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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Aug 13. 2024

'일상 불만족 기간'이 점점 길어진다면

'나를 바꾼다'라고 내가 지는 건 아냐


오늘도 하루가 끝나가고 있다. 모두가 같은 시간대를 보내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현재 각자의 마음상태는 다를 것이다. 샤워를 마치고 상쾌한 기분으로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는 사람도 있는 반면, 오늘 있었던 사건을 떠올리며 답답함과 짜증이 치솟음을 느끼는 이도 있을 것이다.



감정변화는 매일 다양하게 일어난다. 흥미로운 건 느껴지는 감정선에 비해 우리의 하루는 큰 틀에서 다이나믹한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직장을 다니고 있다는 가정 하에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회사로 출근한 뒤 퇴근한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지루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지루한 하루 속에서 내면의 감정은 매일 요동친다.


 




비슷한 일을 하고,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비슷한 시간에 밥을 먹어도 마음이 불안할 때가 있다. 계절이 바뀔 때나 특정한 영상을 보고 나서 등 어떤 계기로 인해 가끔 그런 순간이 닥치기도 한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이렇게 하루를 보내도 정말 괜찮은가' 개인적으로는 가끔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계기 중 하나가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너무 자주 든다면, 자신에게 익숙한 것들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가장 자주 하는 것,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가장 많이 보는 사람, 가장 익숙한 공간 등 말이다.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익숙한 것을 옳다고 믿는다. 식사를 마치면 바로 설거지를 하는 게 익숙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보면 불편한 감정이 든다. 만약 그 사람을 매일 봐야 한다면 어떨까. 아마 식사를 하기 전부터 별의별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오늘은 알아서 설거지를 할까?' '오늘도 안 하면 한마디를 또 해야 하나' '이 정도 됐으면 알아서 하겠지'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 길이 없다.






이럴 때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상대를 바꾸거나, 내가 바뀌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2가지 중 전자를 택한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익숙한 것을 옳다고 믿기에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일을 할 때도, 사랑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물론 대부분 알고 있는 것처럼, 바꾸려고 한들 성공할 확률은 극히 낮다. 왜일까? 상대 또한 자신에게 익숙한 것을 쉽게 포기하지 않으려 들 테니까.



갈등 상황에서 가장 쉽고 빠른 대처법은 자신을 바꾸는 것이다. 자신을 바꾸는 것엔 여러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동료와 갈등이 발생했다고 해보자. 이때 자신을 바꾼다고 하면 여러 가지 행동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해보려고 하거나, 정 안되면 부서 이동을 요청할 수도 있다. 극단적으로는 이직을 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아마 이 말이 잘 이해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굳이 내가 왜 바뀌어야 돼? 그 사람이 잘못한 건데?' 하지만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오히려 누가 봐도 그 사람이 잘못한 게 마땅하다면, 더더욱 상대를 바꾸려고 해서는 안된다. 솔직히 그것이야말로 시간과 에너지를 쓸데없이 낭비하는 것에 가깝다. 왜냐하면 그 정도의 사람이라면, 이미 당신 외에 그 사람을 고치려고 했던 이들이 분명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렇게 행동한다는 건 소위 '답이 없는 사람'에 가까울 것이다. 별로라는 확신이 들면 일이든 사람이든 단호하게 끊어내는 힘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자신을 바꾼다는 개념을 '지는 것'이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와 기싸움을 벌이고, 정치질을 하며, 밀당을 일삼는다. 그렇게 누군가를 이길 수도 있지만, 그게 끝은 아니다. 오히려 또 다른 시작에 가깝다. 물론 정말로 부당한 일과 마주했을 때는 맞설 필요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것들에 힘을 주다 보면 되려 자신이 부러질 확률은 더욱 올라가기 마련이다.



현재 당신의 일상이 불만족스러운 날들이 자꾸만 이어진다면,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이다. 애매한 상태가 오래 지속될수록 당신을 포함한 모두가 힘들어진다. 가면을 쓴 채 선함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악역을 자처할 것인지는 오로지 당신에게 달렸다. 중요한 건 당신이 어떤 길을 가고 싶은지 스스로 확실하게 정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가끔 뒤를 돌아봐도 괜찮다. 후회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틀거리며 자신의 길을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정말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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