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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Apr 25. 2023

'잘하는 게 없는' 사람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고민하곤 한다. 스스로 가진 성향 덕분에 나오는 장점에 만족하는 동시에, 함께 드러나는 단점을 보며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란 생각도 든다. 그런 생각이 극에 달해, 아예 타고난 성향과는 전혀 다르게 행동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의 타고난 성향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오늘은 "타고난 성향과 이상향의 차이가 클 때 해보면 좋은 생각"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요즘 들어 유난히 이성적인 면에 집착하듯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틀린 것이 죄가 되고 한 번의 실수조차 용납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자신의 타고난 성향을 바꾸려고 하거나 더욱 강하게 유지하려는 모습들이 보일 때가 있다.



타고난 배려심과 다정함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상처를 받으면서, 그러한 마음을 숨기고 애써 그렇지 않은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곤 한다. 하지만 이내 상대가 좋은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오면서 내가 느낀 것 중 하나는, 결국 자신의 타고난 성향을 아예 바꾸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타인의 말과 감정에 공감을 잘하는 사람들은 노력과는 관계없이 그러한 상황이 닥치면, 자연스레 자신의 감정이 동하는 것을 느낀다.



반대로 이성적인 성향이 두드러진 사람들은 공감보다는 상황의 해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무엇이 옳은 것이 아닌, 자신의 성향에 따라 상대를 배려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종종 자신의 성향과는 정반대 되는 행동을 하게 될 때도 있다.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비슷한 상황에서 전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예전에는 감정에 휩쓸려 이성적인 판단을 잘하지 못했던 사람이 좀 더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려 한다 건가, 무조건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믿었던 사람이 상대의 감정을 헤아려본다던가 말이다.






종종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쪽으로 생각하고 행동해 보는 건 분명 도움이 된다. 그러나 타고난 성향, 즉 행복하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성향 자체를 애써 무시한 채 무조건 반대되는 성향대로 행동하려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감정이 주된 성향인 사람들이 지나치게 이성을 끌어올려 행동할 때 나타나는 모습들엔 여러 가지가 있다. 핵심 없이 장황하게 말을 한다거나, 명확한 근거 없이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밀어붙이거나, 내로남불의 논리를 적용하는 등 대부분 본인의 감정을 근거로 말과 행동에 타당성을 부여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이성이 주된 성향인 사람들이 억지로 감정을 끌어올릴 때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게 바로 '영혼 없는 리액션'이다. 여기서 그친다면 귀엽게 넘어가 줄 수도 있지만 문제는 다음이다. 바로 '타인의 감정을 자신의 기준에 근거해 넘겨짚거나', '공감해 주는 척하며 바로 상대 의견에 반박하는 것'이다.






전에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 중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아 성향이 변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에게 자신이 상처를 받았다는 게, 또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줘야만 하는 이유가 될 순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이 지금까지 경험한 것들이 전부 진실이자 옳은 게 아닐 수 있음을 인지하는 태도를 갖추며 살아가야 한다. 현재 자신의 기준에 대한 믿음은 가지되, 그것이 모든 경우에 적용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생각 말이다.



자신이 어떠한 성향을 좀 더 많이 가지고 있는지, 그로 인해 어떤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는지 끊임없이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란 단순히 말을 예쁘게 하고 다정한 사람을 의미하진 않는다. 어떤 사람을 대하든, 어떤 상황에 처하든 확고한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되,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 융통성을 가진 사람. 내겐 이런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






당신이 그토록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이 되더라도, 여전히 바라는 무언가는 생기기 마련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신이 바랬던 이상적인 사람이 된 후에, 정말로 변화를 원했던 지금 당신을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무언가를 간절히 바란다면 그러한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해 보는 건 좋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지금 당신이 간절히 원하는 걸 가진다고 해서 무조건 행복할 것이라고 믿진 말라는 것이다. 원하던 회사에 취업한다고 해서, 남몰래 좋아하던 사람과 연애를 한다고 해서, 그토록 갖고 싶던 물건을 산다고 해서 오랫동안 행복할 거란 보장은 없다.



당신은 스스로의 가치를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 떠올려보라. 자신이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나는 잘하는 게 없어' '난 왜 이렇게 서투른 걸까'라고 자책하고 있진 않은가. 수십 가지의 장점을 가졌음에도 잘하지 못하는 무언가에 얽매어 있는 사람과, 매사에 서투르지만 몇 가지 장점에 집중해 확실한 자기만의 매력을 만든 사람. 두 사람의 차이를 가르는 건 단 하나. 스스로를 '얼마나 자주' 되돌아보는 태도에 달려 있다. 정말로 잘하는 게 없는지, 아니면 스스로가 잘하는 게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은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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