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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Nov 21. 2022

만남 후에 기분 좋은 여운을 남기는 사람들의 특징


누군가를 만난 후 집으로 돌아갈 때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 당신이 상대와 얼마나 잘 맞고 배려했는지에 따라 그를 만난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수도, 늦게까지 함께 있고도 아쉬운 기분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당신 주변엔 만남 후에 기분 좋은 여운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있는가. 반대로 당신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여운을 줄 수 있는 사람인가. 오늘은 "헤어진 후에도 기분 좋은 여운을 남기는 사람들"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토요일 오후, 지인들과 한 카페에서 열린 소규모 공연을 보러 갔다. 카페 분위기, 음료, 선곡, 공연을 보러 온 분들의 조용한 관람 태도까지 무엇 하나 흠잡을 것 없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공연이 끝난 뒤 원래 가려고 했던 가게가 만석이라, 카페 근처에 있던 다른 술집으로 이동했다. 함께 공연을 본 지인 중 한 명이 종종 방문한다던 그곳은,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음식도 아주 맛있었다. 쉬지 않고 얘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이 되었고,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 있었음에도 막상 헤어지려니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정말 좋아하고, 그것이 꼭 필요한 내게 있어 이런 기분이 드는 건 흔치 않은 일이었다. 그만큼 같이 있었던 사람들이 편하고 좋았기 때문이었으리라. 20대 시절보다 오히려 30대가 된 후에 혼자만의 시간을 기꺼이 내려놓을 만큼 좋은 사람들이, 곁에 많이 생겼다. 헤어지고 나서 기분 좋은 아쉬움과 다음에 만날 때의 설렘을 동시에 주는 그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면서, 문득 그들이 공통으로 가진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기분 좋은 여운을 남기는 사람들의 특징
: 1. 몸에 배어 있는 배려심



성인이 되고 나서 만난 사람들 중에 배려심이 없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었다. 다만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들 또한 여러 부류로 나뉘곤 했다. 크게 2가지로 나누어보면 "기본적인 배려를 타고난 사람"과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배려를 배운 사람"이었다.



전자와 후자를 나누는 가장 큰 차이는, '자신조차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도 배려를 할 수 있느냐'였다. 사회생활이나 여러 경험을 통해 배려를 배운 사람들은 자신이 피곤하거나 힘들 땐, 자신을 먼저 챙기는 모습을 먼저 보이곤 했다. 하지만 전자에 속한 사람들은,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 때도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물론 이러한 행동들이 꼭 옳거나 좋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좀 더 감동을 받거나, 마음이 따뜻해졌던 경우가 많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누가 봐도 피곤해 보이는데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거나 오히려 미소를 띠며 분위기를 맞추려는 그들을 보고 있으면, 상대가 나이가 많고 적음과 관계없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배려심은 모든 부분에서 드러난다. 상대를 위해 무언가를 가져다주는 등 보이는 행위뿐만 아니라 말투, 분위기 등에서도 그 사람의 배려심을 알아볼 수 있다. 몸에 배려가 밴 사람들은 단순히 '나이를 먹었다'가 아니라 '성숙한 사람'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를 풍긴다.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끊거나, '강약약강'의 태도를 보이거나, '내로남불'과 같은 행동들은 거의 하지 않았다. 대체로 그들은 부드럽고 따뜻한 이미지였으며, 하고 싶은 말을 날 것 그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기분 상하지 않도록 말을 할 줄 알았다.






기분 좋은 여운을 남기는 사람들의 특징
: 2.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태도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가장 많이 부딪히는 부분을 꼽으라고 한다면, '의견 차이'가 아닐까 싶다. 똑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이 겪은 것들을 근거로 삼아,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믿으며 살아간다.



