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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Apr 01. 2023

허들에 걸려 넘어졌지만, 1등을 한 선수가 있었다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과, 하던 것을 좋게 잘 마무리하는 것. 둘 중 당신은 어떤 것이 더욱 어렵다고 느끼는 편인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전혀 해보지 않은 환경에 스스로 뛰어든다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시작은 어려웠을지라도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무언가를 안고 간다는 것 또한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럼에도 오늘은 "끝이 강한 사람"에 조금 더 초점을 두고 말해보려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잘 해내지 못하는 것을 하는 사람을 보며, 대단하다고 느낀다. 그런 면에서 나는 '강한 책임감을 갖고 무엇이 되었든 끝을 잘 마무리하는 사람'을 보면, 멋지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 경우엔 무언가를 도전하는 건 쉽지만, 그것을 잘 마무리하는 게 상대적으로 어려운 편이기 때문이다.



평소 내게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더해, 이 주제로 글을 쓰기로 마음 먹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최근 한 영상을 보고 나서였다. 영상엔 허들을 넘어 달리는 선수들이 등장해,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그런데 경기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선수가 허들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치명적인 실수를 순순히 받아들인 뒤,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



그러나 그 선수는 달랐다. 곧바로 다시 일어나 전력질주를 하며 다시 허들을 뛰어넘기 시작했다. 꼴찌에서 그 다음으로, 또다시 다음으로. 점점 순위를 높여가더니 결국 그 선수는 마지막 순간 역전에 성공하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어쩌면 그 선수도 매순간 그렇게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우연히 그 경기에서만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했을 수도 있고, 그 경기가 그 선수에게 있어 매우 중요했기에 포기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중요한 사실은, '그 선수는 허들에 걸려 넘어졌음에도, 1등을 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다양한 자기계발 서적과 영상들을 보면 '노력'에 대해 강조하는 것들이 많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결국엔 자신이 원하는 걸 얻게 될거라고 말이다. 나는 이 말에 대해 '반은 믿고, 반은 믿지 않는 입장'이다.



이 세상엔 정말로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단순히 노력도 하지 않고 원하기만 하는 사람말고, '진심을 다해 매순간 자신의 꿈을 이루려 노력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러나 세상은 차갑고 냉정하다. 엄청난 실력을 보여주며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해도 이슈가 되는 건 그때뿐,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전과 다를바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그렇다면 그들이 기울인 노력은 전혀 가치가 없는 것일까? 적어도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해서 과정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 만약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승하지 못하면, 그 사람은 실패자일까? 강승윤, 이무진, 송민호 등등. 방금 나열한 사람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지만 우승자는 아니다. 그런데 그들은 누가 보더라도 성공했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렇듯 결과와 상관없이 원하던 것을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 또한 적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로 간절히 노력을 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무언가에 도전해 목표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하더라도 그보다 더욱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답은 없지만, 이에 대한 내 생각은 "결국 무언가를 시작하고 꾸준히 하다보면 어떤 형태로든 결과는 나타나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가장 중요한 건 뒷부분이다. 바로 그 결과가 어떤 식이든 그것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부분이다.






몇 년 동안 공부를 했는데도 합격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 사람과 오래 만났지만, 결국 결혼은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누구보다 회사 생활에 진심으로 임했음에도 제발로 나가야만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이 모든 것엔 당신의 잘못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의 잘못이 더 큰가를 판별하는 건 크게 중요하진 않다. 그보다 더욱 근본적인 것은 '어떤 쪽이 되었든 당신이 한 쪽을 선택해야만 하고, 그 선택이 아무리 힘들고 괴롭더라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끝을 잘 맺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이러한 순간이 본인 앞에 찾아왔다는 걸 빠르게 알아차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순간을 담담히 받아들이기 위해 남몰래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그것은 정말, 정말로 쉬운 일이 아니다.






먼저 헤어지자는 말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회사를 그만둔다고 해서, 그 사람이 열심히 회사를 다니지 않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것도 결국 '어떠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의 애매함을 얼마나 빠르게 줄이고 행동하는가이다.



앞서 설명했던 선수가 넘어진 후 다시 달리기로 한 건 오로지 그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내가 가장 감명깊었던 부분은 다시 달리기도 한 게 아니었다. 바로 그 선수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일어나 달려나갔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그 선수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었다.



만약 거기서 그 선수가 다시 일어나서 달려야할지, 아니면 경기를 포기할지 망설이는 시간이 길어졌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그는 다시 달리든, 경기를 포기하든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을 것이다. 다시 달린 건 그 선수의 선택이었을 뿐, 그 행동으로 인해 그가 1등을 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망설임없이 달린 그의 선택으로 인해, 1등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였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산을 오르기 위해 입구에 한 발을 내딛었다는 건, 동시에 정상까지 한 걸음 가까워졌다는 것과 같다. 즉, 당신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든 그것은 끝을 향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니 우리는 무언가를 하는 동시에 자꾸만 망설이는 습관을 줄여야 한다. 하기로 했다면 그것에만 집중할 줄 아는 힘과 끈기가 필요하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더 낫네', '그 사람을 만날 걸 그랬나', '차라리 그때 그 회사에 이력서를 넣을걸'.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를 좋지 않은 길로 밀어넣는 것과 같음을 알아야 한다.



과거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면 할수록, 그와 동시에 또다른 후회거리를 자진해서 만드는 것이다. 빚이 빚을 부르는 것처럼 후회 또한 그런 성질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 더이상 자책하거나 후회하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이 자신을 믿지 않으면, 누가 당신을 믿어주겠는가. 무엇이 되었든간에 우리의 끝은 유리가 만드는 것이며, 그것을 책임지는 것 또한 우리라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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