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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무아 Sep 02. 2021

 정의란 무엇인가?

   Social dilemma.

 

<소셜 딜레마>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셨는지요?

 

 각종 SNS를 통해 마구 쏟아지는 정보들.

 일상에 유익한 많은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또한 거기에는 가짜, 허위 정보들이 넘쳐납니다. 더 무서운 것은 사용자 한 명 한 명의 성향을 파악하여 모델화하는 알고리즘 작업으로 그 사람에게는 그 사람이 좋아하는 정보만을 계속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옳고 그름, 맞고 틀림, 진실 허위 여부를 떠나서요. 그래야만 그 사람이 더 오래 그 SNS에 붙들려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이유는 당연히 돈이죠.

 사용자 자료들을 기업에 팔면 기업은 그곳에 광고를 깔고 사용자들로 하여금 상품을 구매하게 만드니까요.


 사용자들은 반대편의 의견을 참조하고 고려하기보다 점점 더 자기가 선호하는 쪽의 온갖 정보들을 제공받습니다. 편파적일 수 있는 자기 생각을 더 확고하게 신념으로 굳히게 된다는군요.


 코드가 맞는 쪽이 더 땡기니까요.


 사회는 점점 더 편 가르기로 심하게 분극화되고 심지어는 내전으로까지 치닫게 됩니다. 구성원 모두가 전혀 원하지 않았던 상황으로 몰리게 되어 사회 전체가 심각한 폐해를 입게 니다.


 카톡방에 넘쳐나는 온갖 정보들을 퍼 나를 때는 이것이 과연 진실인가를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하는 숙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따끈따끈한 화제로 보일 때 더욱 그러합니다.


 코로나 예방과 치료에 고춧대 삶은 물이 유효하다는 유튜브가 한 때 마구 나돌아 강원도 고추밭에는 고춧대가 남아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온갖 질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짜게 먹어야 한다는 큰일 날 유튜브가 마구 나돌고요.

 저는 아리송한 정보의 진위 여부를 주로 가족 카톡방을 통해 세 아이들에게 물어봅니다.


 친구들 카톡방에서 일어난 이번 일이 다른 카톡방에서도 여러 번 일어났습니다.

 누군가가 올린 글이나 자료에 발끈한 한 구성원이 격한 말 한마디 툭 던지고는 그 방을 나가 버리는 거죠. 한 마디 설명도 없이 그러기도 합니다. 제삼자인 다른 구성원이 그 사람을 다시 초대하고 앞으로 그런 주제는 거론하지 말자고 구성원 전체에게 양해를 구하고 ᆢ.


 얼마의 시간이 흐르면 까먹고 잊을 만하면 또 그런 일이 반복되곤 하면서 그럭저럭 이어져 갑니다. 그게 우리들의 한계이거니 하며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되지만 부딪친 당사자들끼리는 껄끄럽기만 합니다.

 점점 눈팅만 하는 구성원들이 늘어나면서 그 카톡방은 소통의 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립니다. 각종 현란한 이모티콘이나 알맹이 없는 좋은 글 영상으로 안부만을 주고받는 유야무야한 공간으로 변해 생기를 잃어버리는 거죠.


 예의와 덕을 갖추고 조심스럽게 서로의 다른 생각을 나눠 볼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참 어렵더라고요. 설득하고 싶지 설득당하고 싶은 경우는 거의 없어서요. 토론 문화라는 게 자리잡기에는 아직 우리가 너무 미성숙한가 봅니다. 거기다 무시당한다는 감정까지 들어가면 그건 완전히 서로 얼굴 붉히며 얼굴보다 더 많이 심장을 상하는 웬수 아닌 웬수가 되어 버려 서먹하게 소원해집니다.


 비대면의 시대.

 이미 형성된 인연의 소중함을 알고 두렵고 떨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건강하고 알차게 잘 이어갑시다.

 본의 아니게, 어쩌다 보니 얼굴 붉히며 속 끓이는 순간들도 있겠지만 또 속으로 삭이고 삭이며 자기를 돌아보는 선물의 시간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빨주노초파남보.

 다양한 생각들을 합리적으로 표현하고 서로 예의를 지키며 알록달록 아름다운 무늬로 오래오래 잘 다듬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자아자 파이팅~~!!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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