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 2022년 4월부터 지금까지, 1년이 조금 안된 기간 동안 글을 써오고 있다.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글을 쓰다 보니, 쌓인 글들이 벌써 '241편'이 되었다. 운 좋게도 썼던 글 중 몇 편이 카카오나 다음 메인 등에 노출되면서, 많은 분들이 글을 읽고 좋은 말씀들을 해주셨다. 그 덕분에 나 또한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는 힘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쓸 때마다 여전히 힘든 순간들은 존재한다. 오늘은 "글을 쓸 때 가장 힘든 순간"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브런치'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고, 꾸준히 글을 쓰다 보니 자연스레 주변에 있는 사람들 또한 내가 글을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글을 쓰는 것을 아는 사람들 중 일부는, 작년부터 유튜브를 시작한 사실 또한 말해주었다.
요즘은 '자기 어필의 시대'라고들 한다. 자신이 잘하는 것이 있어도, 그것을 알리고 홍보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가 무엇을 잘하는지 알 수 없다. 나 또한 이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여전히 '글을 쓴다'거나 '유튜브를 하는 것'을 내 입으로 말하는 것이, 부끄럽고 쑥스러운 기분이 든다. 꾸준히 하고 있는 것엔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지만, 확실하게 드러낼 수 있는 성과가 아직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아마 올해 브런치 공모전에 입상을 하게 된다면 좀 더 자신 있게 말을 꺼낼 수 있지 않을까.
이미 내가 글을 쓰는 걸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와 관련해 평소에도 내게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곤 한다. 이러한 응원의 말들은 지금까지 내가 글을 꾸준히 쓸 수 있도록 해준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친한 사이일수록 누군가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그것을 진심으로 칭찬하고 응원해 줄 수 있다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그렇기에 곁에 있는 사람들이 내게 건네는 긍정적인 메시지들은, 힘들거나 지쳐서 쉬고 싶은 날에도 글 한 편을 쓸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글을 쓸 때 힘든 순간들이 있다. 과연 그게 언제일까. 하루가 너무 바빠서 체력적으로 지쳤을 때? 좋지 않은 일이 생겨 스트레스를 받을 때? 글 쓸 소재거리가 생각나지 않을 때?
물론 이런 순간들도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날 글을 쓰지 못할 정도로 힘들진 않다. 체력적으로 지쳤다면 1~2시간 푹 쉬었다 쓰면 될 뿐이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대부분 풀리곤 했다. 소재거리가 생각나지 않으면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을 보며, 글쓰기에 괜찮은 주제를 찾아 글 한 편을 쓰고 잠자리에 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가장 힘들다고 느낀 순간은, "나의 실수나 잘못, 또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글에 담아낼 때"였다. 특정한 주제에 대해 글을 쓰다 보면 과거에 내가 저지른 큰 잘못이나 어리숙한 행동들을 예시로 쓸 때가 있다. 물론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서 나를 아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분들이 훨씬 많다. 이름은커녕 얼굴조차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내 부끄러운 모습들을 알게 된다고 상상하니, 괜히 민망한 기분이 드는 게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나만이 쓸 수 있는 글',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위해선 그러한 사실들이 꼭 들어가야만 할 때가 있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글을 쓰는 나의 만족을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힘들지만, 조금씩 그런 내용들을 글 속에 담기 시작했다.
글 속에 과거 내 잘못과 미성숙한 행동들을 담으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땐 내가 참 어렸구나'라며 반성을 하기도 했고,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런 말과 행동을 했는지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던 순간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오히려 그런 경험들 덕에, 과거에 비해 조금 더 성숙해지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놓이기도 했다.
약 1년이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내 못난 모습들에 대해 기록하는 건 힘들게만 느껴진다. 예전보다 성숙해졌다고 해서 실수를 하지 않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마냥 싸우기 싫어서 피하기만 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아닌 건 아니다'라고 말을 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것이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열정 없이 그저 하루하루 살기만 하던 예전보다 부지런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한없이 게으르게 행동할 때도 있다.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본모습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 여전히 그대로인 면은 있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 이처럼 어떤 쪽에 중점을 두는지에 따라, 같은 내용이라도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분명한 사실은 글 속에 내가 가진 부정적인 면들을 담고 나서부터,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SNS를 보면 모두가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분위기 좋은 곳에서 휴식을 즐기고, 경치 좋은 곳에서 친한 사람들과 여행을 즐긴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서 얘기를 해보면 각자 나름의 고충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종종 어떤 사람은 SNS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라 놀란 적도 있었다. 누구보다 행복하고 밝은 모습인 줄 알았는데, 현실에선 작은 것에도 스트레스를 받고 예민하게 반응했던 사람들. 그들에게 있어 SNS에 올라간 모습은, 자신이 진정으로 되고 싶었던 이상적인 모습이 아니었을까.
자신이 느끼고 경험하는 현실이 행복하지 않은데, 남들에게 비치는 모습만을 좋게 꾸민다고 해서 과연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종종 그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그들 대부분은 '자신의 부정적인 면'을 받아들이거나 인정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다.
자신이 매우 예민하거나 감정기복이 심한 편임에도 스스로를 이성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생각이 많은 것'과 '이성적인 것'은 다른 것인데도 말이다. 이와 반대로 아주 이성적이고 사리분별이 확실한 사람 같아 보이는데도 자신은 타인의 말에 공감을 잘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공감을 잘하는 것'과 '이해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분명 다른데도 말이다.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을 아무리 많이 가지더라도, '나'의 모든 면을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보는 나'에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특히나 요즘 들어 자존감에 대해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이러한 차이가 더욱 크게 생기고 있다고 느낀다. 자신이 어떤 말과 행동을 하든, 그로 인해 타인이 얼마나 상처를 입든지 간에 "나만은 나를 사랑해 줘야지"라며 근거 없는 자기애를 내뿜는 사람들. 자신의 부정적인 면을 고칠 생각이나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그것을 이해해 주고 보듬어줄 사람들만을 찾는 행동은 결코 올바르다고 볼 수 없다.
'무언가를 한다'는 건 분명 의미 있는 행동이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자신이 '무엇을 한다는 행위' 자체만으로 만족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반드시 얻을 수는 없음을 알아야 한다. 글을 쓰기만 한다고 해서 반드시 글을 잘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운동을 시작한 모든 사람이, 똑같이 멋진 몸을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다. 연애를 한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하게 사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건 '시작'이지, '끝'이 나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자신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정적인 '나'는 누구나 갖고 있다. 나는 그런 모습까지 '나'라는 건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나'의 모습이 특정한 상황에서 매우 좋지 않게 발현되거나, 타인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면 어느 정도 고치려는 노력 또한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실을 인지하고 꾸준히 노력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비슷해 보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당신이 이미 인지하고 있는, '별로라고 생각하는 나'를 인정하라. 사람의 본모습은 결코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의식적이고 반복적인 노력으로, 그러한 부정적인 모습을 약하게 만드는 것 정도는 가능하다. 당신의 긍정적인 부분으로 인해 누리고 있는 혜택이 존재하는 것처럼, 당신이 가진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도 스스로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쓸데없는 자존감 올리기에 정성을 쏟기보단, 진정으로 의미 있는 변화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며 살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