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하고 나서 매번 스스로 잘했다고 다짐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뒤돌아보면 '그때 좀 더 다르게 행동할걸'이라며 후회할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 자신이 한 행동을 수정할 수 없음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었다'라거나 '다음부터 잘하면 되지'라는 적당한 자기 합리화를 하며 다시금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데 만약 자신이 이러한 자기 합리화를 자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 때, 당신은 그다음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떠한 행동을 하는 편인가.오늘은 "스스로의 부족한 부분과 마주했을 때 하는 행동들"에 대한 생각을 말해보려 한다.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스마트폰의 잦은 사용과 자세의 불균형으로 인해 목과 어깨에 조금씩 통증이 느껴지는 날이 종종 있었다. 거기다 나는 체력관리를 주로 조깅이나 맨몸운동 등으로 하는 편인데, 어떤 운동이든 강도나 횟수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하면 할수록 더욱 체감하고 있다. 새로운 운동을 하기 전 다양한 영상을 참고해서 하더라도, 혼자서는 정확한 자세로 운동을 하기가 꽤 쉽지 않기에 운동 후 개운함과 함께 이유 모를 통증이 느껴질 때도 종종 있었다.
더군다나 퇴근 후 휴식시간을 더 많이 가지기 위해선 운동과 글쓰기, 밀린 집안일을 서둘러해야 하는데, 그중 가장 하기 싫고 귀찮은 것을 꼽자면 바로 '운동'이다. 그래서 서둘러 운동부터 하려다 보니 굳은 몸을 충분히 풀어주고 나서 운동을 해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이고 우선적인 사실을 잊어버리기가 일쑤였다. 그렇게 좋지 않은 자세와 더불어 뭉친 근육으로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다 보니, 이틀 전 문제가 발생했다.
처음으로 이상을 느낀 건, 목을 뒤로 젖히고 기지개를 쭉 켤 때였다. 고개를 천천히 뒤로 넘기는데 뒷목과 어깨에서 무어라 설명하기 힘든 불쾌한 느낌과 함께 뻣뻣함이 느껴졌다. 원래대로 돌아온 뒤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목을 천천히 이리저리 움직여보자, 누군가 내 뒤에서 아주 강하게 잡아당기는 것처럼 움직임에 제약이 생기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서야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퍼뜩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대로 가만히 내버려 두면 안 되겠다 싶어, 유튜브에 들어가 '거북목', '거북목 스트레칭' 등 다양한 검색어를 입력해 봤다. 숱한 영상들 중 가장 조회수가 많은 영상을 보며 30분이 넘게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통증과 뻣뻣함과 함께, 하나의 자세를 끝낼 때마다 눈이 번쩍 떠지는 듯한 개운함이 동시에 들었다.
거북목에 좋은 몇 가지 자세가 등장한 스트레칭 영상 하나를 다 보고 나자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에어컨을 틀었음에도 몸엔 열기가 후끈했고 여전히 목과 등, 어깨엔 개운하면서도 뻐근한 느낌이 공존하고 있었다. '진작 스트레칭 좀 할걸'이라는 후회와 함께 '이제라도 해서 다행이다'라는 안도감도 함께 느껴졌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분들 중에서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몇 분 정도는 하셨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들어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살아본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없어서 보지 못할 수는 있겠지만, 있는데 그걸 보지 않고 참을 수 있는 사람이 정말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만큼 재미있고 유용한 정보들이 많이 담겨있지만, 지나치게 사용했을 때 나와 같이 목과 어깨에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런데 꼭 이러한 자세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생각의 범위를 확장해 보면 어떨까. 평소엔 인식하지 못하다가 특정한 계기로 인해 자신에게 커다란 문제가 있음을 자각하게 된 적이라고 한다면, 아마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작하지 말아야 했음에도 시작한 관계. 발을 담그지 않았어야 함에도 발을 들여놓은 특정한 장소나 분야. 이미 시작하거나 발을 담갔지만, 무언가 불편한 기분이 이따금씩 드는 그 모든 것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장 재미있는 것들 중 하나라고 한다면, 바로 '이중성'이 아닐까 싶다.그 누구보다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선 매우 주관적인 판단을 하기도 한다. 친한 친구에겐 누구보다 완벽한 조언을 하는 사람이, 정작 자신에게 그러한 일이 닥치면 어쩔 줄 몰라하는 것. 밖에선 누구보다 상냥하고 다정하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겐 폭언이나 거친 행동을 남발하는 것. 타인에게 비꼬는 듯한 말투와 쓸데없는 의미부여를 자주 하는 사람이, 정작 상대방이 그런 행동을 하면 '왜 그런 행동을 하냐'며 일침을 놓는 것.
