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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Mar 30. 2023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겪게 되는 일


우리는 누군가와 친해질수록, 한 가지 고민이 들 때가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느끼는 상대의 단점을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는지'이다. 상대와 교류하는 횟수가 잦아지거나 시간이 길어지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의 장단점을 더 많이 알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이 사람은 이런 점은 참 좋은데, 또 다른 점은 나랑 너무 다르네"라거나 "다 좋은데 이런 건 나랑 너무 안 맞군"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상대와 나 사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마음에 걸려 좋았던 관계가 틀어지려고 하거나, 관계를 진전시키기 어려울 때 당신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오늘은 "누군가와 친해질수록 하면 좋은 생각"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사람은 저마다의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성격이란 건 마치 양날의 검과 같아서, 자신의 강점이 때로는 약점이 되기도 한다. 또한 스스로 생각하기에 부끄럽고 약한 부분이라 생각했던 점 때문에 위기를 잘 극복할 때도 있다.



우리가 평소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들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이것은 단지 이성적인 호감이 아닌, 친구 사이에도 응당 적용되는 것이다. 사람은 친구라도 해도 어떠한 끌림이 단 하나도 없는 사람과는 절대 관계를 맺지 않는다. 외모가 뛰어나든, 유머감각이 있든, 확고한 자기 주관이 있든, 무엇이 되었든 간에 자신의 기준에서 매력이 없는 사람과 관계를 유지하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여담으로 많은 이들이 회사생활이 힘들다고 느끼는 것 또한 '맞지 않는 사람들과 억지로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는 게 가장 힘든 점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생각지도 못한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누군가와 친해질수록 그 사람의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까지 강렬히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사람의 모습에 끌려 친해졌다가, 그러한 판단이 자신을 향하는 순간 서운함이 느껴진다. 자신에 비해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다정한 모습에 호감을 느껴 다가갔지만, 별 일 아닌 것들에 매번 서운함을 표현하는 상대를 보며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어떨 땐 너무 잘 맞다고 느끼지만, 상대가 가진 특정한 부분으로 인해 상처를 받는 일이 많아지는 것. 아무리 이해해보려고 해도 이해하기 힘든 모습이 친해질수록 자주 나올 때, 우리는 선택의 기로 앞에 서게 된다. 그 사람과 관계를 더 유지해야 할지, 여기서 멈춰야 할 지에 대한 갈림길.






인간관계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해도, 이 2가지 선택지를 마주했을 때 힘든 건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있어 이런 고민이 들게 하는 대상은, 그만큼 자신에게 친하고 소중한 사람으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상황에 놓였을 때 사람들은 '조금 더 자신에게 익숙하고 편안한 성향'을 활용해 결정을 내린다. 감성적인 사람들은 '먼 미래보단 현재 자신의 마음이 끌리는 대로', 이성적인 사람들은 '현재 느끼는 감정보단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말이다(자신이 중요한 순간 어떤 방식으로 판단하는지를 떠올려보면, 어떤 성향을 타고났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내 경우엔 대부분 결정적인 순간엔 이성적인 판단을 내렸다. 물론 '이건 아니야'라고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도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판단을 내린 후엔 여지없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기에, 당장 아쉽고 힘들 게 뻔해도 나중을 위해 그것을 견딜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종종 이러한 내 성향이, 내가 봐도 과도하게 드러날 때가 있었다. 바로 '그 사람 때문이 아니라, 현재 내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을 때'였다. 평소보다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많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땐 지나치게 이성적으로 생각하려 들곤 했다는 것이다. 생각이 많아져서 상대가 한 말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하거나, 상대에게 필터 없이 직설적인 말을 내뱉는 행동들로 인해 관계에 악영향을 끼친 것이다.






즉, 우리가 누군가와 친해지고 나서 상대의 단점이 두드러지는 순간이 찾아오면, '상대가 변했다고 생각하기보단 현재 내 상황이 어떤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육체적인 피로 또는 심적인 피로가 쌓이면 평소보다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예민한 상태가 될수록 타고난 성향은 자신도 모르게 더욱 강해진다. 그러다 보면 평소엔 별생각 없이 넘어가던 상대의 언행들이 매우 거슬리거나, 고깝게 느껴지는 것이다.



만약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라, 오히려 편안하고 별일 없는 상태라고 해보자. 그런데 누군가와의 관계를 지속할수록,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잡생각들이 많아지거나 찜찜한 기분이 든다면 어떨까. 감히 단언컨대 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건 당신에게 그다지 도움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곤 했다. "그래도 걔가 마냥 단점만 있진 않아"



사람은 단점만 있진 않다. 당신에게 찝찝한 기분을 남기는 그 사람 또한 분명 어떤 장점이든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도, 당신도, 우리 모두가 해당되는 것이다. '굳이 기분 나쁘지 않아도 될 만한 부분'에서 당신이 기분이 나빠지고, '굳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될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면, 그 사람의 장점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당신과 그 사람은 '잘 맞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물론 '잘 맞는 사람'과도 맞지 않는 부분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누군가와 '잘 맞다'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러한 부분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현격히 적을뿐더러,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생겨도 그것을 최대한 빠르고 서로가 기분 나쁘지 않게 풀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생각한 것처럼 당신과 그 사람이 정말 잘 맞았다면, 그러한 고민을 당신이 계속하기 전에 이미 해결되었을 것이다.






친해질수록 그 사람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떠올려보라. 기분이 몹시 좋지 않은 날에도 '이 사람은 잠깐이라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정말 당신과 잘 맞는 사람일 것이다. 물론 당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더라도 어느 정도의 감정 컨트롤이 가능한 사람이라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결국 관계라는 건 나와 상대, 두 사람이 함께 상호작용하며 만들어가는 것이다. 상대가 어떤 사람이냐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별로라면 아무리 괜찮은 사람이 나타나더라도 그 사람과의 관계 또한 빠르게 끝날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좋은 사람은 또 다른 좋은 사람을 부른다.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말이다. 결국 상대가 누구인지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자신이 정말로 좋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어디에서든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 사람과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신경 쓰는 것보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관계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아무런 감흥 없이 의무적으로 일주일에 매일 보는 것보다, 1시간을 보더라도 하루의 피로가 씻겨 내려갈 만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나는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좋은 관계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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