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나이 들어서도 꾸고 싶은 것

by Quat

“꿈은 나이가 들수록 작아지지 않는다. 다만, 조용해질 뿐이다.” - 작자 미상



어릴 적 꿈은 참 컸다. 선생님, 경찰, 탐험가, 심지어 대통령까지. 그땐 ‘꿈을 꾼다’는 말이 그저 자연스러웠다. 하고 싶은 게 많았고, 그것이 이루어질 거라 믿는 데 망설임도 없었다. 그래서 누구나 자신의 꿈을 거리낌 없이 말하곤 했다. 한 반에서 대통령이 될 거라 말하는 사람이 적어도 2~3명은 있어도 아무도 그것이 이상하다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현실’이라는 이름의 벽이 점점 높아졌다. 이제는 꿈을 말하기 전에 먼저 상황을 계산하게 되고, 가능성과 효율을 따지게 된다. 성인이 된 이후 누군가 꿈을 말하면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리지만, 속으로는 '아직도 철이 덜 들었네'라는 무언의 핀잔을 삼킨다. 그러다 보니 나 자신의 꿈을 말하기 전에도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단지 꿈을 꾼다는 이유만으로 마주해야 할 따가운 시선들이 두려웠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꿈을 꾸고 싶다. 거창한 미래가 아니더라도,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설레게 하는 무언가를. 그것을 위해 매일 한 편의 글을 쓴다. 글을 쓰기 위해 소재를 고민하고, 소재를 찾기 위해 단지 흘러갈 수 있는 대화에도 한 번 더 귀를 기울이곤 한다. 처음엔 스스로도 막연하다 여겼던 꿈도 오랫동안 꾸다 보니 조금씩 이뤄지는 걸 보며, 타인이 꾸는 꿈 또한 이뤄지기를 소망한다. 어렸을 때처럼 서로가 서로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 믿던 기적이, 성인이 된 후에도 나타나길 바라면서.






어쩌면 나이 들어서 꾸는 꿈은 어릴 적 꿈보다 더 단단하고 조용하다.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닐지 몰라도, 나에게는 삶을 지탱해 주는 무언가가 된다. 현실을 안고 꾸는 꿈은 더디고 불완전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오래간다.



나이가 들었다고 꿈을 멈출 필요는 없다. 우리는 여전히 살아 있고,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무언가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뜻이니까. 나는 앞으로도 가끔은 서툴게, 가끔은 천천히, 그리고 아주 오래 꿈을 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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