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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Mar 23. 2024

현재가 행복하면, 몸을 사리기 마련이다


당신은 평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서 사는 편인가? 속에 있는 말을 전부 하며 사는 사람을 보면 여러 의미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저런 말들을 거침없이 할 수 있는 건지. 후환이 두렵진 않은지. 자신이 그런 말을 듣더라도 정말 괜찮은 건지 말이다.






최근 유튜브에서 흥미로운 영상 하나를 보았다. 영상엔 연애 관련 영상을 업로드하는 유튜버에게 상담을 요청한 여자분의 사연이 담겨 있었다. 3년 만난 남자친구가 자신에게 1,600만 원가량의 돈을 빌린 후 갚지 않고 헤어졌는데, 알고 보니 15살 연하의 외국 여자와 아이가 생겼고 곧 해외로 떠난다는 내용이었다.



되돌려 받지 못한 돈을 받기 위해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는 여자의 말에, 유튜버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고소를 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음을 말해주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수입이 괜찮은 편이며 빌려준 돈이 없어도 생활에 큰 타격이 없음을 들은 뒤, 만약 자신이 그녀였다면 그 부분에 대해 신경을 끄고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현재 그녀가 그 돈이 없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거기에 덧붙여 그는 현재가 행복하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위험한 요소들로부터 몸을 사리게 된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었다.






일상이 불만족스럽고 좋지 않을수록 언행은 예민해지고 거칠어진다.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건 언제든 그것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말과 같다. 그런 상황에 놓인 시간이 긴 사람들은 이른바 '뒤가' 없어진다. 뭘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인식하다 보니 '될 대로 돼라'란 심정으로 자신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게 된다. 이것은 솔직하거나 쿨한 게 아닌, 부정적인 감정을 참는 능력의 부재에 더욱 가깝다.



자신이 힘든 상황에서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한다는 건 쉽지 않은 행동이다. 나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건 나 자신일 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 때 상대를 신경 써야 하는 이유상황이 나아졌을 때 현재 자신의 행동에 대해 고스란히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화를 참지 못해 주변 사람들에게 티를 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대놓고 말하지 못하면 어떻게든 비꼬아서 말을 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흉을 보며 상대를 헐뜯는 사람들. 그렇게 분이 풀릴 만큼 감정을 쏟아낸 후에야 그들은 상대에게 '자신이 심했다'라며 사과를 한다.



그들을 보며 이해할 수 없는 건 어떻게 해서든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려고 하면서도, 상대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구 또한 강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들 대부분은 화가 나면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하고픈 말을 전부 쏟아낸 뒤 '미안하다' '고의는 아니었다'는 짧은 문장으로 모든 걸 종결시키려 든다. 상대가 사과를 받지 않으면 '왜 내 사과를 무시하냐'며 또다시 불같이 화를 내는 것이다.



그들의 입장에선 자신의 화가 정당한 사유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마땅히 화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것은 오로지 본인의 주관에 근거한 것뿐이다. 더 나아가 몸을 사릴 정도로 그들의 일상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과 같다.






지금 가만히 당신의 최근 일주일을 떠올려보라. 당신의 하루는 어떠했는가. 웃었던 순간들과 짜증 났던 순간들, 전자와 후자 중 어떤 순간들이 더욱 잦았는가. 만약 짜증 났던 순간들이 많았다면, 다시 한번 떠올려보라. 그러한 분노와 짜증을 어떻게 표현했는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과할 정도로 표현했는지, 아니면 정중하게 상대에게 표현했는지 말이다. 만약 일주일 동안 화가 났던 순간들이 많았고, 지금 생각해 봐도 후회가 남을 정도인 표현들이 잦았다면 당신의 일주일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나는 당신이 지나간 일주일을 후회하며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누구에게나 행복하지 않은 순간들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중요한 건 현재의 일상을 '어떻게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지 고민해 보는 것이다. 스스로의 처지를 비관하며 그것을 받아들인 채 무의미한 일주일을 또다시 맞이할지, 지난주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일주일을 준비할 것인지는 오로지 당신에게 달려 있다는 걸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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