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익숙함을 떠나는 용기

by Quat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게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것이다." - 넬슨 만델라



익숙하다는 건 편안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떤 일에 익숙해지면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된다. 사람도, 일도, 하루의 루틴도 그렇다. 익숙함은 안정감을 주지만, 동시에 우리를 한 자리에 머무르게 하기도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의 나는 변화를 굉장히 두려워했다. 익숙한 사람들, 익숙한 공간, 익숙한 역할 속에서 묵묵히 하루를 이어갔다. 특별히 불만은 없었다. 다만 가끔씩 문득문득, 이게 내가 원하는 방향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 한구석이 조금씩 마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척하며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멈춰 있는 기분이 더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주 작은 결심부터 해봤다. 익숙한 길 대신 새로운 골목을 걷고, 매일 가던 카페 대신 처음 보는 곳에 들어가 보기도 했다. 그다음부터 전보다 좀 더 새롭고 불편한 것들에도 도전해 보았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하지 않던 말들과 행동들을 해보기 시작했다. 두렵고 민망한 날들이 이어졌다. ‘이런 것들이 정말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돌이켜봐도 그때 했던 선택들이 최선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새롭게 알게 되었던 것들도 많았다. 얼마나 내가 부족한 사람인지도, 잘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그저 내 착각이었다는 것도 말이다. 넘어지고 깨진 순간들이 고통스러웠던 건, 어쩌면 불편한 진실과 계속해서 마주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머릿속에서 뭐든 잘할 수 있다고 믿었던 내가, 사실은 부족하고 서툴기만 했다는 걸.






변화란 그렇게 시작되는 것 같다. 거창한 결단보다, 익숙한 것을 조금씩 내려놓는 용기에서. 안정을 버리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마음을 여는 일. 비록 그 시간이 힘들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제는 안다. 고통이 없으면 언제까지나 제자리걸음밖에 할 수 없다는 걸.



익숙함은 때로 우리를 지켜주지만, 그 안에만 머무르면 내가 조금씩 사라진다. 나는 이제, 아주 천천히지만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 작은 움직임이 나를 앞으로 데려다줄 거라고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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