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닫고 살기로 했습니다

by Quat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라는 책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입으로 들어가는 건 나쁜 게 아니야. 입에서 나오는 게 나쁜 것이지." 말로 천냥 빚을 갚는다지만 입 한 번 잘못 놀렸다가 빚이 천냥 더 늘어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원래도 말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나이를 먹고도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참긴 답답하고, 말하자니 어색할 것 같은 상황. 당신은 어떻게 행동하는 편인가. 요즘 들어 참는 걸 답답해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 여차하면 손절에, '안 보면 되지'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정제하지 않은 감정을 섞어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고의가 아닌 작은 실수에도 "이것 봐라. 감히 날 건드려?"라며 맹폭격을 퍼붓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쭐거리는 모습을 보면 같은 공간에 함께 있는 것조차 속이 울렁거릴 때가 있다.



한때는 그런 이들이 안타까웠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들이 안타깝지 않다.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도 결국 본인이 선택한 게 아니겠는가. 과시욕, 툭툭 대는 말버릇, 하극상, 선을 넘는 행동들. 이제는 그런 모든 것들과 맞서는 것도, 좋게 타이르는 것도 그저 귀찮기만 하다. 말을 해도 달라질 건 없는 데다가 입만 아플 테니까. 그들이 정신승리를 할지언정 차라리 일어나 조용히 자리를 피하는 게 가장 좋은 선택지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봐달라고 말하는 사람들 중, 자신도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모든 것이 그렇다. 원하는 걸 바라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인생이란 주고받는 과정이다. 내가 원하는 게 있다면 나 또한 상대가 원하는 걸 들어줄 각오를 해야 한다. 대부분은 상대가 내 바람을 먼저 들어주길 바란다. 문제는 상대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점점 더 사람들은 누군가를 만나지 못한다. 서로가 똑같이 자신이 먼저 해주기보다는, 상대가 먼저 내 마음을 알아주고 원하는 걸 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인 척, 사랑꾼인 척, 일을 잘하는 척 온갖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차라리 솔직하게 행동하면 이해라도 할 텐데 말이다. 이기적이지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사랑받고 싶지만 어떻게 사랑받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일을 못하는데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냐고. 그놈의 자존심이 무엇인지, 대부분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존심을 내려놓지 못하다가 진을 다 빼고 나서야 할 수 없이 그것을 내려놓는다. 울고 화내고 힘들어하다가 다시 충전이 되었다 싶으면 제 입으로 최악이라 말했던 그 순간을 '아름다웠다', '그때가 좋았다'며 추억하고 있다. 그렇게 그 순간이 좋았다면 한 번 더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제는 입을 닫고 살기로 했다. 알아서 잘할 것이다. 분명 그들은 잘 해낼 것이다. 2~3일에 한 번씩 바뀌는 프로필 사진. 누구를 겨냥한 건지 알 수 없는 의미심장한 문구들. 한껏 고고한 척하며 혼자서도 너무 잘 사는 듯 말하지만, 내면은 공허함과 외로움으로 가득 찬 상태. 그들을 동정하고 안타까워하기엔 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아져버린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겠다. 그러니 이제는 우리들 모두 조금은 입을 닫고 살아보자. 외로움에 사무친 그들에게 당신이 흘린 말 한마디는 좋은 먹잇감이 될 것이다. 싸구려 동정을 주기보다는 차라리 철저히 외면하고 빠르게 앞만 보고 걸어가자. 그게 오히려 나와 당신과 그들 모두에게도 좋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