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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Mar 31. 2023

당신을 달변가처럼 '보이게 만드는' 3가지 방법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말을 잘하는 편인가? 말이 가진 중요성은 내가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미 느끼고 있다. 이미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잘 말하는 방법', '지지 않는 대화법' 등 말을 조리 있게 할 수 있는 노하우가 담긴 책과 영상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 것들을 접해도, 단기간에 사람이 말을 잘하기란 쉽지 않다. 좀 더 빠르고 효과가 좋은, 그럴싸한 말하기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오늘은 "말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3가지 방법"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해보려 한다.






1. 말을 '하지 말아라'


이게 무슨 소린가. 말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고 해놓고, 바로 말을 하지 말라니. 하지만 말을 하지 않는 것. 즉 '침묵'은 당신이 대화를 할 때 기억해야 할 아주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이다.



종종 여러 사람이 모여 대화를 하다 보면 누구와 대화를 하든, 어떤 대화 주제든 불쑥 끼어드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이러한 부류에 속한 사람들 대부분은 활발한 성격이거나, 말을 하는 걸 매우 좋아하는 성격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갑작스럽게 대화에 낀 그들 때문에 잘 흘러가던 대화의 흐름이 한순간에 뚝 끊길 때가 있다는 것이다. 말은 하고 싶지만 대화하던 주제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이 별로 없거나, 너무 적다 보면 이런 일이 생기곤 한다.



무언가를 잘하기 위해선, 일단 그것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한다. 대화도 마찬가지다. 대화에서 가장 핵심인 주제가 있다면, 그것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말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주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는 당신이 단지 대화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면, 당연히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의 표정은 점점 좋지 않게 될 것이다.



대화 주제를 듣고 잘 모르겠다면, 말보단 차라리 비언어적인 표현이 훨씬 낫다. 상대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적절한 호응 정도면 충분하다. 괜히 아는 척하며 설레발치다, 당신이 그것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것이 들통난다면 얼마나 창피한가!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에 참여하고 싶다면 차라리 질문을 하면 된다. 대신 진심으로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만 질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궁금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데 그저 대화에 끼고 싶어 질문폭격을 하는 걸, 대답하는 상대방이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정리하자면 대화 도중 모르는 주제가 나왔는데 관심도 없다면? 무언가를 하려 하지 말고 그저 적당히 웃고 고개를 끄덕여주자.






2. 톤은 낮게, 속도는 천천히, 발음은 정확히


똑같은 말을 하는데도 어떤 사람은 말에 신뢰가 가지 않고 가벼워 보이는 반면, 다른 사람은 괜히 더 믿음이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여기엔 목소리와 말하는 속도에 깊은 연관이 있다.



말하는 톤은 대화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여러 아나운서들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평소 목소리와 뉴스를 진행할 때 목소리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유심히 들어보면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보다, 어떤 정보에 대해 알려줄 때 목소리의 높이가 좀 더 낮아진다. 성별을 불문하고 평소보다 낮은 톤으로 말하면, 듣는 사람의 집중력은 훨씬 상승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작게 말하라는 게 아니라 '톤을 낮추라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상대에게 무언가를 강조하고 싶다면 평소보다 낮은 톤에서 하고자 하는 얘기를 해보라.



톤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바로 '말하는 속도'이다. 흔히 말을 하다 보면 점점 속도가 빨라지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상대에게 빠르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려고 자신도 모르게 말을 빨리 하면, 되려 역효과가 발생한다. 빠르게 말하다 보니 말하는 톤이 점점 높아지고 발음 또한 뭉개지기 쉽다. 그러면 당연히 듣는 사람의 집중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천천히 말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속도로 말을 해도, 막상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보면 의외로 그렇게 느리지 않다고 느낄 것이다. 확실한 건 아주 빠르게 말하는 것보단, 차라리 아주 느리게 말하는 게 낫다.



