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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아버지

by 미루나무

꿈이 생겼다. 우리 딸에게 꿈이 생겼다. 혹자는 그런다. 자녀가 뭔가 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곧 효도라고...

아이가 어릴 때부터 허용적이지 못한 것, 과소평가한 것, 칭찬 많이 못해 준 것이 체증으로 남아있다. 꼰대 아버지의 응원 없이 잘 자라 주고 꿈을 찾으려는 의지를 보이는 모습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부모로서 너무 객관적인 잣대로만 자식을 바라보지 않았나 싶다. 실제 내가 어떻게 해줘야 할지 솔직히 잘 몰랐다. 규범적으로 고지식하게 가르치는 것이 맞다는 아집이 내 딸을 힘들게 했으리라 생각된다. 왜 내 가슴속에는 아량이 없을까? 사랑을 어떻게 줘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아비가 부족해도 제 생각이 발라서 다행이다. 천만다행이다 엄마라도 사랑이 뭔지 줄 수 있어 다행이다 천만다행이다. 자식을 둘 낳지 않은 것이 잘한 일이다. 뭘 가르치고 줘야 하는지 확신이 없이 누군가를 양육하거나 가르치는 일은 결과를 크게 그르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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