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걸으며
그저 보기엔 엉성하고 구멍이 숭숭 뚫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한 자리에 오래도록 서 있다.
크고 작은 다른 돌들과 서로 맞물려
제주의 거센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것도
신비로운데 그뿐이랴.
거기에 꽃까지 품었다.
못생기고 구멍 뚫린 몸으로
큰바람을 맞이하는 돌담은
크기와 상관없이 자신과 닮은
다른 돌들과 함께 있음으로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흔들리는 것은
돌담 아래 꽃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