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내린 만큼, 멀어진다

by Quat


초등학생 시절, 가족들과 TV를 보던 중 유니세프 광고가 나왔다. 찌는 듯한 더위, 다양한 풍토병 및 식수가 부족해 오염된 물을 식수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부모님은 "저 사람들에 비해 우린 참 행복한 거야. 그렇지 않니?"라고 말씀하셨다. 고개를 끄덕거리긴 했지만 그 말이 가슴에 썩 와닿지는 않았다. '저 사람들이 저렇다고 우리가 행복해야 하는 건가?' 비교에서 오는 행복에 대해 처음 고민한 순간이었다.






우리는 타인과의 비교가 너무나도 쉬워진 매일을 보내고 있다. 친한 친구나 직장 동료뿐만이 아니다. 심지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자신의 처지와 비교를 하곤 한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보면 힘겹게 출근한 자신과는 달리, 평일에도 여행을 다니며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이들이 수없이 많다. 나와 비슷한 나이에 고급 외제차를 몰거나 널찍한 집에 사는 이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거나 짜증이 날 때도 있다.



일상에 치이고 힘들 때 자신보다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사람들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현재에 만족하거나, 자신 또한 그들과 다르지 않다고 부풀리거나, 그들을 깎아내리고 낮추거나. 문제는, 안타깝게도 요즘엔 이 세 번째 유형의 사람이 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는 점이다. 어떻게든 타인의 행복에 흠을 잡으려고 하고, 정 안되면 '저 사람도 분명 뒤가 구린 게 느껴져'라는 식으로 음모론을 제기한다. 자신이 더 나아지기 위해 행동하기엔 힘드니 훨씬 더 쉬운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남들을 끌어내린다고 해서 자신이 그들과 동등해진다는 건 엄청난 착각이다. 오히려 그런 식으로 삶을 살면 살수록, 곁에 머무는 사람들은 하나 둘 떠나게 된다. 지금 별 문제가 없어도 조금이라도 그들의 심기를 건드리면 자신 또한 추락하게 될 게 뻔한데, 누가 그런 사람과 진정으로 마음을 터놓고 싶어 하겠는가? 그래서일까. 주변을 낮추는 방식으로 자존감을 세우는 사람일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혼자가 된다. 처음에는 ‘솔직해서 좋다’며 곁을 내주던 이들도, 언젠가 그 칼끝이 자신을 향할 것임을 느끼고 조용히 거리를 둔다.






진짜 자존감은 비교에서 벗어나는 데서 시작된다. 누굴 깎아내리지 않아도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 마음, 그게 결국 사람을 남기고 관계를 지킨다.



자신을 높이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다른 이들을 억지로 낮추려는 마음부터 내려놓는 연습을 해보자. 혼자가 되지 않기 위한 시작은 거기서부터다. 그리고 다음 글에서는, 스스로의 잘못을 반복하면서도 변화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왜 어떤 이들은 같은 후회를 반복하며 자신을 고립시킬까? 그 심리의 이면을 함께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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