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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Feb 06. 2024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기 마련이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보면 동기부여나 자기 계발과 관련된 글귀나 영상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서점에 가더라도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쓴 다양한 책들이 있다. 매너리즘에 빠져있거나, 하고자 하는 것이 있어도 영 힘이 나지 않을 때 이런 글과 영상을 보면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무언가를 하다 보면 벽에 부딪힌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여러 방법을 시도해 겨우 해결을 하면, 그보다 더 크고 단단한 벽이 금세 내 앞을 가로막는 듯하다. 걸어 들어갈수록 점점 더 폭이 좁아져 어깨를 좁혀도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도, 다시 돌아가기도 애매한 상황에 처해본 적이 있는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진 않는다. 자신이 꿈꾸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소기의 성과만 날 뿐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 처할수록 우리는 점점 더 '자신의 기준'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평소엔 '그럴 수 있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것들도 좋게 생각하는 게 힘들어진다. '내가 좀 더 신경 쓸걸' '내가 좀 더 노력할걸'이라는 생각들이, '도대체 왜 나만'이라거나' '이 정도면 할 만큼 했지'라며 세상에 대한 원망과 스스로의 정당함을 부르짖는다. 그러다 아주 작은 계기로 억눌려왔던 것들이 터지며, 마침내 지금까지 붙들어온 것들을 한순간에 놓아버릴 때도 있다.






우리가 노력해도 원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것들은 타인과 연결되어 있으며, 100% 스스로의 힘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위치엔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해보자. 그런데 그 사람이 당신만큼 관계를 잘 유지하고픈 마음이 없거나, 애초부터 특정한 목적을 위해 당신을 만나고 있다면 어떨까. 아무리 당신이 노력해도 원하는 만큼 관계가 개선되진 않을 것이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해'라고 스스로를 달래도, 매번 똑같은 문제로 다툰다면 언젠간 노력하고 싶은 마음조차 들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타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우리가 혼자서 해내야만 하는 것들도 타인의 영향을 직, 간접적으로 받게 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늘리려고 해도 내 맘처럼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친구와의 약속, 부모님과의 다툼, 퇴근 후 회식 등 예상치 못한 여러 사건들은 우리가 스스로 약속한 다짐을 한순간에 무너뜨린다.



이 모든 것들을 뒤로한 채 마음을 독하게 먹고 무언가에 미친 듯이 몰두한다고 해도, 그에 비해 성과가 미미한 경우도 있다. 좋아하는 마음에 비해 턱없이 재능이 부족하거나, 정말로 운이 없을 수도 있다. 반면 남들이 볼 땐 제법 괜찮은 삶을 살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이 너무 높다 보니 '나는 실패했어'라고 단정 짓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현실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변수를 뒤로 한 채, 단지 '노력하지 않아서 실패했다'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이다.






원하는 게 있을 때 그것을 얻기 위해 행동하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을 얻기 위해 행동한다고 해서, 반드시 자신이 원하는 걸 얻을 순 없다. 많은 사람들이 전자와 후자를 동일시하고, 자신이 기울인 노력 대비 무언가를 반드시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스스로가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그 노력이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인지는 고려하지 않는다. 단순히 '내가 이렇게나 열심히 하고 있잖아!'라며 자신이 고생하고 있음을 알아주기만을 바란다.



노력한다고 해서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말을 바꿔 말하면,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이 그만큼 노력하지 않은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길이 자신의 길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노력의 방향이 올바르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그게 아니면 정말로 노력했음에도 단지 운이 없었던 것일 수도 있다. 지금 이 말들은 원하지 않았던 결과에 대해 정신승리를 하라는 게 아니다. 우리가 정말로 고민해봐야 할 것은, '노력해도 실패했던 과정이 자신의 삶에서 얼마나 많았는지'이며, 그러한 실패 이후 다음 도전을 할 때 '전에 비해 스스로 무엇을 개선했는가'이다.



당신이 특정한 방식을 고수해서 대부분 좋은 결과를 얻었다면 문제 될 건 없다. 하지만 매번 다른 사람, 다른 상황에서 본인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문제에 대처했음에도 대부분 결과가 좋지 못했다면 어떨까. 그것을 정말로 '나는 매순간 노력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나에게 좋은 것'이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 노력을 하더라도 '어떻게 노력했는지'를 다시 한번 떠올려보는 것. 거기서부터 우리가 지금보다 더 나은 일상을 살 수 있는 출발점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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