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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Jun 28. 2022

떳떳해져라, 후회 없이 노력했다면.


자신을 좋아해 주는 사람이 많아지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제 51번째 글을 올린 후 지금 이 순간 내 글을 구독하는 사람이 총 22명이 되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누군가는 3개월 동안 매일 글을 쓴 것치곤 적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나보다 짧은 시간에 브런치 활동을 하신 분들 중에서 더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경우라고 생각한다. 어딜 가나 특출난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영업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억대 연봉을 찍었다거나, 대기업에 입사한 후 빠른 시간 내에 승진하여 최연소 팀장이 된 사람 등 말이다.



세상에 보이는 건 결과다. 무언가를 입증하기 위해 결과만큼 효과적인 건 없다. 각기 다른 두 사람이 한 달 동안 다이어트를 하기로 했다고 해보자. 한 사람은 자신이 살을 빼기 위해 식단을 어떻게 하고, 어떤 운동을 하는지 만나는 사람마다 구구절절 설명했지만 결국 살을 빼는 데는 실패했다. 또 다른 사람은 한 달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한 달 후에 살이 쏙 빠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만약 당신이 다이어트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둘 중 누구에게 조언을 구하겠는가?






결과가 가지는 힘은 매우 크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결과지상주의'엔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 결과가 좋게 나오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과정'이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에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해, 각자만의 방식으로 노력하며 살아간다. 만약 결과만이 중요하다면,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결과를 내기만 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 과연 그런 사회가 정말 좋은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나보다 훨씬 더 짧은 기간 동안, 더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분들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만한 글을 썼을 것이다. 그러한 글을 쓸 수 있는 재능을 가졌거나, 누구나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자신의 글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사용했을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그분들은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된 무언가를 가졌고, 그것을 자신의 글에 잘 녹여낸 덕분에 가파른 성장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결과만 놓고 보면 그분들은 나보다 짧은 활동기간과 훨씬 더 적은 수의 글로, 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셈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분들에 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일까? 더 많은 글을 썼음에도 그분들에 비해 성장이 더디다는 건, 내가 대충 했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닐까? 이 질문에 대해 나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 "아니요!"






이것이 바로 내가 결과지상주의에 동의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다. 사람은 각자 고유의 재능을 타고난다. 죽을 만큼 노력해서 겨우 따라잡을 수 있거나, 따라갈 수조차 없는 그런 재능의 차이가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재능의 차이라기보단 '잘할 수 있는 것'이 사람마다 다른 것이다.



날카로운 이빨과 뛰어난 후각을 가진 상어는, 바다가 아닌 육지에서는 사냥은커녕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다. 커다란 날개와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독수리도 자신의 영역인 하늘에서는 누구보다 강하지만, 물속에선 송사리보다 못한 존재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보다 자신이 무언가 못한다는 것 자체가,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다른 것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똑같이 일을 시작해도 처음부터 빠르게 배우는 사람이 있는 반면, 처음엔 느리지만 점차 실력이 쌓일수록 일취월장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이 노력하지 않았다는 보장 또한 없다. 사실 누군가 말해주지 않더라도, 얼마큼 자신이 노력했는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다. 3개월 동안 주중과 주말 구분 없이 매일 글을 쓴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 선정에 대한 고민부터, 어떻게 써야 글을 읽는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도 적지 않다. 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런 노력을 했기 때문에, 현재 내 글을 구독하는 분들이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비해 당신의 성장이 더디다고 느낄 수도 있다. 분명 스스로도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아는데도 결과가 좀처럼 나오지 않아 답답한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그런 기분을 느끼고 있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자기 자신의 일상을 솔직하게 되돌아봤을 때,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다면 결코 자책하지 말라고 말이다. 나보다 늦게 시작한 사람이 훨씬 더 앞에 있다면, 당연히 질투도 나고 비교하는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당신은 자기 자신을 점점 더 믿지 못하게 될 것이다.



사람은 무언가에 진심일 때 달라지게 된다. 아니,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이루고픈 것을 위해 기존의 일상을 바꾸고, 없는 시간을 만들며, 더 잘하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면 충분하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하기만 한다면, 무엇을 하든 적어도 실패할 일은 없다. 더 중요한 건, 당신이 예전과 달리 변하고 있음을 스스로가 인정해줘야 한다. 가끔은 노력하고 있는 자기 자신에게 과하게 칭찬을 해줄 필요가 있다.



내 글을 구독하고 있는 22분을 생각해서라도, 나는 내 글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내가 쓴 글에 내가 자부심을 갖지 않는다면, 22명의 구독자 분들은 별 볼일 없는 글을 구독하고 있는 것이니까. 꼭 내 글이 브런치에 있는 글들 중에서 최고일 필요는 없다. 오직 나만이 쓸 수 있는 매력 있는 글을 쓰기 위해,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당신 또한 마찬가지다. 뭍에 올라온 상어, 물에 떨어진 독수리가 아니라 바닷속을 빠르게 헤엄치는 상어가, 어떤 동물보다 높고 빠르게 창공을 가르는 독수리가 되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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