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일본어
‘쇼부(勝負)’는 일본어로 ‘승부’를 뜻하는 말입니다. 히라가나로는 ‘しょうぶ’라고 쓰는데, ‘쇼(しょ)’ 다음에 ‘장음(う)’이 있기 때문에 실제 발음은 ‘쇼-부’처럼 ‘쇼’를 약간 길게 늘여주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이 단어, 우리나라에서도 꽤 자주 쓰이지요. ‘결판을 내다’, ‘한판 붙다’, ‘승부를 보자’ 뭐 이런 식으로요.
영화 〈그때 그 사람들〉에는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중앙정보부장(백윤식)이 대통령을 직접 암살하겠다고 측근 부하들에게 선언하고, 대통령 안가(安家)로 들어가자, 의전과장(한석규)과 수행비서 민대령(김응수)이 잠시 얼어붙은 채 서로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이런 대사가 이어지죠.
한석규: “어이 민형. 오늘 우리 인생, 쇼부 쳐버립시다. 에?”
김응수: “그러지 뭐.”
살다 보면, 이렇게도 저렇게도 하기 어려운 순간이 찾아옵니다.
한 발만 잘못 디뎌도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릴 것 같은, 그런 선택의 기로 말이지요. 만약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성공하면 부귀영화, 실패하면 죽음… 머릿속엔 아마 가장 먼저 가족이 스쳐 지나갈 것 같습니다. 평생을 모신 사람을 배신하고 도망칠 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함께 갈 것인지. 인간적인 갈등이 깊어질 수밖에 없겠지요.
그리고 영화 속 인물들은 결국 ‘같이 가는 길’을 선택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쇼부의 순간’을 만납니다.
크든 작든, 선택에는 늘 그에 따른 책임이 따라오기 마련이지요. 다만, 인생을 통째로 걸어야 하는 ‘올인 쇼부’ 같은 일은 제 인생에서는 가능하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냥, 오늘은 이렇게 소소하게 글로만 쇼부 한 번 쳐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