정확한 발음은 대화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중 대화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말의 '마지막'이다. 아무리 또박또박하게 말을 시작했다고 한들, 어정쩡하거나 흐리듯이 말을 끝내버리면 듣는 상대방의 머릿속엔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말이 뭔데?'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말의 마지막엔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밝히거나, 상대의 의견을 묻는 식으로 확실히 끝맺음을 내어주는 게 중요하다. "... 그래서 나는 그걸 할 생각이야" 또는 "...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네 생각은 어때?"와 같은 식으로 말이다. 대화의 시작 포인트가 '자신에 대한 상대의 집중'이라면, 대화의 끝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드러내는 것'이라는 걸 기억하라.






3. 감정 덧붙이기는 이제 그만


종종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재밌는 장면이 있다. 바로 갑자기 화를 벌컥 내거나, 웃거나, 시무룩해지는 등 감정의 변화가 시시각각 변하는 사람들을 볼 때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대화를 하던 중 자신이 겪은 일에 '그 당시 자신이 느낀 감정'을 자주 덧붙여 말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내가 어제 친구를 만났는데 말이야. 글쎄, 걔가 또 늦었지 뭐야. 아니, 걔는 다른 사람들하고 만날 땐 한 번도 안 늦더니 왜 나랑 만날 때만 늦는지 모르겠어. 약속장소에서 20분을 넘게 기다리는데 날은 춥지, 배는 고프지, 하여튼 짜증이 엄청나는 거야. 난 늦을까 봐 저녁도 안 먹고 빨리 준비해서 나갔거든. 그날 또 회사에서 회식을 하기로 했는데, 메뉴가 뭐였는지 알아? 회였어, 회! 나 진짜 회 좋아하는데... 너 내가 회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지? 최근에 지인이 추천해 준 횟집에 갔었는데 거기 회가 정말 쫀득하고 맛있더라고. 그때 생각하니까 또 침 고이네... 근데 우리 무슨 얘기 중이었지?"



대화의 처음 시작은 '친구와 만난 이야기'였다. 하지만 끝은 '최근 자신이 갔던 횟집'이었다.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대화 주제가 달라져버린 걸까? 말의 흐름을 살펴보면 친구의 지각으로 인해 화자가 짜증이 났고, 거기서부터 말의 흐름이 갑자기 변하기 시작했다. 이후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인해 신이 나서 또다시 흐름이 바뀌게 된다. 그러더니 결국 자신이 무슨 주제로 대화를 시작했는지 자신조차 잊어버리게 된 것이다.



자신이 느낀 감정을 표현하는 동시에 말 또한 잘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특정한 사건을 통해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말하면서 시작하는 게 훨씬 낫다. 그렇게 되면 듣는 사람은 '아, 이 사람이 그때 기분이 많이 안 좋았구나'라는 걸 인지하기 때문에,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좀 더 공감하며 얘기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예로 든 것처럼 말하는 도중 자신의 감정을 계속 섞어버리면, 처음 말하고자 했던 주제로부터 길을 잃어버리기 쉬워진다.


 




잘 모르겠다면 차라리 입을 다물고 가만히 들어줄 것.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땐 평소보다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또박또박 말할 것. 힘들었거나 즐거웠던 일을 누군가에게 말할 땐, 느꼈던 감정을 맨 앞에 밝힌 후에 그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할 것. 대화의 주제, 대화 장소, 상대가 누구인지에 상관없이 말을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방법들이다.



우리가 착각하지 말아야 할 건, "말을 많이 하는 것과 말을 잘하는 것"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말을 많이 해야 한다고들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자신만의 말하기 방법을 체득하기 위해선 다양한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과 말을 해봐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경험의 축적을 위해서일 뿐,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는 건 오히려 자신에게 독이 된다.



정말 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극히 단순하게 행동할 뿐이다. 말해야 할 때 말을 하고, 그 외엔 굳이 말을 하지 않는다. 사실 말을 잘하는 것과 다른 것을 잘하는 것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해야 할 타이밍에 무언가에 최선을 다하고, 쉴 때가 되면 푹 쉬는 것. 그것이 전부이다. 힘들고 잘하진 못해도 말을 해야만 하는 순간에 용기를 내 말을 하는 것과, 귀찮고 피곤해도 해야 할 것을 해내는 것. 우리 모두가 말을 할 때만이 아닌, 다른 모든 것에도 '해야 할 때 그것을 제대로 해내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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