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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Jan 23. 2024

스스로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고 있나요?


당신은 '당신만의 기준'이 확고한 편인가, 아니면 그렇지 않은 편인가.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타인의 의견에 맞추는 게 편한 사람이 있는 반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끌어가야 속이 편한 사람도 있다. 개인적으로 어른이라면 어느 정도 주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자신만의 가치관이 정립된 사람을 좀 더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준을 가진 사람들 중, 차라리 기준이 없느니만 못한 사람들 또한 있었다.






여기 두 사림이 있다고 해보자. 이 둘은 모두 내향적인 성향으로, 타인과 함께 있는 것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더욱 좋아한다. 둘 중 하나가 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 '왜 나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걸까' 고민 끝에 그는 자신이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이유가, 단지 누군가와 같이 어울렸던 경험이 남들보다 적었던 것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렇게 그는 조금씩 사람들과 어울리기 시작한다.


 

처음엔 무언가를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게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그는 서서히 그런 불편함에도 익숙해진다. 시간이 흘러 전보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횟수가 많아졌음에도, 그는 여전히 타인과 함께 하는 것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왜 자신과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누군가와 함께 하는 걸 좋아하는지 말이다.



반면 다른 한 명은 자신이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다. 몇 년이 지나도 그는 여전히 곁에 누군가가 있는 걸 불편해하고 모든 걸 혼자 하는 걸 편해한다. 종종 타인과 무언갈 함께 할 때 '생각보다 괜찮다'라는 감정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그러한 감정을 별 것 아니라 치부하고 넘어간다. 그렇게 예나 지금이나 두 사람은 혼자 있는 걸 좋아하지만 한 명은 자신과 다른 성향을 이해하는 반면, 다른 한 명은 자신과 다른 부분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앞서 언급한 예시가 우리가 자신의 믿음에 대한 근본, 원인을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라 생각한다. 사실 싫어하는 것, 별로라고 여기는 것들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마땅한 이유가 없는 것들이 꽤 많다. 오히려 자신이 싫어하는 걸 했을 때 시간이 지나 득이 되는 경우들도 꽤 많다.



우리가 믿고 있는 것들도 '버릇'과 '습관'과 비슷하다. 몸에 밴 버릇과 습관들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지만, 이미 익숙해진 행동들은 고치기가 매우 어렵다. 믿음 또한 마찬가지다. 무언가를 '옳다'라고 오랫동안 믿어버리면 자신의 믿음과 상반되는 결과들이 벌어져도 믿음을 바꾸는 것이 아닌, '결과'를 믿지 않게 된다. 귀찮다는 이유로 운동은 하지 않으면서 저칼로리 음식만을 섭취했음에도 체중이 불어나면, '운동을 하지 않은 자신'을 탓하는 게 아니라 저칼로리 음식을 만드는 '회사'를 의심하는 것처럼 말이다.



타인으로부터 이른바 '손절'을 자주 당해본 사람. 연애를 할 때마다 받지 않아도 될 상처까지 받는 사람. 직장에서 비슷한 사유로 퇴사를 하는 사람. 어딜 가든, 누구를 만나든 자신에게 자꾸만 비슷하게 부정적인 일들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남 탓이 아닌 당신의 가치관을 되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람이 바뀌는데 특정한 시기가 있진 않다. 다만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을수록,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변화를 거부하게 된다. 해봤던 것들 좋아하는 것만을 하고, 만났던 사람들 중 자신이 즐겁다고 느끼는 사람만 만나려고 한다. 머리로는 아니란 걸 알면서 실제로 저지르는 실수들이, 오히려 어렸을 때보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많아진다는 걸 당신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일상이 힘든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이 어떻게 하면 될지 몰라서 힘들다고 생각하는가? 결코 아니다.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왜 알면서도 하지 않을까? 좀 더 적은 에너지를 들여 스스로 변할 수 있는 시기를 이미 놓친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이 바뀌기 힘든 이유는,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를 두려워하기에 그만큼 변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바뀌지 않는 것이 아닌, 바뀌는 게 싫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관과 신념들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라. 그에 대한 당신의 답변이 여러 명이 듣더라도 '그럴 수 있겠다'라고 고개를 끄덕일 만큼 충분히 납득이 갈만한 이유인가. '왜 내가 믿는 것에 대해 타인이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다음과 같이 답하겠다. "그 정도의 이유도 없는데 왜 그것이 옳다고 믿는가?"라고.



잘 다져놓은 땅 위에 세워진 건물은 거센 바람이 불어도 흔들릴진 몰라도, 쉽게 무너져 내리지 않는다. 가치관과 신념 또한 마찬가지다. 올바르지 않은 이유, 스스로도 정확히 대답하기 힘든 이유를 근거로 한 주장들이 얼마나 타인의 시선에서 우스워보이는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당신이 믿고 있는 것들을 모두에게 납득시키라는 말이 아니다. 그것이 옳고 그름을 떠나 적어도 당신이 어떠한 근거에서 그러한 생각을 하고 말을 하고 있는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해는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더 나아가 스스로 뱉은 말을 자신 또한 지키려고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도 유지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만 보인다면 굳이 애쓰지 않아도 사람들이 먼저 당신을 존중하고 인정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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