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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Jun 24. 2023

어느 정도의 '독함'은 갖고 있어야 행복한 이유


나이를 먹을수록 전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게 되는 동시에, 또 다른 무언가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느낀다. 사람마다 어느 곳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이를 먹는 것이 썩 나쁘지 않다고 느낀다. 물론 시간이 갈수록 자연스레 책임지는 것들이 많아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의 안목이 괜찮은 편이며 일정 수준 이상의 책임을 다한다는 전제 하에, 어깨 위에 놓인 것들에 충실할수록 스스로에게 돌아오는 보상이 확실해지는 걸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 또는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할수록 정신적으로 충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으며, 자신이 몸담고 있는 업에 착실하면 자연스럽게 더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자신의 책임을 다한다는 사실이 때로는 피곤하고 힘들다고 느끼지만, 우리가 왜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여실히 드러내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오늘은 여기에 더해, 최근 느끼고 있는 한 가지 사실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생기면 그것에 지독하리만큼 에너지를 쏟는 사람들. 소위 '쟤는 참 독하다'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내 생각을 나름대로 당신이 읽기 좋게 풀어볼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오로지 당신의 몫임을 분명히 밝히며 시작해 보겠다.






아마 당신도 살면서 그런 사람을 한 번쯤 본 기억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무언가를 시작하면 그것 외에는 다른 것들을 크게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사는 사람 말이다(당신이 그런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한번 꽂히면 그게 자신의 마음에 들기 전까진 밥도 먹지 않고, 새벽이 돼서야 잠자리에 드는 그런 사람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참 독하다"라거나 "재는 뭘 해도 성공할 거야"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그들은,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일까?



한 가지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리거나 인정받은 사람들에겐 크게 2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하나는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즐긴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독하다"는 것이다. 오늘 글의 주제인 '독한 사람들'에 앞서, 먼저 '자신의 일을 즐긴다'는 것에 대해 간단히 얘기해 보자.






종종 사람들과 일, 즉 '업'에 대해 얘기를 하다 보면 크게 2가지 부류로 갈리곤 했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이 둘 중 하나에 가까운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물론 두 의견 다 나름의 근거를 갖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전자에 가까운 입장인 편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 이유는, 무엇을 하든 자신이 그것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따라 그것을 할 수 있는 기간과 에너지가 매우 큰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비록 자신이 그림에 재능이 없다는 걸 알아도, 그리는 것 자체를 좋아하면 붓이나 연필을 잡고 그리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자신이 그린 결과물이 마음에 든다면 더욱 좋겠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고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건 오로지 대상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생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그림을 엄청나게 잘 그리고, 결과물에 대해 사람들이 감탄을 쏟아내도 정작 본인이 그림에 전혀 흥미가 없다고 생각해 보라. 물론 그것을 통해 많은 돈을 벌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되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그러한 주장 자체가 결국엔 그들 또한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느껴진다. 이 말을 좀 더 풀어서 말하자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더욱 안정적인 상황에서 하고자, 잘하는 것을 발판 삼아 준비하려는 마음이 아닐까라고 짐작해 보는 것이다.



이것이 어디 취미나 일뿐이겠는가. 멋진 외모에 좋은 직장을 다니는 사람을 보면 '멋지다'는 생각을 해도, 결국엔 내 연인이 더 좋은 것 아니겠는가. 좋아한다는 건 대상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말과 같다. 애정이 있으면 상황과 관계없이 대상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비록 자신이 사랑하는 그것이 조금은 못나더라도, 내가 그것을 잘하지 못하더라도 그저 '좋아하기 때문에', 그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그것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일인가! 더욱 중요한 건, 그것을 좋아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은 결코 독해질 수 없다.






왜 좋아하는 마음이 없으면 독해질 수 없을까. '독하다'는 말은 곧, '각오가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각오가 있다'는 말은 곧,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위해 모든 걸 바칠 마음이 있다'는 말과 같다. 즉, 독한 사람들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기꺼이 쓴다는 것이다.



