 크게 분류해서 3가지며, 이밖에도 여러 크고 작은 것들을 하며 내 삶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결국 모든 것은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좋은 회사를 다니고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더라도, 마음이 가난하면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들을 바라보며 부러워하고 시기와 질투만을 하게 된다. 반대로 현재 불안정하고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없다고 해도, 항상 앞을 바라보며 긍정적인 언행을 자주 하는 사람은 곁에 사람들이 알아서 모여든다. 당신보다 훨씬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그 자신도 돈을 많이 벌지만 매사에 부정적이고 예민한 사람과, 결코 부유한 집안도 아니며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지만 웃음이 많고 함께 있으면 즐거운 사람. 당신은 둘 중 누구와 더 친해지고 싶은가?



일상을 대하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고파 주말마다 여행을 가거나, 새로운 무언가를 즐긴다고 해보자. 그것들을 할 땐 분명 즐겁고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끝나고 월요일에 출근을 한다면 어떨까? 결국 당신의 일상에 달라지는 것은 없다.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다면, 일상 곳곳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두어야 한다. 평범했던 회사를 벗어나 몰랐던 자신만의 재능을 발견해, 인생의 2막을 사는 사람들도 처음엔 그렇게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지루한 일상의 완전한 탈출'일 것이다. 당신과 나, 우리 모두가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매일 아침 눈 뜨는 순간이 설레는 하루하루를 맞이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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