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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Dec 11. 2022

'찰나의 순간'을 '영원한 추억'으로 만드는 법


당신은 하루에 일어난 일들 중 몇 가지나 기억하는 편인가? 우리는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다시 잠에 드는 순간까지, 수없이 많은 일들을 겪는다. 하지만 자신의 기준에서 대수롭지 않다고 여기는 것들은 이내 기억에서 사라져 버리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을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어제와 오늘은 절대로 같을 수 없다. 큰 틀에서 바라보면 아주 비슷할 수는 있겠지만, 세세하게 살펴보면 순간순간의 선택들에 있어서 조금씩은 다른 부분들이 있기 마련이다.



'사는 게 노잼이다', '하루하루가 지루하다'라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나는 한 가지 질문을 하고 싶다. 정말 하루 중에서 한 순간이라도 미소 지어본 적이 없었냐고. 어쩌면 당신에게 있었던 기분 좋은 일들을, 단지 스쳐 지나간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지 않았느냐고 말이다. 만약 하루를 보내는 동안 기분 좋았던 순간들이 많았음에도 당신이 그것들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에 오늘이 별로였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아쉬운 일이 아니겠는가.



일주일에 최소 2회 이상은 글을 쓰면서, 내 일상은 꽤나 많이 달라졌다. 물론 긍정적인 방향으로 말이다. 이 글을 읽은 당신 또한 나와 같은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길 바라며, 오늘은 "기록하는 습관의 좋은 점"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올해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달라진 것들이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나'에 대해 전보다 훨씬 많이 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스스로에게 관대한 부분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스스로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보는 '나'에 차이가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 차이가 크면 클수록 힘들어지는 건 나 자 자신이며, 그 상태가 지속되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게 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자신 또는 주변에서 발생한 어떤 일들에 대해, 우리는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동시에 그 상황에 대한 나름의 결론을 내리곤 한다. '앞으로는 이렇게 해야지', '저렇게 하면 안 되겠다'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아주 잠시일 뿐,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편한 대로 말과 행동을 하게 된다. '생각'은 매우 휘발성이 강하기에, 어떠한 형태로 남기지 않으면 다른 생각들로 덮여 금세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꾸준한 글쓰기 습관을 가지게 되면, 과거의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생각했는지를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 또한 비슷한 상황에서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음을, 예전에 썼던 글을 통해 확인할 때도 있다. 그 차이가 왜 발생했는지, 똑같은 상황에서 과거와 현재의 내가 다른 생각을 함으로써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로 인해 나는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등에 대해, 보다 객관적으로 비교하면서 나조차 몰랐던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있는 중이다.






글쓰기로 인해 달라진 또 다른 점은,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마다 화가 날 때 나타나는 행동은 저마다 다르다. 누군가를 자신을 화나게 한 대상에게 곧바로 감정을 격하게 드러내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 자리를 벗어나려 노력한다. 또 다른 사람은 친한 사람을 만나 당시에 느꼈던 감정을 쏟아내는 반면,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채 속으로만 꾹꾹 눌러 담는 사람 또한 있다.



부정적인 감정을 잘 풀어내지 못하면, 마음의 병이 생기기 쉽다. 하지만 쌓인 감정을 풀어낸다는 건 결코 쉬운 게 아니다. 무조건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그렇다고 마냥 참는 것도 아닌, 자신의 성향과 현재 느끼는 감정상태 및 화가 났던 일의 원인을 생각해서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감정을 '참아왔던' 편이었다. 지금도 특정한 상황에서 느꼈던 감정을 드러낸다는 게, 내겐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과거에 비해 지금은 내가 느낀 감정들을 타인에게 곧잘 전달하는 편이다. 이렇게 바뀔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글을 쓰는 습관 덕분이었다.



스스로 느낀 감정을 서술한다는 건, 간접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즉, 글을 적는 것만으로도 아예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마음이 한결 편해지게 된다. 차분해진 감정 상태에서는 이성적인 사고가 한결 편해진다. 화가 잔뜩 났을 땐 마냥 타인의 잘못인 것만 같았던 상황이었지만, 점차 자신의 실수 또한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글쓰기는 건강하게 화를 표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자가 판단도 할 수 있게 만든다.






기록은 잃어버리지만 않는다면, 좋았던 상황을 영원히 추억할 수 있게 해 준다. 이것은 단순히 글쓰기뿐만이 아닌, 사진이나 영상을 포함한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글쓰기 같은 경우엔 그 당시 내가 느꼈던 감정을 좀 더 생생히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이나 영상은 글쓰기에 비해 보다 직관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과거의 내가 보았던 아름다운 풍경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다. 대신 그 결과물을 볼 때마다 조금씩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 감정은 설렘이 될 수도, 아련함이 될 수도 있으며, 때로는 슬픈 감정이 들기도 한다. 즉, 사진이나 영상은 결과물을 그대로지만 자신의 현재 상황에 따라 그때와는 다른 감정을 느끼게 만든다는 특징이 있다.



글쓰기는 조금 다르다. 사진이나 영상에 비해 보이는 것은 글뿐이기에, 읽으면서 그 상황을 떠올려야 한다. 색감, 소리가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은 자신의 상상에 맡겨야 하는 것이다. 보다 추상적이지만 이런 점 때문에 기록한 표현이 어떤지에 따라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이 꽤나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자신의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보다 일정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다. 표현을 더욱 다채롭게 하면 할수록, 상상할 수 있는 폭에 제한이 없다는 것 또한 글쓰기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이다.






이상 내가 생각하는 '기록하는 습관'의 좋은 점에 대해 말해보았다. 어떤 습관은 좋은 점보다 그렇지 않은 점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록한다는 건, 그것이 어떤 형태가 되었든 간에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다는 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요즘 하루를 무미건조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보이는 듯하다. 사는 게 힘들고, 시간이 나더라도 딱히 재미있어 보이는 건 없다 보니, 쉬는 날에도 집에만 있으면서 그냥저냥 하루를 보내곤 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엔 나도 일정 부분은 동의하는 편이다. 그런데 현실이 퍽퍽하고 재미가 없다고 해서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두에서 말했듯, 당신의 하루가 마냥 재미없고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건 오로지 당신만의 생각이다. 사실 하루에 한 번 정도는 누구나 웃으며 살아간다. 스스로 그 웃음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뿐이지만 말이다. 만약 정말로 하루에 한 번조차 웃지 못하는 나날들이 이어진다면, 그 상황을 바꿔야만 할 것이다. 이직을 하든, 연인 또는 친구를 끊어내든, 가족과 잠시 거리를 두는 한이 있어도 말이다.



결국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아무도 당신에게 그것을 하라고 권하지 않았고, 누군가 권했다 하더라도 당신에겐 그것을 거절할 선택지가 있었다. 당신의 인생이 재미가 없다면, 재미있게 바꿀 수 있는 선택지 또한 당신에게 있는 것이다. 그 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나는 '기록하는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의 일상이 좋은 습관들로 인해 충분히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고 믿고, 또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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