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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Apr 12. 2024

대충 먹으면, 인생도 '대충' 살게 됩니다


요즘 들어 그런 생각을 한다. 같은 현상을 보더라도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자고. 평소엔 긍정적인 편에 가깝지만, 힘들거나 지칠 때는 그것이 잘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누구나 그렇지 않으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요새는 이런 생각 또한 다르게 바라보려고 한다. "그렇다면 힘들거나 지치는 순간을 줄이면 되지 않을까?"라고.



보통 몸이 힘들면 정신적으로도 여유가 없어진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일수록, 일상 속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곤 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을 넘기지 못하는 것'이다. 타인이 저지른 실수가 의도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크게 화를 낸다. 더 나아가 자신이 저지른 실수도 몇 번을 곱씹어 자책하거나 분노를 터뜨리곤 한다. 이러한 행동들이 자신의 삶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걸 알면서도, 지치거나 여유가 없으면 본능적으로 예민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여유를 갖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에 대한 내 답변은 "우선 잘 먹어라"라고 말하고 싶다. 삼시 세 끼를 챙겨 먹는 건 기본이고, 한 끼를 어떻게 먹는지가 신진대사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걸 알아야 한다. 독립을 하고 나서 귀찮다는 이유로 나는 대부분의 식사를 '냉동볶음밥'으로 해결했다. 먹는 방법부터 뒤처리까지 매우 간단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만큼의 부작용이 있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각종 영양소가 부족하다 보니 식사를 하고 나서도 배가 고팠다. 그런데도 '간편함'을 포기하지 못해 배가 고프면 간식으로 배를 채웠다. 그러자 여전히 배고픔은 가시질 않는데 체중은 늘어만 갔다. 단 것에 대한 갈망은 자꾸 커지고, 커피나 간식을 먹지 않으면 기운이 나질 않았다. 식사보다 간식으로 섭취하는 칼로리가 점점 높아지는 데다가 퇴근 후에도 글을 쓴다고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건강이 좋아질 리가 없었다. 밖에서 조금만 움직이면 하품이 나오고 피곤해졌으며, 피곤하니까 간식과 커피를 찾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렇다 보니 평소 일상에서 새로운 게 하나만 추가가 되어도, 다른 사람보다 육체적인 부담이 훨씬 더 가중되는 것이었다. 지치고 힘들다 보니 생각도 부정적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잦았다. '이걸 해서 뭐 해'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굳이 쓸데없는 걸 하네' 등등 어떤 변화인지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변화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을 느낀 후부터 조금씩 내 일상을 바꿔보기로 했다.






가장 처음은 끼니를 제때 먹는 것이었다. 들쭉날쭉한 식사시간을 웬만하면 통일시켰다. 다음은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빵이나 시리얼 등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조금 번거롭더라도 밥과 반찬, 국이 있는 식사를 준비했다. 지금도 매일 요리를 하진 않지만 밀키트를 사서라도 한 끼 식사를 제대로 하려고 한다. 그러자 예전에 비해 확실히 섭취하는 간식의 양이 줄어들었다. 포만감이 느껴지니 과자나 초콜릿 등 간식이 전에 비해 덜 생각나는 것이었다.



간식이 생각나더라도 예전처럼 과자를 먹는 게 아니라, 과일을 사서 먹고 있다. 방울토마토, 귤, 바나나, 참외 등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저녁에 무언가가 먹고 싶으면 차라리 과일을 먹는다. 과당도 지나치게 섭취하면 좋지 않지만 그래도 밤늦게 배달음식을 시켜 먹거나 간식을 먹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그렇게 매 끼니를 제대로 챙겨 먹고 과일을 자주 먹기 시작하자, 똑같은 일상을 보내는데도 컨디션이 확실히 달라짐을 느낀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덜 힘들고, 소화도 잘 되며, 몸이 좀 더 가볍다는 기분이 든다. 중요한 건 이러한 일상을 유지하되, 더 나은 방식으로 조금씩 발전하는 것이다.






몸은 정직하다. 이유 없이 힘들고 지친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90% 이상은 운동부족이거나,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않는다.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으면서 기능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들 중 대부분은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시간이 없어서' '돈이 부족해서'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여행을 가고, 옷을 사고, 하고 싶은 취미는 어떻게든 즐긴다. 정말로 돈이 없고,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그럴 여유조차 없는데 말이다.



무언가를 잘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일단 시작하는 것'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잘하는 방법' '효율적인 방법'에만 매달리면, 그것을 잘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시간과 노력에 대해서만 먼저 깨닫고 겁이 나서 포기하기 쉬워진다. 최근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이 처음부터 2시간이 넘게 달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다음날 몸살이 나서 제대로 걷는 것도 힘들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몸은 정직하다. 다른 것들은 편법이나 꼼수를 써서 들인 노력보다 결과를 좋게 만들 수 있지만, 건강은 그렇지 않다. 들인 노력만큼 천천히 결과가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고 해서, 처음부터 몸을 혹사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현재 그것을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는 실력과 체력이 뒷받침된다면 모르지만, 2가지 전부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해서 목표에 도달한들 그것이 얼마나 유지되겠는가? 인생은 길고 우리는 한 치 앞날도 예측할 수 없다는 걸 기억하라. 결국 무엇을 하든 행복하게 살기 위함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당신의 몸은 스스로 돌봐야 할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성공하든 실패하든, 일단 도전이라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이와 상관없이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을 반드시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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