종종 그런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한 확신이 너무나 지나쳐 자신과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들의 말을 묵살하거나, 그 사람의 생각 자체를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런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대화'가 '설득'으로 바뀜을 느낀다. 예를 들어 당신과 누군가가 1시간 동안 만나서 얘기를 했을 때 상대방이 50분, 내가 10분을 얘기하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다. 과연 이것을 좋은 만남이라고 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한다. "그 친구가 워낙 말하는 걸 좋아해서 그래."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질문 하나를 던져보려 한다. "그 친구가 네가 말하는 것처럼 좋은 사람이고 본인이 말하는 걸 그렇게 좋아한다면, 너도 말하는 걸 좋아할 거란 생각을 한 번쯤은 하지 않을까?" 자신이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게, 그것을 일방적으로 해야만 하는 이유가 되진 않는다. 대화에선 더욱 그렇다. 자신이 대화하는 걸 좋아한다고 하면서 상대방을 앞에다 두고 자기 할 말만 계속한다면, 그걸 대화라고 할 수 있을까?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는 그 사람이 가진 배려와도 연관이 있다. 내 경험상 배려심이 부족한 사람은 다름을 인정하는 것 또한 버거워 보였다.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무조건 자신의 말을 관철시키려 드는 사람들은, 그러한 행동 자체가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함을 보여준다. '나는 맞고 넌 틀렸어'가 아니라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네 말도 일리는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과 만났을 때 우리는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 있고, 거기서 대화의 진정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기분 좋은 여운을 남기는 사람들의 특징
: 3. 결이 비슷한 사람



아무리 배려가 많고 다름을 인정할 줄 안다고 해도, 만났을 때 '재미가 없다'라고 느낀다면 당신은 그 사람을 또 보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겠는가? 여운이 남는다는 건 아쉽다는 것이고, 아쉽다는 건 그 사람과 함께 있었던 시간이 즐거웠음을 의미한다. 즉, 기분 좋은 여운이 남는다는 것 자체가 나와 그 사람이 비슷한 점에서 공감할 수 있고 웃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사람 간의 관계에서 '결'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그 사람이 아무리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평을 받는 사람이더라도, 나와 결 자체가 다르면 그 사람은 내게 있어서만큼은 '잘 맞지 않는다'라고 느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친구는 끼리끼리'라는 말 또한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들끼리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이다.



결이 비슷하면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더라도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 길을 걷다가 시답잖은 농담을 하더라도 배를 잡고 웃을 수도, 좋아하는 노래를 추천했을 때 "어, 나도 그 노래 좋아하는데"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으며, 같은 공간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다. 반대로 결이 맞지 않는 사람끼리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고, 멋진 공연을 감상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보더라도 그 시간이 괴롭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배려,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 비슷한 결. 이 3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사람을 만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만약 당신이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당신 또한 이 3가지를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당신에게 기본적인 배려가 부족한데, 배려심이 있는 사람이 당신을 만나고 싶어 할까? 당신은 굽히기 싫어하면서 상대방에게 내 의견을 받아들이기만을 강요한다면, 상대는 계속 당신을 보려고 할까? 취미, 웃음코드, 가치관이 모두 달라서 만남 후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시간(돈) 아깝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사람과 또 약속을 잡을 수 있을까?



'배려'와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는 스스로에 대한 인식과 꾸준한 노력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는 부분이다. 결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나는 나이를 어느 정도 먹었음에도 기본적인 배려가 부족하고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는 사람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그 2가지는 분명 자신의 노력으로 고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어가는 것을 단지 '벼슬처럼' 생각할지, 그만큼 '성숙해질지'는 오로지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적어도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 사람이 당신과 만났던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하게 만들지 마라. 당신이 이런 생각을 가지면 좋은 이유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결코 상대를 함부로 대할 수 없다. 그러다 보면 당신의 배려와 섬세함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당신의 곁에 남게 된다. '무언가를 받고 싶다면, 당신이 먼저 줄 수 있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노력 없이 쉽게 무언가를 얻으려 하지 마라.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말이다. 그러한 노력들이 쌓이다 보면, 당신 또한 지금의 나처럼 누군가를 만난 후 집으로 돌아갈 때 느끼는 '기분 좋은 여운'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당신이 누구를 만나든, 그러한 여운을 주고받을 수 있음을 진심으로 바란다.



< 목소리로 듣는 글 >

https://youtu.be/NVKXD03w6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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