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Quat Aug 12. 2023

삶은 알려줄 뿐, 느끼는 건 우리의 몫이다


때때로 사람들은 무언가를 할 때, 본질보다 그것을 감싸는 껍데기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 상태로 시간이 흐르면 '왜' 그것을 하는지조차 모른 채, 별생각 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초, 중, 고등학교를 거쳐 명문 대학교를 입학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스펙이 되어버렸다. 몇 년 동안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조차 모른 채 '대학'이라는 것 하나만을 바라보고 매 순간을 살다가, 입학을 하는 순간부터 '꿈'과 '목표'를 강요받는다.



수많은 학과 중 얼떨결에 하나를 선택한 뒤, 전공과 관련된 직업을 골라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다. 자신의 의지라고는 거의 없는 채로 수십 년이란 세월을 허비하고 나서야 실제로 경험한 일이 자신의 생각과는 너무나 달라 좌절했던 사람들 또한 많을 것이다. 중요한 건, 그 사실을 깨닫고 나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사람보다 과거과 비슷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오늘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배우는 방법"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해보려 한다.






하고 싶은 것을 찾아 그것을 해보더라도, 실패와 좌절을 느낄 수 있는 게 인생이다. 자신이 원하던 것을 하는데도 이러한데, 하물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모르는 채 엉겁결에 해본 게 적성에 맞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적성에 맞고, 맞지 않는 건 사실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적절히 들어맞는 업을 가진다는 건 극소수의 사람들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중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쪽으로 일을 하고, 남는 시간엔 선택하지 않은 쪽의 취미를 하며 하루를 보내곤 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선택한 뒤 퇴근 후엔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내거나,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화가가 된 사람이 본업에선 활동이 저조하지만 정작 취미로 시작한 복싱에서 두각을 드러내 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본업 외에 퇴근 후 자기만의 취미를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도 의외로 아주 적다는 걸 요즘 들어 느끼고 있다. 물론 오후 6시가 지나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많다. 모임에서 사람들을 만나거나, 책을 읽거나, 따로 자격증 공부를 하는 등 말이다. 그러나 그들과 대화를 해보면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을 '좋아서' 하는 사람은 꽤 적었다.



그들은 그것들을 '좋아서' 한다기보단,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기 위해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데에 가까웠다. 퇴근 후 다양한 모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도 모임 활동 '그 자체'를 좋아한다기보다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자극을 받아서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 또는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 모임에 참가한 경우도 많았다. 독서라는 행위가 좋다기보단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책에서 골라낸 뒤 그 책을 더 이상 읽지 않는다거나, 그 사람이 정말로 좋아서가 아니라 자신의 육체와 정신적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타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나는 생각만 하는 사람보다는 실제로 무언가를 '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생각은 누구나 하지만,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 그거 하려고 했었는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나 그거 해봤어'라는 말은 하기 어렵다. 이처럼 해보지 않았으면서 상상과 추측만으로 무언가를 해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과는 거리를 좀 두는 편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부류의 사람들은 "실천"의 어려움과 가치에 대해 좀처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건 어렵다. 하지만 그것이 전보다 수월해지게 되면, 이젠 그다음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지금 하는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지까지 생각하는 힘. 해보지도 않고 추측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동시에 그다음을 예상할 수 있는 힘. 더 나아가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스스로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깊게 생각하는 힘. 이러한 과정을 계속해서 되풀이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깨우친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국어, 영어, 수학 등 다른 과목들은 학원을 다니면 실력이 늘어난다. 아무리 지능이 낮은 사람이라도 해도 같은 내용을 10번, 20번 반복해서 듣게 되면 처음보다는 확실히 나아짐을 느낀다. 하지만 인생은 정반대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모두가 어른다운 것은 아니며, 수백 번의 좋은 강연을 듣더라도 여전히 자기 위주로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 성인이 되기 전인데도 성숙함이 넘쳐흐르는 아이가 있다. 고등학교, 심지어 중학교를 겨우 졸업했음에도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말들을 쏟아내는 사람도 있다.



이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결코 타인의 입을 통해서 배울 수 없다는 것"이다. 정답을 듣더라도 본인이 그것을 정답이라 느끼지 못하면, 매번 똑같은 문제에서 답을 찾느라 허덕일 수밖에 없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었는지를 말하는 영상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그 영상을 보고 나서 전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삶이란 그런 것이다. 행복해지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정말로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모르는 사람도 없다. 가족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 또한 없다. 그런데 왜 우리는 모두 그런 삶을 살지 못하는 걸까? "알면서도 하지 않고 있어서"이다. 답으로 향하는 길은 수없이 많다. 그러한 길을 미리 걷고, 우리에게 안내해 주는 사람들 또한 많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길을 가지 않는다. 몰라서가 아니다. 그 길이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고, 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행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단순하다. 행복한 것들이 주변에 있어도 그것을 행복이라고 스스로가 인식하지 않기 때문인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스스로 찾아내고 느끼는 수밖엔 없다. 타인에게 의존하거나, 타인의 존재를 통해 그것들을 찾아낼 순 없다. 물론 타인으로 인해 자신이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들을 처음으로 인식하는 것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계기일 뿐, 그것이 자신에게 정말로 소중하다는 걸 깨닫는 건 오로지 스스로의 몫이다. 솔직히 누군가에게 있어 그것을 깨닫는 과정은 너무나 힘들고 괴로울 수도 있다. 그러나 틀을 깨고 나와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후부터, 당신의 삶은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갈 것이다. 매일을 정말로 행복한 하루, 가식 된 웃음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을 지으며 모두가 살 수 있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

매거진의 이전글 1년 반, 968, 315, 그리고 4가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