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SNS나 커뮤니티를 보면 종종 이런 류의 대화가 오고 가는 게 보일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오늘 화장실 청소를 하고 싶지 않다"라고 글을 남겼을 때, 아래 댓글들에서 "넌 평소에도 집이 엄청 지저분하겠네"라며 다는 식이다. 상대의 말을 실제보다 훨씬 부풀려 해석하고, 마치 그것이 정답인 것처럼 결론을 내리는 것.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대화를 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유튜브를 보던 중 흥미로운 영상 하나를 보았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사한 내용이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가족'을 뽑았으나, 우리나라는 '돈'이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나만 해도 어렸을 때부터 유교사상에 대해 가정과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지금까지도 계속 제사를 지내고 있다. 이런 나라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족보다 돈을 더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우리가 개인주의를 넘어 이기적이라 말하는 다른 국가의 사람들이 우리보다 인생에서 '가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건 어딘가 잘못되고 있는 게 아닐까.
나는 앞서 말한 사람들의 '타인의 말을 자기 식대로 과대해석하고 결론짓는 것'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돈'을 가장 우선시하는 현상이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족보다 돈이 먼저라는 건, 그만큼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또한 가족이나 친구를 챙기기보다 '나 자신' 하나 챙기기도 급급하다는 것이기도 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과 더불어, 상대의 말을 자기가 듣고 싶은 대로 해석하는 현상이 더해지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 간단하다. 남을 이해할 "여유"가 없어짐과 동시에 "비뚤어진 자존감" 또한 커지게 된다. 여유가 없다는 건, 너그러움이 없다는 말과 같다. 상대의 작은 실수를 웃어넘기거나 포용하지 못한다. 점점 날이 서 있거나 예민한 사람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로 여유가 없으니 서로의 실수를 누구도 포용하려 들지 않는다. 자신도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 하지 않으면서 가족을 포함해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다며 좌절감에 빠진다. 그러면서 '나라도 나를 사랑해야지'라며 자신을 사랑하려 든다. 자신을 사랑하는 건 문제가 없다. 다만, 타인에겐 엄격하고 이성적인 잣대를 들이대면서 자신에게만 예외를 허용하고 좋은 감정을 쏟는 게 문제이다.
모든 현상을 이해할 수도, 이해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자신의 기준으론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어느 정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할 줄도 알아야 한다. 자신의 기준에 반한다는 이유로 무엇도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당신 또한 그와 같은 현상과 맞설 각오를 해야만 한다. 당신의 기준에서 아무리 노력한다고 한들, 돌아오는 답변이 "아니, 이게 한 거라고?", "왜 그거밖에 못해?"라는 식이라고 상상해 보라. 굳이 그런 사람과 관계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을까. 그런 뉘앙스의 말을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굳이 맞춰줄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누군가와 새로운 관계를 맺고, 그것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한다. 하지만 나는 관계에 대해 두려움이 많아지는 건, 그동안 제대로 된 관계를 맺어본 횟수와 반비례한다고 생각한다. 한 번이라도 괜찮은 사람을 만나서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대부분 예전과 같은 기준으로 사람을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 결국 관계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두려움을 느끼는 대부분의 것들은, 그것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거나 익숙해질 만큼의 경험이 부족해서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기준은 높은데 게으른 사람'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꿈은 원대한데 그것을 이룰 노력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굳이 받아도 되지 않을 스트레스를 혼자 만들어내고, 거기서 파생되는 부정적인 영향까지 타인에게 전달하는 사람들. 그러니 이젠 솔직하게 스스로를 일정하자. 나는 게으르고 생각보다 보잘것없는 사람이란 걸 말이다. 자기 자신의 못난 부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비로소 '위대한 변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비뚤어진 자존감'이 만연한 이 사회에, 더 많은 여유를 가지기 위해 필요한 가장 우선적인 마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