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걸 좋게 본다고, 꼭 나아지진 않더라

by Quat


가끔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으면,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왜 나만 참아야 하냐고. 그 사람도 나만큼 힘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 사람이 눈을 뜬 그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최악이길 바라는 상상을 하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에 놀라게 된다. 그 정도의 질나쁜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내심 그런 상상이 이뤄지길 바라는 자신의 악함에.






요즘엔 이런 상상을 하는 빈도가 정말 많이 줄었다. 왜일까. 누군가를 미워하며 보내기엔, 하루가 너무 짧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곳에 여행을 가기에도 시간은 매번 부족하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라고는 못하겠다. 나도 그건 못하니까. "좋은 게 좋은 거야"라는 말처럼, 나쁜 것도 나쁜 것일 뿐이다. 남들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애써 포장하며 '저 사람도 본심은 아니야'라는 말을 하는 사람을 보면, 나는 다시 되물어보곤 한다. "그럼 그게 도대체 뭔데요?" 나쁜 건 나쁜 거지, 나쁘지만 착한 게 어디 있는가. 누구나 나쁜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을 생각에서 멈추는 것과 행동으로 옮기는 건 엄연히 다르다. 나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건 나쁜 것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오늘 하루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면, 그저 있는 그대로 그것들을 받아들였으면 한다. 직장에서의 다툼, 연인 간의 싸움, 부모와의 갈등. 좋지 않은 감정을 유발할 그 일들을, 아직 부정적인 감정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까지 굳이 좋게 해석하려고 쓸데없이 에너지를 쓰지 말라는 것이다. 대신 나쁜 건 나쁜 대로 두고, 좋은 것들을 먼저 찾아 나서라는 거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천천히 걷기. 따뜻한 커피 한 잔. 친한 친구 또는 연인과 나누는 편안한 대화. 그렇게 좋아하는 것들을 하다 보면 뾰족하고 날카롭던 마음이 점점 무뎌지고 둥글어진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마냥 나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서 미처 보지 못한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좋은 건 좋은 거다. 유독 부정적이고 남들에게 상처 주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그게" 없거나 적다. 그게 뭐냐고? '좋은 것' 말이다. 그러니까 좋은 게 없어서 나빠지는 것이다. 자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빠지는데, 좋아지는 사람을 보면 질투가 난다. 그러니까 그 사람들을 나쁘게 만들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당신의 호의가 그들을 좋게 바꿀 거라 과신하지 말라. 당신이 해야 하는 건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아닌, 하루라도 빨리 그런 사람들의 곁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좋은 것만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 세상이 아닌가. 그러니 오늘 남은 하루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대화를 하라. 당신뿐만 아니라 세상 모두에게 상처를 주고 싶어 안달 난 그들을 떠올릴 시간에, 당신을 위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한번이라도 더 떠올리고 그들과 만나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나쁜 사람들 사이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