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는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젊은 시절에는 가족의 생계와 일터의 무게 때문에, 공부는 늘 뒷전으로 밀려났다. 대학에 가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현실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머리에 흰 머리가 섞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배움의 갈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책을 읽고 싶었고, 체계적인 학문 속에서 나를 단단하게 다져 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선택한 길이 바로 서울사이버대학이었다. 온라인 강의를 통해 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 지금이라도 다시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움직였다.
서울사이버대학에 입학 원서를 넣을 때는 두려움이 앞섰다. “내 나이에 가능할까? 젊은 학생들과 같은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 하지만 입학 허가 메일을 받았을 때,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희망이 깨어났다.
강의를 듣기 시작하면서 나는 다시 학생이 되었다. 강의실 대신 모니터 앞에서, 교재 대신 PDF 파일을 펼치고, 토론 게시판에서 교수님과 동기들과 의견을 나누었다. 낯설지만 설레는 경험이었다.
만학도의 길은 쉽지 않다.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며 새벽에 강의를 듣기도 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과제를 제출하기 위해 밤을 새우기도 한다. 하지만 “배움에는 늦음이 없다”는 말처럼, 지금의 한 걸음이 젊은 시절의 미련을 채워 주고 있었다.
공부를 결심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등록금이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생활비를 감당하는 상황에서 등록금은 결코 가벼운 금액이 아니었다.
그때 알게 된 것이 바로 국가장학금 제도였다. 한국장학재단을 통해 신청하면, 소득분위와 가계 상황을 고려해 등록금의 상당 부분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나는 만학도였지만, 서울사이버대학 학생으로서 동일하게 국가장학금을 신청할 자격이 있었고, 실제로 장학금이 지급되었다.
그 순간 느낀 건 단순한 경제적 안도감이 아니었다. “국가가 나의 배움을 응원하고 있구나”라는 마음이었다. 한 개인의 뒤늦은 학업을 국가가 함께 짊어져 준다는 사실이, 나를 더 열심히 공부하게 만들었다.
서울사이버대학에서의 수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젊은 학생들처럼 빠르게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었고, IT 시스템에 서툴러 곤란한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노력으로 메웠다. 강의를 반복해 듣고, 토론방에서 질문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은 지식뿐만이 아니었다. 나보다 어린 동기들과 함께 토론하며 세대 간의 생각 차이를 배웠고, 교수님들의 피드백을 통해 나의 경험을 학문적으로 정리하는 법도 배웠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자부심이 생겼다. “나는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존재다”라는 확신이었다.
국가장학금은 단순히 금전적 지원이 아니다. 그것은 희망의 메시지다. 나 같은 만학도에게 “당신의 배움은 여전히 가치 있다”라고 말해 주는 제도다.
만약 장학금이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학업을 시작하기 망설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장학금 덕분에 용기를 내어 첫발을 내딛었고, 지금은 매 학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나는 올해 쉰을 앞둔 나이에 서울사이버대학 학생이 되었고, 국가장학금 덕분에 공부할 수 있었다. 도전 앞에서 머뭇거렸던 시간을 이제는 후회하지 않는다.
공부에는 정말 늦음이 없다. 그리고 그 늦음을 가능성으로 바꿔 주는 힘이 바로 국가장학금이었다.
“젊었을 때 못 이룬 공부를 지금 하고 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