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스스로 느끼는 감정을 잘 통제하는 편인가? 스스로 감정을 잘 컨트롤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많다. 약간 힘든 상황에서 두어 번 화를 참은 걸, 스스로 '나는 이성적인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물론 사람마다 힘들다고 느끼는 부분은 다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언가를 '잘한다'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평균 이상의 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길을 걷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해서 화가 난 것을 애써 참거나, 상대의 무례한 행동을 한 번 참았다고 해서 감정을 잘 추스른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이것은 단지 감정을 '억누른 것'이기 때문이다. 감정을 잘 통제한다는 건 단순히 참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반대로 상대의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지도 포함된다. 즉, 자신 또는 상대의 감정을 상황에 맞춰 해석하고 받아들이며 표현할 줄 알아야 '감정컨트롤에 능숙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감정컨트롤을 해야 할까. 이것은 2가지 측면에서 중요한데, 첫 번째는 '나 자신을 위해서'이며 두 번째는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이다.
먼저 자신을 위해 감정컨트롤을 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기에 앞서, 인생이란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살다 보면 잘 맞지 않는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동시에, 원래 자신의 성향과는 다르게 행동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감정컨트롤을 잘하지 못하면 부정적인 기분에 휩싸여 하루를 망치기 쉬워진다.
그런 날이 하루라면 다행이지만 내일도, 모레도 그런 상황에 놓여있다고 상상해보라.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에 들기 전까지 '내가 뭘 하고 있지'란 생각과 함께, 의지라고는 없는 수동적인 날들이 이어질 것이다. 하고 싶은 것만을 할 수 없다는 걸 떠올려보면, 감정컨트롤은 안정적이고 행복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감정컨트롤을 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이다. 흔히 가장 곁에 두고 싶은 사람으로 '안정감 있는 사람'을 꼽는다. 내가 어떤 상태이든 한결같이 자신을 대해줄 사람 말이다. 살다 보면 누구나 변화의 시기를 맞닥뜨리게 되는데 그 변화가 항상 유쾌하지만은 않다. 어떤 변화든 유연하게 대처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바로 안정감 있는 사람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그런데 이것은 감정컨트롤에 능숙한 사람이 가진 특성과도 일치한다. 즉, 안정감 있는 사람이란 감정컨트롤에 능숙한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감정기복이 심한 데다 그것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사람과 관계를 이어 나가본 적이 있는가. 아무리 스스로 중심을 잡으려 애써도, 상대의 말 한마디에 그동안 해왔던 것들이 와르르 무너지는 듯한 기분.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고 다루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지치고 힘들게 만들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좋은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좋아하는 음식을 참거나, 돈을 모으기 위해 사고 싶은 게 정말 필요한지 한 번 더 고민해 보는 것 등 말이다. 매일 좋아하는 초콜릿과 단 음식을 먹으면 그 순간은 행복하겠지만, 결국 건강은 점점 더 나빠져 남은 일생동안 초콜릿 대신 야채만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 결국 좋아하는 초콜릿을 오래 먹기 위해선 좋아하는 초콜릿의 양을 줄이고, 싫어하는 야채의 섭취를 늘려야만 하는 것이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들만 한다고 해서 매번 상황이 좋게 흘러가진 않는다.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때로는 유쾌하지 않은 감정도 겪어보고, 그것을 본인이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나와 반대되는 사람들, 지금껏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솔직함과 무례함이 다르듯, 감정을 컨트롤하는 것과 억누르는 것도 다르다. 당신을 위해, 나아가 당신의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이제는 '스스로에게 좀 더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