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것들은 고유의 가치가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명작'이라 불리는 영화들은 몇 번을 보더라도 질리지가 않으며,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기도 한다.
퇴근 후 집에 들어와 빵으로 간단히 저녁을 때운 후,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영상들을 시청하고 있었다. 여러 영상들을 보던 중 한 영상이 눈에 들어왔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 대한 리뷰 영상이었다.
'쇼생크 탈출'의 내용을 간단히 말하면, 탈옥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쇼생크 교도소에 전 은행 부지점장인 '앤디'라는 남자가 아내를 살해했다는 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들어오게 된다. 교도소 선임인 주인공 '레드'는 그와 가까워지면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희망'이라는 것을 서서히 가진다. 오랜 준비 끝에 '앤디'는 마침내 탈옥에 성공하고, '레드' 또한 그동안 포기했던 가석방이 승인되어 다시 사회로 나오게 된다. 끝내 둘은 한 바닷가에서 만나 재회에 성공하고 영화는 끝이 난다.
20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리뷰 영상을 보고 나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내 삶뿐만 아니라, 만났던 여러 사람들에 대해 떠올려 보았다.
사람마다 살아온 인생의 굴곡은 천차만별이다. 처음부터 많은 것을 가진 채 지금까지 풍족한 삶을 산 사람도 있다. 처음엔 많은 것을 가졌을 지라도 어떤 계기로 인해 내리막길을 걷게 된 사람도 있을 것이며, 반대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차츰 상황이 나아진 사람도 있다. 나도, 당신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삶을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시련이 닥칠 때가 있다. 원했던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고,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지거나 힘겹게 들어간 회사를 1년도 안되어 퇴사를 하기도 한다. 마치 온 세상이 나에게만 못되게 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행복한 것처럼 느껴지며, 그들과 비교하면 스스로가 아주 작고 초라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인 '앤디' 또한 그렇다. 잘 나가던 은행 부지점장에서 한순간에 종신형을 선고받은 죄수가 되었고, 교도소 패거리들에게 몇 년 동안 폭행과 몹쓸 짓을 당했다. 그럼에도 그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자신의 능력을 살려 소장의 뒷돈을 관리해주는 대가로, 교도소의 환경을 조금씩 바꿔나갔다. 삭막하기 그지없었던 교도소에서 책을 읽고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단 5분간의 클래식 음악을 듣는 자유를 누리기 위해, 2주 간의 독방살이를 견뎌야 했다. 잠긴 문 밖에서 소장이 성난 표정으로 소리를 치는 모습을 보면서 '앤디'가 취한 행동은 태연히 음악 소리를 높이는 것이었다. 그 한순간의 자유를 위해서 말이다.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인 '앤디'는 보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이고 한결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희망은 좋은 것이며, 끝까지 잃지 않아야 한다고.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그가 했던 건, 일상 속의 작은 행복들을 계속 이루려 했다는 것이다. 친한 친구인 '레드'에게 부탁해 구한 예쁜 영화배우의 포스터를 자신의 방 한 편에 붙여놓거나, 주운 돌로 체스 말을 조각하는 등 말이다.
한 번이라도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려 본 사람은 안다. 평소엔 별생각 없이 누릴 수 있었던 것들이, 막상 너무나 힘든 상황이 되면 그것이 결코 당연한 게 아니란 것을. 시원한 밤공기를 맡으며 산책하는 것. 먹고 싶은 음식을 사서 맛있게 먹는 것. 큰 소리로 아랫배가 당길 정도로 웃어보는 것. 이런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가 절대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정말 힘든 시기를 겪어본 사람들뿐이다.
힘든 상황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면서 간단하다. 일상 속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작은 것들에 주목해보는 것이다. 코와 입으로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부터 시작해, 노을 진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끼며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음을 말이다. 그와 동시에 머릿속으론 별의별 꿈을 꿔보는 것이다. 현재 자신의 처지를 잘 아는 누군가가 들으면 미쳤다고, 헛소리하지 말라고 할 만한 그런 꿈들을.
누군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룰 수 있는 건 목표고, 이룰 수 없는 게 꿈이라고. 그렇기에 사람은 꿈을 꾸며 살아간다고 말이다. 우리는 차마 누구한테 털어놓기도 민망할 꿈 한 두 가지를 저마다의 가슴속에 품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현실에서 이뤄질 확률이 낮다면 꿈을 꾸어선 안 되는 것인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말도 안 된다고 할만한 일들이, 실제로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꿈만 같던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것. 그것이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다.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가슴 한 편에 꿈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면, 당신도 '앤디'가 될지 모른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쇼생크 교도소 탈옥을 조그만 손망치 하나로 해냈던 그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