이 말을 반대로 해보면 독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이 이루고 싶은 무언가를 위해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연애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만약 이 사람이 '연애를 할 각오'가 있다면, 전보다 독하게 행동할 것이다. 소개팅을 하거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에 가거나,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다가가 번호라도 물어보지 않겠는가.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애하고 싶다'라고 말만 하지, 그에 걸맞은 행동을 스스로 하진 않는다. 원하는 것을 하지 않을 만큼 독하지 않다. 그렇기에 그것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독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걸 운 좋게 갖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이 많을수록, 그 사람에겐 되려 좋지 않을 수 있다. 왜냐고? 자신이 노력하지 않아도 원하는 걸 쉽게 얻을 수 있으니 그것이 '당연하다'라고 여기게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생각이 왜 좋지 않은 것일까. 왜냐하면 그러한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한다는 건 불가능하며, 더 나아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의 노력으로 얻어본 경험이 별로 없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요행만을 바라며 때를 놓치기 때문이다.






수주대토(兎)란 고사성어가 있다.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토끼를 기다린다'란 뜻이다. 춘추시대, 송나라에 한 부지런한 농부가 살았다. 여느 날처럼 밭에서 열심히 일을 하던 농부는, 밭에 있는 나무 그루터기에 난데없이 토끼 한 마리가 달려와 부딪혀 죽는 것을 보게 되었다. 뜻하지 않게 이득을 본 농부는 그다음 날부터 농사일은 내팽개친 채 나무 그루터기에서 또다시 토끼가 부딪혀 죽는 것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농부는 마을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할 뿐만 아니라, 그 해 농사 또한 모두 망쳐버리게 되었다.



운이나 요행은 기분 좋은 일이다. 왜냐하면 노력에 비해 더 많은 것을 얻게 된 것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운은 어디까지나 '우연'일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운 또한 지금까지 당신이 열심히 살아온 결과에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다. 결국 당신이 지금까지 운이 좋았던 건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해온 행동들 때문이며, 뜻하지 않은 행운들로 인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으면 운조차 사라져 버린다는 말이다.



내가 가장 상대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부류가 이에 해당한다. 요행만을 바라며 살아가는 사람들. 거기에 더해 욕심은 많은데 독하지 않은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다. 자신은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고, 남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는데도 정작 그러한 믿음에 비해 실천은 턱없이 부족한 사람들이 있다. 말만 번지르르할 뿐, 그것을 이루기 위해 독해지기는커녕 목표에 비해 아주 작은 것만 해놓고 남들에겐 그것이 대단한 것인 것처럼 부풀려 말하는 사람들. 내가 더 이상 누군가의 말을 믿기보단, 상대의 행동에 주목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성공 뒤에 숨겨진 엄청난 노력과 독한 모습까진 생각하지 못한다. 구독자 수가 몇십만을 넘긴 대형 유튜버를 보며 '나도 저렇게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편하게 살고 싶다'라고 생각한다. 몇 년 동안 0원에 가까운 수입, 단 몇 분 간의 영상을 업로드하기 위해 몇 시간을 편집해야 하는 인내심, 일정치 않은 수입에서 오는 불안함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의 여유로움 뒤엔 독함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 글을 읽는 당신이나 나 또한 독한 면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매일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회사로 출근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몇 년 동안 사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우리도 성공한 사람들과 다름없이 독한 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독한 면과 더불어 그에 상응하는 리스크를 짊어진 채 살았다는 것이다. 모두가 똑같이 노력하며 살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들에게 주목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원하는 것이 있는가? 그것을 얻고 싶다면, 해야 할 것은 단순하고 명확하다. 이루고자 하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면 된다. 이 말은 현재 당신이 누리고 있는 행복들을 지금보다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과 같다. 퇴근 후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 주말에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 유튜브를 보는 시간 등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을 쉽게 내려놓지 못한다. 그럴 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바로 "시간이 없어서"이다. 누구나 똑같은 하루를 보내지만 이뤄내는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당신이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면, 적어도 시간이 없다는 말만큼은 쉽게 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의 행복을 누리며 살지, 아니면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잠시 내려놓을지는 오로지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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