사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본능이라 할 수 있다. 나를 포함해, 누구나 자신에게 문제의 원인이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 문제가 크면 클수록 그러한 성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우리는 TV에 나오는 유명인들이 자신이 저지른 명백한 실수에 대해 변명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눈살을 찌푸린다. "저 사람은 양심도 없네"라거나 "그냥 솔직하게 인정하면 될 것을, 왜 저렇게까지 행동하는 거야?"라며 그들의 이중적인 태도를 비난한다. 물론 그들의 태도가 문제라는 것엔 동의하지만, 생각해 보면 누구나 그런 모습을 보인 적이 있었다.
정말 자신의 잘못이 아니어서 억울함이 밀려올 때도 있겠지만, 본인의 잘못이라는 걸 스스로가 알면서도 괜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자신만 모른 척하면 누구의 잘못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없을 때, 솔직하게 잘못을 시인했을 때보다 딱 잡아떼는 것이 훨씬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들이 그렇게나 욕하면 TV 속 유명인사들과 비슷하게 행동할 것이다. 또한 그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에, 우리는 그와 반대로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사람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곤 한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그리고 그 실수가 자신의 잘못에서 기인했음을 인지하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어려운 건 '인정하는 표현'과 '극복하는 태도'이다.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건 쉽지만, 그것을 연관된 사람에게 "이건 제 실수입니다"라며 표현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이다. 더 나아가 그 실수에 대한 책임을 지고 꾸준히 그것을 극복해 나간다는 건 또 다른 문제인 것이다.
자세가 좋지 않아 건강상의 문제가 있다고 스스로 인지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려니'하고 넘어가곤 한다. 그러다 나처럼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그제야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훨씬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야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당연한 사실이지만, 우리가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너무나 당연해서 그것이 그렇게나 중요한지'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SNS나 유튜브, TV 프로그램을 보면 그 당연한 사실을 행하지 못한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음을 알 수 있다. 폭언이나 욕설을 넘어선 데이트폭력, 결혼하기 전부터 그러한 것들을 알았음에도 결국 결혼까지 한 사람들, 아이를 가진 후 결국엔 이혼한 사람들까지. 과연 그 사람들이 그러한 사실을 정말 몰랐을까? 개인적으론 몰랐다기보단 '모르고 싶었다'가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진실'과 '솔직함'을 좋아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느끼는 생각은, 정작 그런 진실과 솔직함이 사람들에겐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정말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보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그 사람을 바라보고 평가하며 결론까지 내린다. 어디 사람뿐이랴. 모든 것이 그러하다. 자신의 잘못에 상대방이 화를 내면, 상대방의 화내는 모습을 보며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야'라고 판단한다. 그러한 자신의 생각을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말하면, 그 사람들 또한 '화낸 그 사람이 잘못했네'라고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잘못은 숨긴 채, 애먼 사람만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한다는 건 언제나 힘든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선 그러한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생각보다 괜찮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 현재 처한 상황이 그다지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것. 이것에 진정으로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동시에 타인에게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비로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출발선에 겨우 설 수 있는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하다. 운동을 나름 한다고 했지만, 결국 지나고 보면 정확한 자세 및 스트레칭 없이 한 그 모든 시간은 건강에 별 소용이 없었다. 퇴근 후 내가 했던 노력들은 사실 근육을 더욱 뭉치게 만든 것에 불과했으며, 오히려 뭉친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또다시 시간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인지하고 받아들였기에, 스트레칭을 하면서도 덤덤한 기분이다. 아마 지금부터 며칠, 몇 달을 고생할 수도 있겠지만 근육이 모두 풀리고 괜찮아지면 그때부터는 좀 더 운동을 하기 전 더 정확한 자세를 하는데 시간을 쏟을 테니까 말이다. 그것이 중요하다.
당신은 어떠한가. '진짜 진실'은 외면한 채, 당신이 믿고 싶고 보고 싶은 것만을 '진실'이라 믿으며 살아오진 않았는가. 우리의 삶은 우리를 사랑한다. 그렇기에 당신이 잘못된 길을 걸어가고 있다면, 끊임없이 종종 그것이 잘못된 길이라는 신호를 다양한 방법으로 당신에게 보낼 것이다. 그것을 이따금씩 당신이 눈치챘을 때 먼 길이라고 해도 다시 천천히 돌아와 올바른 길로 갈 것인지, 아니면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며 그 길을 걸어갈 것인지는 오로지 당신의 선택이다. 그리고 그것에 책임을 지는 것 또한 당신의 몫임을 기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