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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Sep 01. 2024

일상이 무너졌을 때 돌이켜 볼 것들


매번 그런 건 아니지만 간혹 힘든 일들이 겹치는 순간이 있다. 예를 들어 한창 회사 일이 바쁠 때 가족 중 누군가가 심하게 아프다거나, 만나고 있는 사람과 다툼이 잦아지는 등 말이다. 이런 순간은 금방 지나가기도 하지만 한참 동안 당신을 못살게 굴 때도 있다. 아무리 체력이 좋고 정신력이 강한 사람도 이런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되다 보면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거나 화가 치밀어 오르곤 한다. 흔히 이런 상태를 "일상이 무너졌다"라고 말한다.






자신의 일상이 무너졌다고 느끼는 순간도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타인으로부터 자신의 일상이 무너졌음을 온전히 공감받을 수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만 한다. 똑같이 직장 상사에게 혼이 나더라도 누군가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반면, 어떤 이에게는 그때의 상황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괴롭다는 건 분명 큰 문제이다. 하지만 그러한 고통에 몸부림치기 전, 우리는 스스로에게 2가지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하나는 "최근 일상이 얼마나 자주 흔들렸는가"이며, 또 다른 하나는 "과거에도 비슷한 이유로 일상이 흔들린 적이 있는가"이다.


 




만약 자신의 일상이 자주 흔들리는 편이라면, 그 원인이 정말로 다른 것들 때문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내가 만난 사람들 중 유독 일상이 불안정한 사람들에겐 대부분 공통점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생각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무언가를 하다 보면 꼭 모든 상황이 내가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진 않는다. 그럴 때면 나 또한 썩 기분이 좋지 않다.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할 때도 '왜 저렇게 행동하지?', '왜 저렇게 말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이들이 그런 상황을 구태여 짚고 넘어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나 또한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을 거란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그럴 수 있지"라며 넘기곤 하지만, 생각이 많으면 넘기는 게 힘들어진다. 어떤 식으로든 표출을 하거나, 오히려 그것을 떠안고 살아간다.



평소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살면, 작은 자극에도 일상이 흔들리기 쉬워진다. '왜 저 사람은 나한테만 저렇게 말하는 거지?' '내가 뭘 잘못했는데?'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해진 생각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난다. 회피하거나, 공격하거나. 만약 예민하다는 말을 자주 듣거나, 자신이 봐도 생각이 너무 많은 편이라면 조금은 생각을 줄이고 넘기는 연습을 해봐야 할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매번 일상이 무너지고 있다는 건, 생각이 많은 것보다 더욱 큰 문제일 수 있다. 아무리 건강하고 멘탈이 단단한 사람도 힘든 순간과 마주하면 생각이 많아질 수 있다. 그러나 매번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선택을 하고, 그로 인해 일상이 무너지는 일이 잦다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힘든 시기가 닥치면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에 후회를 한다. 시간이 흘러도 이 순간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시간이 좀 더 흐르고 괜찮아지면, 대부분은 전과 비슷한 선택을 한다. 이런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주변에 있던 사람들과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매번 힘들다 말하면서 전과 달라진 게 없는 사람과 누가 오랫동안 알고 지내고 싶겠는가.



누구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로 인한 선택의 결과가 자신의 삶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걸 깨달았다면 다른 선택을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너무나 힘들었다 말하면서도 전과 비슷한 선택을 하는 사람을 보면, 이제는 그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결국 사람은 스스로 느끼지 못하면 원래대로 되돌아가니까.






만약 현재 당신의 일상이 무너졌다면,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다. 잘 먹고 잘 자야 한다는 것. 색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더 나은 삶을 사는 것도 매일 당신이 하는 것들이 탄탄히 중심을 받쳐줄 때나 가능한 것들이다. 밥을 챙겨 먹지도,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하는데 자꾸만 새롭게 시도하는 건 오히려 자존감만 낮아질 뿐이다.



잘 먹어야 한다. 아프고 괴로울수록 더욱 든든히 배를 채워야 힘이 난다. 또한 잘 자야 한다. 잠들기 전엔 좋은 생각만 하고, 좋아하는 것만 보아라. 당신이 어떻게 오늘을 보내었든 간에 최대한 긍정적으로 해석해 보라. 오늘을 망쳤다는 후회 때문에 내일까지 망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오늘은 오늘이고, 내일은 내일이다. 어쩌면 힘들었을 당신의 하루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내일은 좀 더 괜찮을 것이다.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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