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절대'라는 말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나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했던 기준이 시간이 지나면서, 또는 특정한 사건을 계기로 바뀐 적이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한 번쯤 있었을 것이다. 현재 내가 옳다고 믿고 있는 것들은 지금까지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성립한 것이기에, 새롭게 축적된 경험들로 인해 기준이 바뀌는 건 사실 흔한 일이다.
시간이 흐르며 전에는 겪지 못한 다양한 경험들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람은 자연스럽게 바뀌게 된다. 과거보다 자신이 조금이라도 달라진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건 '달라짐' 그 자체가 아닌, '무엇으로 인해 달라지는가'이다.
예전과 비슷한 상황에서 자신이 전과는 다르게 말하거나 행동한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 우리는 '내가 왜 이렇게 변했지?'란 생각을 하는 동시에, 저마다 자신이 변한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는다. 부모, 형제자매, 친구, 직장, 환경 등 여러 가지 원인이야 있겠지만 달라진 모습 또한 자신이라며 스스로를 달래곤 한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은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이다. 인간 자체의 근본이 달라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다르게 행동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변화는 적응이며, 적응은 생존과 직결된다. 시간이 흘러도 똑같은 신념을 가질 순 있지만, 그것을 몇 년 전과 똑같이 생각하고 표현하고 설득하는 건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변하기 싫은 이유는 단순하다. 변하는 과정이 귀찮을뿐더러 불편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평소 좋아하는 음식을 줄이고, 운동을 하는 것. 전보다 더 많은 돈을 모으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전보다 더 많이 하는 것. 이처럼 변화는 좋은 결과에 앞서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반드시 수반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변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다른 곳에 전가하거나,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불편함 정도만 받아들이려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인간관계'이다. 누구나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선 '눈'이 필요하다.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 말이다. 하지만 그 안목을 기르기 위해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로부터 상처를 받는 과정 또한 따라오게 되어있다.
겉으로 볼 때 유독 "곁에 좋은 사람들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지금까지 내가 만난 그런 유형의 사람들은, 그들 또한 '좋은 사람'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인간관계를 부러워할 뿐, 그들이 지금의 안목을 갖추기까지의 과정에 주목하진 않았다. 성공한 사람들이 크고 작은 실패를 겪으며 마침내 원하던 목표에 도달한 것처럼,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두고 있는 사람 또한 다르지 않았다.
좋은 사람을 곁에 두면, 자연스레 좋은 변화들을 경험하게 된다. 때로 우리는 자신의 의지만으로 모든 걸 바꿀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곤 한다. 물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신념을 굳건히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런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개인적으로 삶을 더 낫게 변화시키기 위해 본인의 의지보다 더욱 중요한 건 '주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멋진 몸을 만들고 싶다면, 꾸준히 운동을 하는 사람을 곁에 두어야 그 목표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싶다면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좋은 연애를 하고 싶다면 그런 연애를 하는 사람과 자주 만나야 하는 것이다.
당신은 1년 전과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는가. 그러한 변화가 당신이 스스로 생각하기에 긍정적인 쪽에 가까운가, 아니면 그 반대에 가까운가. 살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삶이 흘러가진 않는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내가 원하지 않는 대로만 삶이 흘러가지도 않는다. 결국 인생은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어떤 사람들을 가까이하느냐에 따라 그러한 색이 짙은 쪽으로 흘러가게 된다.
당신이 살고 있는 현재는, 과거에 당신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대략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당신이 만족스러운 삶을 살지 못하는 이유가, 당신이 열심히 살지 않았다는 것과 직결되진 않는다. 중요한 건 현재 나의 상황이 어떤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 비해 나의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그것이 정말로 나로 인한 것인지를 떠올려보라. 만약 당신의 힘으로 충분히 극복가능하다면 좀 더 노력하면 될 뿐이며, 그렇지 않다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했던 노력을 스스로 인정해 줄 줄도 알아야 한다. 결국 무언가를 달라지게 하고 싶다면 변해야 한다. 행동이든, 생각이든 말이다.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당신의 작은 변화가, 내년의 당신을 보다 좋은 쪽으로 변화시키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