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온도'로 사람을 만난다는 것

by Quat


사람에 따라, 상대를 대하는 저마다의 온도가 있다. 누군가는 열렬히 상대를 환영하고 반겨주는 반면, 짧은 인사만을 건네고 그치는 사람도 있다. 이것에 대해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지만 깊게 친해지긴 힘든 사람이 있고, 처음엔 냉담한 것처럼 보이지만 친해진 후엔 처음과 다른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하는 건 그 사람이 가진 타고난 온도가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온도가 자신에게 '어떻게 느껴지느냐'이다. 오늘은 "사람을 대하는 온도 차이"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 반대로 추운 날씨에 지독하게 약한 사람이 있다. 평소 꾸준히 운동을 하고 체력이 좋아도, 날씨가 더워지면 아무리 옷을 얇게 입더라도 빠르게 지치곤 하는 것이다. 하지만 똑같은 날씨에도 평소와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후자인 사람은 전자인 사람에 비해 운동도 거의 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사람을 대할 때도 이와 비슷한 경우는 존재한다. '온도가 높은 사람'은 열정적으로 상대를 대한다. 상대에게 호감이 높을수록, 그들의 열정은 더욱 뜨거워진다. 그들이 가진 기본적인 온도 자체도 높은 데다가, 호감도에 따라 가진 온도는 더욱 올라가는 편이다. 이 부류에 속한 사람들은 상대에게 다가갈 때 우회하기보다는 가장 빠른 경로로 직진하는 것을 선호하며, 상대의 반응에 개의치 않고 그들의 마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데 진심이다.



반대로 '온도가 낮은 사람'도 있다. 여기에 속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성적이고 냉철하며, 사람 간의 관계에서 일정 거리를 두는 편이다. 자신만의 '선'이 명확하고, 이 선을 함부로 넘는 사람을 대할 때의 그들의 온도는 훨씬 더 낮아져 차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들 또한 상대의 선을 존중해주는 편이며, 대신 한 번 마음을 연 사람에게는 따뜻하다 못해 뜨거워지기도 한다.






인간관계에서 이 '온도감'은 꽤나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온도 차이를 모르고 섣불리 다가갔다가, 상대로부터 '화상'을 입거나 '동상'에 걸리곤 한다. 상대가 가진 따뜻함에 끌려 너무 가까이 접근했다가 마음을 '데이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이성적이고 지적인 모습에 매력을 느꼈지만, 함부로 손을 댔다가 '차갑게 얼어붙어'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사람마다 타고난 온도감은 다르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자기 스스로 그 온도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요즘처럼 바깥 날씨가 춥다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보일러를 최대 온도로 설정해놓으면 어떻게 될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추위에 벌벌 떨던 사람이, 이제는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던질 온도가 될 것이다. 조금 더 지나면 방바닥에 발을 대지 못할 정도로 뜨거워져, 다시 창문을 열지도 모른다. 얼마나 비효율적인 행동이란 말인가.



우리가 잘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자신과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완전히 반대인 사람들도 있다. 나는 반대인 사람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온도'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김이 펄펄 날 정도로 끓고 있는 뜨거운 물에 차가운 냉수를 부으면, 열이 식으면서 손을 넣었을 때 '좋다'라는 기분이 드는 적당한 온도로 맞춰진다. 이처럼 '아주 뜨거운 사람'과 '아주 차가운 사람'이 만나더라도, 서로가 가진 온도가 중화되어 딱 알맞은 온도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가능하려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두 사람 모두 스스로 자신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만약 서로가 자신이 타고난 온도에 걸맞은 행동만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상대와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불편하고 답답함만이 가득해질 것이다. 관계에서 불편함이 느껴진다는 건, 곧 그 사람과의 거리감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락이 뜸해지고 만나는 횟수 또한 줄어들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연락처만 있을 뿐 마치 남처럼 지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가진 온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첫 번째는 본인이 가진 온도가 어떤지를 스스로가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온도를 가진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적절한 온도를 맞출 수 있겠는가. 사람을 대할 때 자신이 본능적으로 편하다고 생각하는 태도, 인간관계의 폭과 깊이, 평소 좋아하는 취미 등을 떠올려보면 자신의 타고난 온도가 '높은지', 아니면 '낮은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다음으로는 상대가 '어떤 온도'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은 온도가 '높은' 사람인데 비해, 상대는 온도가 '낮은' 사람이라면 어떻게 대해야 할까. 그저 자신이 편하고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와 계속 함께 있고 싶어 하고 느끼는 감정 표현을 거침없이 표현하다 보면, 상대는 당신을 점점 불편해할 수밖에 없다. 물론 상대를 무조건적으로 배려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편한 대로만 행동하는 것도 성숙하다고는 볼 수 없지 않겠는가.






당신이 어떤 '온도'의 사람인지 정확히 인지하고, 그것을 사람과 상황에 따라 잘 '조절'할 수 있다면 인간관계에서 크게 상처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이것을 처음부터 잘하기란 쉽지 않다. 몇 번의 시행착오와 크고 작은 실수를 겪으면서 조금씩 그것에 익숙해지게 되는 건, 당신이 무엇을 하든 마찬가지다.



한 가지 덧붙여 말하자면, 자신의 온도만을 옳다고 믿으며 돌진하는 사람을 거를 수 있는 눈 또한 필요하다. 당신이 부담을 느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난 네가 좋아'라며 계속해서 뜨거움을 들이붓거나, '난 원래 이래'라며 자신의 차가움을 정당화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해석할 여지는 다양하지만, 정말로 그들이 좋은 사람이며 당신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아마 그렇게 행동할 수 없을 것이다. 진정한 사랑 안엔 '표현'뿐만 아니라 '기다림' 또한 있어야만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당신은 '어떤 온도'를 가진 사람인가. 당신은 스스로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인가. 점점 추워지는 겨울, 당신이 좋은 사람을 만나 '적당한 온도'를 품은 채로 따스한 연말을 보낼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