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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Aug 20. 2024

권위를 지켜라

내세우진 않아도, 방어할 줄은 알아야 한다


당신은 '권위'라는 단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누군가 '권위적이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해 자연스럽게 어떠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아랫사람을 하대하거나, 함부로 막말을 하는 등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그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을 괴롭히는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나는 권위라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똑같은 칼을 들어도 누군가에겐 요리도구가, 또 다른 누군가에겐 흉기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권위 그 자체를 두고 좋다, 나쁘다를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요즘은 권위가 사라져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아 보인다. 선생의 권위가 사라져 하극상을 벌이는 학생들. 상사의 권위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신입사원. 장난감을 사달라며 바닥에 누운 채 크게 우는 아이 앞에서 쩔쩔매는 부모. 이 모든 문제들은 자신의 '권위'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발생한 것들이다.






어떤 관계에서든 자신의 권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권위를 지킨다고 해서 항상 모든 관계에 강압적이고 예민해질 필요는 없다. 누군가가 자신의 권위를 함부로 침범했을 때, 단호해질 필요가 있다. 이 '누군가'에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해당된다.



가족, 친한 친구, 연인 등 자신과 특별한 사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권위를 선뜻 내려놓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편한 사람에게 더욱 너그러워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어떨까? 당신이 그들을 위해 베푼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거나, 그것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고 한다면?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이런 경험을 살면서 한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상대가 정말로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는, 상대에게 자신의 권위를 내려놓으면 쉽게 알 수 있다. 내가 만났던 괜찮은 사람들은 그들을 위해 나의 권위를 내려놓더라도, 되려 그것을 거절하거나 자신 또한 기꺼이 권위를 내려놓는다. 반면 그렇지 않은 이들은 그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유도하거나, 점점 더 많은 것들을 당신에게 요구할 것이다. 그것이 응하지 않는 당신을 이상한 사람처럼 취급하거나 분노할 것이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관계에서 어느 정도의 권위를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자신만의 한계선을 설정해야 한다. 중요한 건 당신이 볼 때 괜찮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악의 없이 당신의 권위를 침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입장에서 좋다고 생각하는 걸 권유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당신과 맞지 않는다면 그가 당신에게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해도, 꼭 그 의견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감사의 표시와 함께 참고하겠다고 하면 될 뿐이다.



억지로 권위적일 필요는 없다. 다만 자신의 권위를 지킬 수는 있어야 한다. 그게 어떤 상황이 되었든, 누가 되었든 말이다. 상대에 따라 지키는 방식이 조금 거칠 필요성도 있다. 좋게 말해 알아들을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니까. 과한 자신감이 낮은 자존감과 연결되는 것처럼, 지나치게 자신의 권위를 주장하는 것보단 나라는 사람의 경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그것을 지키며 사는 것. 인생을 살면서 그나마 덜 스트레스를 받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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