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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Apr 24. 2024

결핍을 드러낼수록, 채워질 가능성은 낮아진다


당신은 스스로 무엇에 결핍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종종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가끔은 자신에게 부족한 면을 '과하게'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다. 솔직함이라고 하기엔 부담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결핍을 채워줄 사람을 갈구할수록 그것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되려 떠나간다는 사실을, 당신은 알고 있는가.






예전에 모임을 나갔을 때였다. 여러 사람들과 다 같이 대화를 하다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한 두 명은 꼭 있었다. "제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이라서요." 물론 그들이 그런 말을 하는 이유는 단지 본인이 '그런 사람이다'라는 걸 표현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하지만 모임이라는 특성상 이성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 안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이 생길 수도 있는데 굳이 왜 그런 말을 하는 것일까. 더 나아가 마음에 드는 이성이 없더라도 그런 말을 하는 건 결코 본인에게 좋을 게 없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을 좋아해 본 적이 있거나, 사귄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 말을 듣자마자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갈 것이다. 자신에게 어떤 사정이 있든, 그것과 상관없이 외롭다고 느껴지면 불평을 늘어놓거나 괜한 눈치를 보게 만드는 상황들. 아무리 상대의 외로움을 채워주기 위해 노력해도, 그러한 노력은 기본이고 어쩌다 한번 외로움을 느끼게 만들면 자신이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



감정의 결핍이 무서운 이유는 '끝이 없다는 것'에 있다. 앞서 언급한 외롭다는 마음이나 사랑받고 싶은 마음 등은 결코 누군가의 존재로서 온전히 충족될 수 없다. 옆에 있는 사람에 따라 평소보다 더 채워졌다는 기분이 들 순 있겠지만, 결국엔 스스로 나머지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누군가를 통해 자신의 결핍을 100% 채우려 들면, 본인과 곁에 있는 사람 모두가 힘들어지는 결과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괜찮은 사람을 만나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그러한 결핍이 있다는 걸 알려줄 수도 있다. 하지만 초반부터 그것을 직접적으로 강하게 표현하는 건 자제할 필요가 있다. 어떤 이들은 '처음부터 솔직하게 서로 걸리는 것들을 털어놓아야, 애초에 맞지 않는 사람과 시작하지 않을 수 있지 않겠냐'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상대가 누군지도 자세히 모르는 상태에서 그러한 단점부터 듣고 만남을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예를 들어 당신이 소개팅을 했다고 가정해 보라. 그런데 상대로 나온 남자가 대화를 하던 중 "제가 자신감이 좀 많이 부족해요"라거나, 반대로 상대로 나온 여자가 "제가 외로움을 많이 타요"라고 했을 때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아, 이 사람은 자신감이 많이 부족하구나. 내가 옆에서 자신감이 생기도록 도와줘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가? 아마 정반대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면 굳이 왜 여기에 나왔지?' '나한테 뭘 해달라는 건가?'에 가까운 마음이 먼저 생기기 마련이다. 물론 앞에서 그런 생각을 하는 걸 티 내진 않겠지만, 아마 그 사람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느끼긴 매우 힘들어진다. 외로움을 탄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솔직함을 빌미로 자신의 결핍을 받아줄 만한 사람을 고르지 말라는 것이다.



'난 이런 사람인데 너 나 책임질 수 있겠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는 절대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만날 수 없다. '낯을 좀 가린다'라던지 '혼자서 무언갈 하는 것보단 함께 하는 걸 더 좋아한다'라는 식으로 돌려 말하면서,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 넌지시 알려주면 될 뿐이다. 그 이후로는 그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다. 만남 이후에도 혹여나 상대가 자신의 예민한 부분을 건드리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 때 '이미 다 알고 만났잖아. 이제 와서 왜 모른 척해?'라는 태도를 보인다면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질 것이다. 현재 상대의 상황이나 자신의 입장에서 지나치게 바란 건 아닌지 등을 생각해 보라. 서운하더라도 상대에게 '그래도 이해해 줘서 고마워'라는 말 한마디를 해준다면 상대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전제 하에, 당신에게 더욱 미안해하고 잘해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 분명하다.


  




자신의 결핍을 지나치게 드러내지 말라. 또한 상대로부터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일종의 수단으로써 결핍을 이용해서는 결코 괜찮은 사람을 만날 수 없다. 결핍을 이용해 누군가를 만나려고 하는 사람은, 결국 그 마음을 이용해 가볍게 누군가를 만나려는 사람 정도만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정말로 좋은 사람은 상대의 부족한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줄 수 있다며 호언장담하지 않는다. 오히려 묵묵하게 옆을 지켜주며, 스스로 그것을 채울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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