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말라는 말보다 더 중요한 건, 무엇을 위해 붙잡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포기하지 마.’ 우리는 이 말을 수없이 듣고 또 누군가에게 말한다. 끝까지 버티는 것이 미덕인 것처럼, 끝을 보지 않으면 실패가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그렇기에 무언가를 그만두려는 순간, 어김없이 스스로를 다그치게 된다. "이것마저 놓으면 나는 지는 거야.”라고.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정말 그럴까. 우리가 놓는다는 건 곧 진다는 걸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지는 것은 외부의 압력에 의해 밀려난 자리다.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고, 되고 싶었지만 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나의 의지가 있어도 버틸 수 없던 싸움. 그래서 진다는 건 아프고, 때로는 수치심을 동반한다. 즉, 진다는 건 내 선택과 무관한 것이다.
반면, ‘놓는 것’은 다르다. 그건 선택이다. 지켜보며 충분히 고민하고, 애써도 안 되는 것을 받아들이며 스스로의 손에서 살며시 내려놓는 행위다. 욕심이든, 관계든,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무언가든, 더 이상 나를 지키지 못하는 것이라면 놓는 것이 맞다. 놓는다고 해서 실패한 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회복을 위한 시작일 수 있다.
버틴 끝에 남은 상처보다는, 놓은 뒤에 찾아오는 평화가 우리에게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모든 포기를 패배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누군가 무엇을 내려놓는 순간이 있다면, 그것은 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더 나은 방향을 허락한 것이라 여겨야 한다.
포기란 말속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무너진 자리에서 끝을 맞이하는 길, 다른 하나는 더 나아가기 위해 잠시 짐을 덜어내는 길. 우리는 후자를 선택할 수 있다. 놓는 것과 지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