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결혼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싱글인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 하나둘씩 혼자인 삶에서 벗어나는 걸 보면, 결혼할 인연이라는 게 있나 보다 싶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변에 있는 솔로인 지인들과 만나서 하는 대화 주제들도 비슷한 편이다. 그중 가장 긴 시간 동안 대화를 하는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연애와 결혼'이다. 어디서, 어떻게, 누구를 만날 것인지에 대해 열띤 토론이 벌어질 때가 있다. 각자의 이상형에 대해 말하기도 하며, 연인이 해줬으면 하는 행동과 하지 않았으면 하는 행동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곤 한다. 이런 주제들로 대화를 하다 보면 항상 끝은 비슷해진다. '사람 만나기 정말 힘들다'
어제도 친한 지인들과 만나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었다. 나를 포함한 모두가 30대였고, 직장도 다니고 있다 보니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주제들이 많았다. 재테크, 회사, 인간관계 등에 대해 서로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터놓고 얘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애와 결혼'이라는 주제로 이어지게 되었다.
마침 술자리에 최근 소개팅을 여러 번 한 지인이 있었다. 어땠냐는 우리들의 물음에, 그는 약속을 잡는 것부터 자리에 나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련의 과정이 자꾸 반복되는 게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매번 만나는 사람은 달라도, 하는 얘기는 비슷하다고도 했다. 또한 소개팅은 노력과는 상관없이, 만나는 순간 이미 결과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 같다는 말도 꽤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밖에 소개팅과 관련된 여러 가지 얘기를 들으면서 속으로 뜨끔했던 적도 몇 번 있었다.
사실 소개팅은 내게 생소한 분야다. 새로운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기보단, 알고 지내는 사람 중 괜찮다고 생각이 드는 사람에게 조금씩 호감을 가지는 성향이기 때문이다. 좋게 말하면 신중한 편이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나 꽤나 까다로운 사람이었구나'라고 느껴질 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성격을 바꾸고 싶은 마음도 딱히 들진 않는다. 타인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시간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길다 보니, 내가 가진 장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혼자 있는 시간이 오래되었거나, 주변에 친한 사람들이 결혼하는 걸 본 사람들의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이젠 누군가를 만나야 하지 않을까라는 조바심이 들거나, 연애를 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의구심을 가질 때도 있다.
모든 분야에서 나름의 결과를 거두기 위해선, 스스로 관심을 기울이고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켜야 한다. 여행을 떠나거나, 사적인 모임에 가입하는 등 말이다. 나는 사람마다 각자의 인연이 있다고 믿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문제다. 운명의 상대가 눈앞에 나타나더라도 붙잡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 순간부터 인연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나도 가끔은 누군가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출근해서 편하게 메신저를 주고받을 수 있고, 퇴근하고 나서 각자의 일상을 터놓을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이유 없이 울적하거나 사람이 그리울 때 편한 차림으로 만나 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 날도 아닌데 "밥은 먹었냐"라고 묻는 사람, 주말 아침 카페에서 만나 별다른 대화 없이도 커피를 마시며 한적한 휴일을 보낼 수 있는 그런 사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행복보다 큰 행복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은 얻는 것이 클수록 그것을 얻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나 수고로움도 클 수밖에 없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몇 번의 실패한 연애를 겪기도 하고, 누구보다 사랑했던 사람과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고통과 슬픔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할 때도 있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을 거쳐 '내 인생에 더 이상 사랑은 없다'라고 생각한 순간, 운명적인 누군가를 만나게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내가 본, 좋은 짝을 만나 결혼한 사람들은 공통된 하나의 특징이 있었다. 바로 '사랑을 받을 줄 알며, 줄 줄도 안다는 것'이다. 베풀 줄 아는 사람은 상대의 배려가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안다. 그렇기에 아무리 작은 배려에 대해서도 감사의 표시를 한다. 즉 사랑을 '잘' 줄 수 있는 사람만이 '잘' 받을 수 있으며, 사랑을 '잘 받는 사람'만이 제대로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주변 사람들에게 잘 베풀지만, 정작 본인은 타인의 배려를 잘 받지 못한다면 받는 연습을 해야 한다. 반대로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배려를 세심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주고받음'은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인 동시에 진리다. 사랑 또한 두 사람이 호감을 갖고, 보다 서로에게 긴밀해지는 인간관계의 종류 중 하나인 것이다. 기억하라. 당신이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은 만큼, 상대 또한 당신과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