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을 찾는 일은 늘 작은 모험이다. 수많은 간판 속에서 진짜 맛을 만난다는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누군가의 경험과 추천이 이어져 만들어낸 신뢰의 결과다. 최근 동탄역 인근에서 만난 태산화로가 그랬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고깃집 같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부터 풍겨오는 숯불 향이 심장을 두드렸고, 한 점의 고기를 입에 넣었을 때 “이건 진짜다”라는 확신이 왔다.
태산화로의 대표 메뉴는 역시 돼지갈비다. 주문과 동시에 직원이 가져다준 갈비는 두툼하면서도 일정한 두께로 손질되어 있었다. 양념은 겉돌지 않고 고기 결 사이사이에 스며들어 있었다. 짙지 않으면서도 은근하게 풍기는 간장과 과일 베이스의 단짠 향이 먼저 코끝을 자극했다.
불판 위에 올리는 순간, 숯불은 기다렸다는 듯 고기를 맞이했다. 지글지글 익어가며 고기에서 떨어지는 육즙이 숯불에 닿자, 은은한 불향이 공기를 가득 채웠다. 이 향은 그 자체로 식욕을 자극하는 전주곡이었다.
갈비를 젓가락으로 집어 들었을 때, 표면은 은은하게 캐러멜라이즈되어 있었고, 안쪽은 여전히 촉촉했다. 한입 베어 물자 치아가 고기를 뚫고 들어가는 순간 육즙이 터져 나왔다. 짭조름한 양념 속에 숨어 있던 배즙의 은은한 단맛이 뒤를 받쳐주며, 입안은 풍성한 감각의 향연이 되었다.
태산화로의 돼지갈비는 단순히 “맛있다”라는 말로 설명하기 아쉬웠다. 양념과 육즙, 숯불 향이 삼위일체가 되어 완성하는 조화였다.
하지만 이 집을 특별하게 만든 건 또 하나의 주인공, 바로 막창이었다. 막창은 자칫하면 잡내가 나거나 지나치게 질겨 호불호가 갈리기 쉽다. 그러나 태산화로의 막창은 그런 우려를 단숨에 무너뜨렸다.
노릇하게 불판 위에 구워지는 막창은 처음엔 고소한 기름이 자글자글 빠져나오며 향긋한 냄새를 내뿜었다. 숯불의 은근한 열기가 막창 표면을 바삭하게 다져주고, 속은 쫄깃하면서도 탱글한 식감을 그대로 간직했다.
젓가락으로 한 조각 집어 들면 막창 특유의 반짝임이 살아 있고, 입안에 넣는 순간 느껴지는 첫 감각은 겉은 바삭, 속은 쫄깃이었다. 씹을수록 진득하게 우러나는 고소함은 기름이 아니라 풍미였다. 여기에 태산화로 특유의 양념 소스가 더해지면, 은근한 매콤함과 감칠맛이 곁들여져 “왜 이곳 막창이 인생 막창이라 불리는지” 곧장 이해할 수 있었다.
막창이 주는 묘미는 결국 씹는 맛에 있다. 오독오독 씹을 때마다 입안에서 터져 나오는 풍미는 맥주 한 잔, 혹은 소주 한 잔을 부르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고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건 때로는 곁들임이다. 태산화로의 밑반찬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기본에 충실했다.
아삭한 파채는 돼지갈비의 단짠 풍미와 어우러져 입안을 개운하게 했다.
상추와 깻잎은 신선했고, 막창을 싸 먹었을 때의 조화는 일품이었다.
마늘과 고추는 깔끔한 매운맛으로 고기의 기름기를 잡아주었다.
특히 특제 소스가 기억에 남는다. 새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동시에 살아 있어, 막창의 고소함을 한층 돋워주었다. 고기를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면 또 다른 세계가 열렸다.
태산화로는 넓은 홀이 있어 회식이나 모임 자리로도 손색없었다. 테이블 간격이 넉넉해 옆자리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었고, 불판 교체와 고기 굽기 등 직원들의 서비스도 세심했다.
무엇보다 태산화로는 편안함이 있었다. 가족끼리, 직장 동료끼리, 혹은 친구들과 함께 와도 어색하지 않은 공간. 고기집 특유의 소란스러움 속에서도 정돈된 분위기가 느껴졌다.
동탄역과 롯데백화점 인근이라는 위치적 이점은 접근성을 높였고, 넓은 주차 공간은 대규모 모임에도 불편이 없도록 했다.
태산화로는 대형 프랜차이즈처럼 광고를 내세우지 않는다. 하지만 늘 손님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하나다. 맛이 진짜이기 때문이다. 돼지갈비의 단짠 풍미와 인생 막창의 고소함은 입소문을 타고 퍼졌고, 지금은 도민과 직장인 모두가 찾는 로컬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진짜 맛집은 결국 로컬이 먼저 찾는다. 태산화로가 바로 그런 집이었다.
동탄역 인근에서 제대로 된 돼지갈비와 막창을 찾고 있다면, 태산화로는 고민할 필요가 없는 선택지다.
숯불 향 가득한 돼지갈비,
씹을수록 깊어지는 인생 막창,
고기를 빛내는 곁들임 반찬과 소스,
모임과 회식에 어울리는 편안한 공간.
이 네 가지는 태산화로를 단순한 고기집이 아니라, 다시 찾고 싶은 맛집으로 만들어 주었다.
“한 점의 돼지갈비와 한 조각의 막창이 이렇게 긴 여운을 남길 줄은 몰랐다.”
이 문장은 태산화로에서의 경험을 가장 잘 설명해 준다. 동탄에서 돼지갈비와 막창을 맛보고 싶다면, 태산화로를 기억해 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